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김영선님은 제가 남자 성우분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구자형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분인지라, 우연히 인터넷 검색하다가 모님의 블로그에서 관련글이 있기에 퍼 와 봤습니다.
근데 글을 올리신 분도 여기 캐스팅뱅크에서 어느 회원분이 쓰신 글을 허락받고 퍼 왔다고 하시더군요.
비록 제가 쓴 글을 아니지만 혼자만 읽고 썩히기엔 아까운 글이라서 한번 올려 봅니다.
어쩌면 이곳 회원분들은 이미 보신 글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퍼온 출처 http://blog.naver.com/reilina/120010200890
이 곳에서 영선님 관련한 설문이 나오길레 한번 적어봤습니다.
굉장히 좋아하는 성우분이라 한번 애정을 토로해보고 싶어서 ^^;;;;
여전히 글은 길어요 죄송합니다
김영선님이 연기하신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게 있어서 제일 기억나는 연기는 게임 창세기전의 란 역입니다. 사실 이분을 처음 접한 연기도 바로 이 역이었죠.
사실 창세기전을 구입하게 된건 순전히 다른 성우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창세기전이 워낙 성우진이 빠방한 게임이잖아요 ^^. 성우때문에라도 산다라고 해서 part1은 사서 했습니다. 그리고 part2는 사려고 했더니 동생이 알아서 빌려오더라구요.
그래서 걍 빌려서 했습니다. 관심있는 성우분이 과거에서 건너온 쪽에 있는지라, 그쪽 먼저 했습니다. 그리고 그쪽 파트를 다 했을때, 란이 나오는 부분을 한 기억이 납니다.
사실 다른쪽 파트에서 연기하신 성우분께 지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사실 게임에서의 연기는, 특히나 역할 자체가 너무 폼 잡는 역할이라(이쯤하면 누군지 대충 아실것 같네요.
예 문제의 살라딘 역이었습니다 ㅋㅋㅋ) 들으면서 약간 식상했습니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다른쪽 파트 시디 삽입 그리고.....
예 말 그대로 눈이 번쩍 떠졌던 것입니다. 정말 미성이었지요. 당시에 흔치 않았던 미소년 목소리었떤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일본 성우들중에서는 이미 미소년에 어울리는 미성이 많았고, 사실 국내 성우분들도 미성이라면 뒤지지 않는 분들이 많지요. 제가 굳이 눈이 뜨인 것은 소년이 가능한 남자 목소리란 이유도 미성이란 이유도 아니었습니다. 굳이 말하면 그 목소리의 톤이었지요.
스토리랄지, 외모랄지 보면 란이란 캐릭터는, 촐랑촐랑, 가볍고 발랄하고 귀여운, 그래서 베라모드로 인해 무거워진 분위기를 좀 톤 업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 아냐?) 캐릭터죠. 저 성격을 볼때 확실히 주연은 아닙니다.
나중에 나름의 그늘을 드리우지만, 그래도 비교적 꽤 즐겁고 가벼운 캐릭텁니다. 비록 캐릭터 디자인은 좀 귀여울지 모르나, 크게 주목받긴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근데 영선님의 란 연기에는 뭔가 있었던 겁니다. 예 그건 따뜻함이었어요.
그 가볍고 촐랑대는 것조차 배려로 느끼게 되는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이건 연기탓이기도 하지만 그분 목소리 톤 탓도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냉정한 역할을 해도 어딘가 따뜻하달까 편하게 느껴지는 목소리이긴 합니다.
보통 미성이면 차갑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영선님은 그런 면에서 확실하게 예외였죠. 톤 자체가 따뜻하달까. 어떤분은 기름지다 뭐 그런 표현을 쓰는데, 그런 표현보다는 톤이 따뜻하다란 표현이 좀 어울릴 것 같습니다.
기름지다는 표현을 쓰기엔 조금 약한 것 같아요 ^^. 일본쪽도 그렇고 우리나라쪽도 그렇고 차가운 톤도, 허스키톤도(이건 일본쪽이 아아아주 우세하죠) 맑은 목소리도 있지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목소리는 그렇게 흔한것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 더불어서 그때가 아무래도 다른 분들에 비해서 경력이 짧으실텐데도 불구하고, 특히나 더빙이 어려운 게임작업치고 굉장히 성공적으로 역을 연기하셨다고 기억됩니다.
게임 작업이 주욱 스토리를 따라 연기하는게 아니라, 도막도막 끊어서 흐름없이 연기하다 보니, 아무래도 좀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조~금(그래도 창세기전은 굉장히 더빙이 좋은 편이었어요) 감정 과입이랄까, 조금 불안정하달까, 전반적으로 모든 성우분들 연기가 다 그랬는데,(일반 애니나 영화 더빙 비교해서 입니다 ㅡㅡ;;) 경력이 얼마 안되시는 분 치고 굉장히 좋았다란 느낌이었습니다.
누굴까 누굴까 너무 궁금해서 엔딩롤의 스텝롤을 뚫어져라 쳐다봤던 기억이 나네요. 이름 잘못 본거 아냐? 란 생각까지 했었어요.
이 게임을 계기로 영선님의 이름 석자를 꼭 기억하게 된 저는 나름대로 출연하신 작품을 찾아보려 노력했어요. 옛 작품중에 눈에 들어왔던 것은 천방지축 모험왕(으윽 일본 원제가 생각이 안나요 ㅠㅜ 역시 이 망할 3분 기억력)이었습니다.
대충 저때가 성우로서의 경력 시작하시고 얼마 안되서 맡은 역활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오옷!! 생각보다 능숙하게 잘 연기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캐릭터 성격 자체가 오버스럽고, 연기가 과장이 많아서, 어찌보면 경력이 얼마 안되시는 분들이 조금 힘든 역할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무리없이 역을 이끌고 계셨습니다.
아아 그래서 이분이 꽤 목소리연기 특히 애니쪽 연기에 자질이 있으신가보다라고 생각했어요.
초반부터 능력을 보이신 분 답게, 정말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하셨습니다. 보통 어떤 역활에 있어서는 목소리 특성때문에 안 어울리는 경우가 많은데, 영선님은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하신단 느낌이었습니다.
대충 냉정한 역할부터 열혈까지 귀여운 역할에서 무뚝뚝한 역할까지, 아이에서 어른까지 그 소화폭이 굉장히 넓죠. 이건 물론 영선님의 연기력도 한 몫을 했지만, 그분 목소리 특색도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영선님을 호시씨나 다른 이른바 미소년 목소리를 주로 하시는 일본 성우에 많이 비교하는데, 개인적으론 영선님은 이들의 성격하고는 거리가 먼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미소년 역할을 하는 성우분들은 물론 목소리도 미성이고, 연기도 잘하시지만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목소리 특색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늘고 예쁜 목소리를 가지신 분이 아무래도 남자답달지, 어른스러운 역할을 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죠.
영선님은 미성이시긴 하지만 목소리 자체는 따뜻하고 소박한 아우라를 가지고 계십니다. 예 개인적으론 영선님을 굳이 비교한다면 세키 토모카즈나, 히야마 노부유키같은 분과 비교하고 싶습니다. 이른바 무난한(라기보단 사실 저 두분은 소리 잘 지르기로 유명한 분이구나;;;;그래도 소박하면서 멋진 목소리인걸) 주인공 역할 잘하시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주인공적인 목소리가 성격이 강한 목소리보다 못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며 그렇게 생각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세상엔 강한 성격을 나타낼 수 있는 성우도 있지만, 다양한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중간자적인 목소리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영선님은 그런 다양한 성격을 표현하실 수 있는 충분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사이 영선님이 쿨한 미남자나 귀여운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후르츠 바스켓의 쿄우와 같은 좀 수수하면서도 열혈인 역할을 굉장히 잘 소화하실것 같아요.
창세기전의 란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옆집 친구같은 역할도 너무 잘 어울릴 것 같구요. 저런 역할은 평범하긴 하지만 막상 그 맛을 살리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하다는 것은 튀지 않고 중간에서 벗어나지 않되, 그 안에서 나름대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잡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이 강하게 주어지지 않은 만큼 그만큼 전형적이지 않으므로 섬세한 연기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영선님은 그런 연기력과, 성(聲)색을 갖추셨다 생각합니다.
하여튼 영선님의 쿨한 연기는 쿨하다기보다는 차가운 솜뭉치 같은 느낌입니다. 차갑지만 나름대로 편안하고, 어딘가 기댈 구석이 있는 느낌을 주죠. 그래서 그런가 쿨함 자체로 승부하는 역할은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쿨하면서도 내면이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할때는 굉장한 힘을 발휘하십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 하나가 센과 치히로의 하쿠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쿠란 역활 자체가 겉으론 차갑게 굴어도 속 깊고 따뜻한 역할이죠. 도도하되 마음 써주는 따스한 사람입니다. 일본어판에선 아무래도 아이가 해서 그런가, 연기가 성기고, 지나치게 차갑기만 하며, 좀 내부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죠. 아무래도 아이라서 그런가 아이스럽긴 했지만요. ^^
하지만 제가 보는 하쿠는 강의 신으로 몇백년이나 묵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소년과 소녀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겠지만, 어른스럽게 해석하는 것 또한 올바른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선님의 하쿠는 차갑지만 내면의 따스함이 잘 베어나오는 캐릭터였죠. 덕분에 원작보다 훨씬더 캐릭터가 풍부해진 좋은 더빙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영선님 얘기이니 딴 분들은 생략하죠 ^^)
그리고 또 기억나는 애니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인 원령공주의 아시타카역입니다. 원작에서 아시타카는 성우분 목소리 자체가 건조해서 그런가 강직한 의지가 돋보이는 캐릭터였지만, 확실히 감정의 흔들림이 적은 느낌이죠. 주인공이지만 박력이 적고, 좀 밋밋했다는 느낌입니다.
후반부는 산과 아시타카의 로맨스 부분인데, 그 감정이 좀 전달이 덜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주인공 다 감정 표현이 좀 밋밋해서요. 뭐 절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근데 이 애니에서 제가 앞에서 그 주구장창 써놓았던, 영선님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목소리가 200% 발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정말 너무 잘어울렸어요!! ㅠㅜ 의지는 강했지만, 내면의 가슴이 느껴지지 않았던 아시타카는 자신의 마을을 사랑하고, 원령공주를 사랑하는 캐릭터로 변모했습니다.
아시타카란 인물의 자연의 잔혹성과 아름다움을 둘다 긍정하고, 사랑하되 절제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생각하면, 겉은 어떨지 몰라도, 속에서는 인간다운 훈훈함이 느껴져야 겠죠. 아시타카도 꽤 성격이 강한 캐릭터가 아니란 걸 생각하면, 영선님이 이런 캐릭터에 꽤 강한게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어느정도 할 수 있지만, 진짜 적역이란 느낌.
영선님의 음색은 확실히 강한 성격을 연기하는데 있어서, 성격에 조금 물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입니다. 목소리에 느껴지는 따뜻함은 흔한 것이 아니기에 굉장한 강점이지만, 강점은 적역을 발견했을때 잘 표현되는게 아닐까 생각해요. 하여튼 정말 불타오를만한 연기를 계속 해주셔서 팬이 애정의 불씨를 계속 지키게 해주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와.. 영선님을 좋아하게 된 과정이 같아요..ㅠㅠ 저도 창세기전에서 그 음색과 연기에 엄청 반했고, 그 때 처음 영선님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천방지축 모험왕을 보면서.. 진정 팬이 되어버렸지요.^^ 연기에 있어서 느끼는 점도 저와 100퍼센트 일치하는 바입니다.>_<
첫댓글 스크롤의 압박...[<- ] 결국 정리하면 맨 마지막 줄이 되겠군요. 대충 읽긴 했지만 왠지 멋져요~
듣고싶어요!!!으아아아아아악!! 창세기전을 구입해야한단 말인가...OTL!!
영선님을 좋아하는 팬으로써...정말 좋은 감상글이네요..그런데..정작 이글을 쓰신 회원님은 활동을 안하시는것 같은데..참고로..아시타카..저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신다고 생각합니다..이 역은 또한 영선님이 정말로 하고싶던 역이셨다고 하셨죠..^^
흠...멋진표현입니다...쿨하면서 솜뭉치같다...(맞나?;;
와.. 영선님을 좋아하게 된 과정이 같아요..ㅠㅠ 저도 창세기전에서 그 음색과 연기에 엄청 반했고, 그 때 처음 영선님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천방지축 모험왕을 보면서.. 진정 팬이 되어버렸지요.^^ 연기에 있어서 느끼는 점도 저와 100퍼센트 일치하는 바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