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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콘크리트와 기계로 가득한 도시의 혼잡속에서, 기계의 부속품처럼 반복되는 일상사와 그저 겉돌기만 하는 인간관계에 지칠대로 지친 사람은,
어디론가 훌쩍... 홀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곤 한다.
그러나 그럴 때의 홀로 여행은 사실 진정 혼자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사람사는 냄새가 그리워 떠나는 여행일 것이다.
오로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만들어진 인공적인 장소가 실증이 날 때, 뭔가 사람 사는 냄새가 그리워질 때, 혼자 길을 가나 사실은 혼자가 아닌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제주 올레를 걷는다.
이번에 선택한 코스는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시작해서 엉또폭포와 고근산, 하논, 삼매봉, 외돌개까지 이르는 15km 남짓한 [제주 올레 7-1코스].
▲ 올레 7-1 코스가 시작되는 월드컵 경기장.
[제주 올레 7-1코스]의 시작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월드컵 경기장 앞이기는 하지만, 경기장에서 큰 나무 몇그루가 서 있는 왼편으로 돌아 조금만 걸어도 도시적인 풍경은 사라지고, 진짜 제주의 올레로 접어들게 된다.
▲ 7-1 코스의 입구.
▲엉또폭포를 오르던 감귤밭 중간에 보이는 집. 현재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듯 했다.
▲엉또폭포 앞 표지판과 올레길임을 알려주는 끈.
▲ 올레길 중간에서도 볼 수 있는 끈.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난대림의 한자락
천연 난대림 그 깊은 숲길을 구비구비 걷다보면 갑자기 숲길이 열리며 거대한 기암절벽이 나타나는데, 그 기암절벽이 바로 엉또폭포.
서귀포 신시가지의 월산마을에서 서북쪽으로 900m 떨어진 악근천 상류에 있는 엉또폭포는 높이는 50m로,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지만 기암절벽과 천연 난대림에 둘러싸여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 엉또폭포의 모습. 폭포수는 흐르지 않지만, 기암절벽이 멋지다.
제주도 방언으로 엉은 큰 웅덩이를, 또는 입구를 뜻하는 또의 발음상 차이로 큰웅덩이라는 뜻을 가진 엉또폭포는 물이 풍부하지 않아 강수량이 70mm 이상 비가 내려야 웅장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볼 수 있지만 우리가 찾은 날은 비가 내리지 않아 폭포를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폭포수가 흘러내리지 않아도, 엉또폭포의 기암절벽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숨막히는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장관이니까.
아직도 열매가 여물지 않은 초록의 감귤과 기암절벽 사이 솟아있는 난대림의 묘한 어울림... 그 역시 엉또폭포가 지닌 또다른 매력중의 하나.
▲ 엉또폭포로 가는 길의 가장 끝에 있는 굴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왔다.
엉또 폭포를 지나 고근산에 오르면 한라산의 남부능선이 한눈에 펼쳐지고, 전설에서도 등장하는 범섬은 물론 서귀포에서 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삼방산에 이르는 남부해안가가 한눈에 조망된다.
고근산에서 올레 7-1코스 길을 계속 가기 위해선 주의가 필요하다. 고근산 정상에서 한라산쪽으로 억새를 헤치고 난 작은 길이 하나 나있는데, 올레표지판이 있는 그 길로 하행해야 올레 7-1코스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
제주에 '논'이라니... 바로 '하논'
제주는 지형상 논농사가 거의 불가능한 지역임에도 이곳 하논에서는 예로부터(지금으로부터 500년 이전부터) 논농사가 행해져 왔단다. 제주에서는 크다, 혹은 많다라는 의미로 '하'다'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하는데, 하논이라는 의미는 바로 큰 논을 의미의 ‘한 논’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놀라게 한 근본 원인은 바로 이곳 하논 지역 전체가 화산분화구였다는 점이었다.
이곳 하논은 동양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마르형 분화구는 지하의 가스 등이 한 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것으로 움푹 파인 모양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하논 분화구는 5만~7만 6천년 이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바닥에는 5만여년 동안 형성된 깊은 습지 퇴적층이 있어 시대에 따라 식생과 기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대형 분화구이자 이중화산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논농사가 가능한 까닭은 하루에 1~5천리터의 용천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꼭 대장금을 이곳에서 촬영하지 않았어도, 외돌개는 그 어느 나라 사람이 와서 봐도 감탄해 마지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7-1코스'의 피날레 장소로 외돌개를 선택한 것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하여 이름이 붙은 바위 외돌개는 약 150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섬의 모습을 바꿔놓을 깨 생성되었다고 한다. 외돌개에서 볼 수 있는 인근 물빛과 솔숲은 서귀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경치를 뽐낸다.
붐업TIP-------------------------------------------------------------------------------------
* 제주올레 7-1코스 지도
* 코스 및 경로 (총 15.6km, 예상시간 : 4~5시간)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 하영농수산 -> 월산동 입구 -> 엉또폭포 -> 고근산 -> 고근산 뒷편 -> 서호마을 입구 -> 하논 입구 -> 삼매봉 -> 외돌개
* 코스 특징 : 제주 중산간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올레. 위로는 한라산을, 아래로는 제주의 남쪽 바다와 서귀포 전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기암 절벽과 천연 난대림에 둘러싸인 중산간의 비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제주에서는 드문 논둑길을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 7-1 코스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 첫번째 (서귀포월드컵 경기장~ 고근산 구간) :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산山) 그 어느곳에서도 바라다보이는 한라산과 제주의 들판, 계곡, 폭포, 그리고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난대림, 그리고 오름... 그 모든 풍광이 압권이다. 고근산은 서귀포지역에서 가장 높은 오름에 해당하므로 약간이나마 산행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두번째 (서호마을 입구~하논) : 제주의 문화를 느길 수 있는 구간 (사람人) 비록 서귀포시내권역에 속하지만, 여전히 아직 옛 모습이 간직된 제주의 마을길을 걸으며 제주의 문화와 제주만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돌담길은 더욱 아름답고, 제주에서는 드물게도 논길을 걸어볼 수 있는 것도 이 코스의 묘미. 밭을 매고, 집앞 풀을 뽑는 시골 정취를 느낄 수도 있다. 가장 인간적인 공간이다.
* 세번째(삼매봉~외돌개) : 코스 내내 멀리서 조망만 했던 제주의 바다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구간 (바다 海) 별도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삼매봉과 외돌개. 바다를... 그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 올레 트래킹 시 유의할 점 :
- 중식 : 월산동~서호마을 입구까지는 거의 식사할 곳이나 수퍼가 없으므로 중식과 음료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아침 이찍 출발한다면 중식을 서호마을 지나 해도 좋을 것이나 그닥 맛집은 발견하지 못함.
- 차량 이동 :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시작점인 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된다. 외돌개에서 코스를 끝마친 후 서귀포쪽 콜 택시를 부르면 5천원이면 다시 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쪽으로 갈 수 있다.
- 길찾기 : 제주 올레 코스는 구불구불한 자연길을 걷는 트래킹 코스이므로 일반 도로와는 달리 주의를 기해야 한다. 뭐, 특별히 헤깔리는 길은 없지만, 돌담길이 갈린다던가 교차로, 개울을 건널 때, 복잡한 마을길에서는 올레길 표시가 되어 있으므로, 교차길에서는 그 표식을 놓치지 말고 걸어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길을 잃었다 싶으면 무대포식 전진을 삼가고 다시 마지막 화살표로 길을 거슬러 올라 걷는 편이 낫다.
- 중도 포기 : 짧은 코스는 아니므로 피치못할 사정으로 중도포기를 할 수도 있다. 이럴때는 대략난감이다. 제주에는 대중교통편이 그닥 잦은 편도 아니고, 올레길은 차들이 그다지 많이 다니지 않는 길들이 많기 때문. 이럴땐, 제주의 발달된 콜택시문화를 이용하면 된다. 서귀포쪽 콜택시 회사를 아무나 연결해서,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의 동네명이나 장소의 특징적인 면을 설명하면 빠른 시간내에 콜택시가 당신이 서 있는 곳으로 달려갈 것이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 부담없이 이용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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