2008년 6월 8일.
오늘은 대구에 거주하는 강원인들의 모임 『대구 강원산악회』가 처음으로 서울 산행을 하는 날이에요.
북한산 백운대로 갑니다. 인터넷을 통해 자주 보아왔던 북한산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정말 잘되었어요.
덕분에 강원도 황둔이라는 곳의 쐐꼴(소야동이 옛 지명)촌놈 쎄꼴리앙이 실로 오랜만에 서울 땅을 밟아
보는 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오늘 산행은 아주 특별해요.
우선 강원산악회의 일원인 황둔출신 얌전이 누님이랑 춘배, 그리고 제 마눌도 합류하구요.(절친한 후배
찬솔은 아쉽게도 동창회와 겹쳐서 오지 못했습니다.)
저와 춘배가 간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과 서울 인근의 초등학교 동창들이 와 주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북한산 산행일정을 고향 카페에 공지로 올리면서, 시간이 되는 친구들이 동행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었지만, 괜한 짓을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친구들도 나름대로 다 사정이 있을텐데 무리한 부탁이 될수도 있겠구요. 아무도 와 주지 않으면 조금 섭
섭할 것도 같았거든요. 그런데 부족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와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행복했
습니다.
강원인들과의 산행에 춘배랑 같은 좌석에 앉아 고향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로 추억을 들춰보는 일, 가끔
씩 고개를 뒤로 돌려 자매처럼 다정해진 뒷좌석의 마눌과 얌전이 누님을 바라보는 일, 이제는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된 동향인들의 정감있고 화기애애한 이야기며 표정들..... 한달에 한번씩 제게 이런 일요일이
준비되어 있다는 건 정말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드뎌 서울에 도착. 북한산 입구입니다.
북한산 입구에는 종훈이와 계수가 산행준비를 갖추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종훈이는 오늘 정기 모임일이라서 충청도를 가기로 선약이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취소하고 합류해 주었습
니다. 종훈아, 항상 이뽀할 끄야! 넘넘 감사!!
계수는 오후에 가게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오후 산행이 참 난처한 상태지만, 기꺼이 와 주었습니다.
역쉬, 넘넘 감사 곱하기 감사!!
강산회의 단체사진에 합류하여 사진을 찍는 친구들.... 약속이나 한 듯 왼쪽 한켠으로 집합했네요.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겨온 꼼꼼하고 야무락진 계수, 우정 짱인 종훈이, 차분하고 사려깊
은 춘배, 그리고 맨 뒤에 서도 늘 얼굴이 커다란 저 쎄꼴리앙.
강산회 식구들 소개 좀 할께요.
회장님이신 다래넝쿨님, 늘 고마운 총무 쳥산형님, 산대장 환경지킴이님, 마라톤맨 호방님, 양귀비 누
님, 들국화 누님, 원주의 대 선배님이신 신기화 누님, 저랑 동갑내기 뺀질이님과 야누스님, 제 마눌 알
토란, 강산회의 총무 지영님....처음 오신 분들도 있구요.
그리고 오시긴 했는데 안보이는 분들도 계시네요. 마눌이 오지 않는 산행때는 늘 사진을 찍느라 어수
선한 제가 뭐라도 잃어버릴까, 뭐 먹을 게 부족하진 않을까 챙겨주는 얌전이 누님, 현덕 형님, 이쁜 누나
들은 모두 사진 짝꿍을 만드는 딤플, 어디 뭐 누러 가셨나? ㅎ ㅎ
함께 하는 마음으로 참석은 했지만 다리 부상으로 산행을 취소한 동갑내기 친구 부회장 달마대사.
이렇게 사진을 찍어 올릴 때는 늘 오지 않은 분들이 보입니다.
인자한 형님 호산님, 넉넉한 웃음의 호산 해망산 형님, 산행때마다 늘 떡을 해 오시던 고마우신 누님 아
름다운강산님, 강솔이님, 지은맘님, 무브님,뭐든 열심인 후배 팔공산 도토리님...모든 님들 다음엔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그리고...아직 비밀인데요. 조금 있으면 우리 고향의 넘넘 고마우신 선배님들을 만나거든요.
깜짝 놀라실 분들이에요. 기대해 주세요!!
오르는 도중에 마눌과 한판 찍습니다. 요즘 무릎이 심하게 아파 산행이 힘들다는 걸 또 꼬셔가지고 왔습니다.
갈때는 중도에 포기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떠나지만 한번도 포기한 일이 없는 마눌 알토란! 함께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 항간에는 산행인원을 채우느라 아픈 마누라까지 닥달하여 끌고 온다는 루머도 있지만 절대 아
님. 어디꺼정 자발적... ㅎ ㅎ ㅎ (그런데 이 응큼한 웃음은 뭘~까~요?)
사진을 찍는데 춘배의 한마디에 그만 웃고 말았습니다. 전 사진찍을 때, 절대 안웃거든요. 웃는 제 모습이 별
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사진을 찍느라 산행하는 분들의 길을 잠시 막게되어 죄송하다고 했더니, 지나가는 분이 "아유! 길이 좋아서 괜
찮습니다."라고 넉넉한 마음을 주시더군요.
그때 춘배 왈 "아유! 맞습니다. 방금전에 큰 차도 한대 지나갔는걸요" 그래서 웃었습니다.
춘배의 그 맨트...언젠가 써먹어야지. ㅎ ㅎ
춘배랑 종훈이랑 한판 찍었습니다.
뒤로 보이는 바위는 사진에서 자주 보던 모습입니다.
춘배도 고마워! 이사 준비로 가기 힘들다는 걸 "우쒸! 너랑 나랑 온다고 친구들이 와 준댔어! 그런데 안가면 되냐?"
하며 막 다그쳐서 함께 왔어요. 춘배야! 니가 넘 좋아서 그런 거 다 알지?
몇 명 더 오기로 했지만, 모인김에 친구 적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들렸다가 나중에 오기로 했어요. 서울까지 온
김에 저도 적현이에게 병문안을 가는 게 당연하지만, 단체 생활에서 개인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 전화만 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미안하다는 제 말에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적현이의 음성이 마음에 걸립니다.
적현아, 너 아주 건강하고 야무락 졌잖아! 후기 동창회때는 꼭 옛날처럼 건강한 몸으로 힘차게 달려와 주길....
짜잔! 처음부터 제가 소개를 미뤄왔던 분들을 소개합니다.
황둔초등학교, 황둔 중학교 동문회 카페의 단골이신 소나무 선배님과 우리 동기 춘모의 누님되시는 이경자 선배님
이세요.
대구의 황둔인들이 온다는 이야길 들으시고 합류해 주셨는데 넘넘 감사드립니다.
소나무 선배님은 제 글에 늘 자주 댓글도 달아 주시곤 해서 한번 뵙고 싶었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났습니다. 전 닉넴
을 보고 남자분이신 줄 알았는데, 뜻 밖에도 여자분이셨어요. 제가 쎄꼴리앙이란 걸 알고 무지 반가워 해주셨어요.
저도 누님을 뵙게되서 무척 기뻤습니다. 오른쪽 앞에 계시는 분이세요.
그리고 오른쪽 뒷에 계시는 분이 이경자 누님이세요. 저도 처음 뵙지만 친구 춘모의 누님이란 이야기에 아 그렇구나!
싶을 정도로 비슷한 이미지를 풍기십니다.
평소 산행을 좋아하시는 소나무 선배님이시지만, 산행을 힘들어 하는 경자누님(두분은 황둔초등학교 동기이심)과 함
께 행동하기 위해 이렇게 헤어지며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빨간 조끼를 입으신 분이 바로 고향카페와 산악회 카페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얌전이 누님이세요. 요즘은 우리 마
눌이 더 좋아하는 누님이세요. 모자라도 늘 칭찬해 주시는 포용력 있는 분이세요.
종훈이는 거의 산사나이라서 날라다녀요. 여기선 함께 사진 찍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늘 만나 왔던 얌전이 누님과 계수가 모처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산행했습니다.
계수와 계수 동생인 찬솔, 완죤 전문 산악인이에요.
제가 죽기살기로 안간힘을 쓰며 아둥 바둥하며 산을 오르는 동안 그들은 정말 붕붕 날라 다녀요. 실제로 날라다니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고 묻지는 마세요. ㅎ ㅎ
계수와 찬솔의 형제분들,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님들은 모두 산을 좋아해서 산행사진을 자주 봅니다. 부지런한 찬솔이 많은
사진을 올리지요.
늦은 점심을 먹고 춘배와 종훈이가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는데 마눌도 함께 끼워 넣었습니다.
거의 정상쯤이에요. 오르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하고 여기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비가 내려 더 이상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비 앞에선 완전 무용지물인 디카라서 정말 아쉽습니다.
산행을 하며 찍어둔 동영상은 시간이 나는대로 편집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빗속의 하산 끝에 제겐 또 하나의 커다란 기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내리는 빗속을 뚫고 수원에서, 안산에서 달려와 준 고마운 친구들 성운이, 해용이....
비를 피해서 연속촬영을 했는데 저 왜 이렇게 거들먹거리지요? 그 반동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 영향
을 미치는 군요. 친구들이 와 주었다고 뻐기느라 저렇게 오만 방자한 태도를 보이는건지...ㅎ ㅎ
성운아! 해용아! 고마워! 글구 사랑해!!
그리고 친구들이 얌전이 누님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가 헤어질 때, 일일이 악수를 청해
준 강산회의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처음만났어도 그렇게 손잡아 작별해 주는 그 포근한 마음....그 맘, 바로 동향인의 정(情)이지요?
친구들! 강산회 모든 님들! 고맙습니다.
강산회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그 넘치는 동향인의 정으로 다시 하나되어
굳게 마주 손잡을 것으로 믿습니다.
해바라기의 노래처럼 "모두가 사랑이에요! ....................................그럼요, 그렇고 말구요!!"
첫댓글 뒤에보이는 인수봉 너무 그립네요. 옛날에는 나의 놀이터 였는데. 언제 한번 오를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