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 왕의 전설을 보면 마술사 멀린의 수정 동굴이 나오고, <백설공주>에서도 일곱 난쟁이들의 광석을 파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전설이나 옛이야기에는 수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돌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 읽은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나라의 나쁜 마녀가 도로시와 그 친구들이 노란색 벽돌 길을 걸어오는 것을 “보는”데 이용하는 것도 바로 수정구이듯 수정은 마법의 돌로 이야기나 전솔 속에 자주 나타나며 영화 <슈퍼맨>에서도 수정 동굴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보석들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연인들은 사랑의 증거로 보석을 선물하고, 서양 사람들은 별자리와 함께 자신의 탄생석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보석을 함께 매장하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탄생석을 선물하고, 보석 장신구를 신에게 바치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보석 반지를 끼기도 하고, 주술사들은 수정으로 점을 치며 돌은 원래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기도 하고 멀어지게도 하며, 어떤 특별한 의도로 사용되거나 에너지를 흡수해서 강력한 파워를 내보낼 수가 있다고 믿어져 왔다.
그 중에서도 수정은 특히 옛부터 인간과 친밀한 보석이며, 인간의 영적인 차원에 활용되어 왔고, 오늘날에는 그 고유의 강력한 에너지 때문에 건강고 치유의 돌로 각광받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열병이나 더위, 오염된 도시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 수정 팔찌를 몸에 지녔고 동양에서는 수정이 한약재로 사용되었으며, 서양에서도 수정의 분말을 와인에 넣어 설사약으로 마시거나, 얇게 조각을 내어 혀 뒤쪽에 끼워두는 해열제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1940년대에서 출판된 미국의 보이 스카우트 교본에는 목이 말라 물을 구할 수 없을 때 수정을 빨아먹으라는 내용이 있기도 하다.
-종교와 수정
수천 년 동안 종교적인 수행에 사용되어 왔고 거의 모든 고고학
적 발굴지나 귀족과 성직자들의 무덤에서 어김없이 수정이 발견되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또한 기도할 때에 쓰는 묵주는 보석이나 유리로 되어 있어 예전에는 투명한 수정이나 자수정이 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로마와 그리스 정교에서는 정신적 힘의 상징으로 성체와 일곱 가지 광선을 비추는 재단을 건축할 때에 보석과 수정을 사용했고 또한 자수정의 순결함을 높이 평가하여 신부나 목사의 반지에 많이 사용하는데, 김수환 추기경도 자수정 반지를 종종 끼곤 했다. 종교에서 수정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알기 위해서 성서에서 수정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몇 군데 옯겨본다.
에봇을 만드는 솜씨로, 시비를 가리는 가슴받이를 싸서 만들어라. 금실과 자줏빛 털실, 붉은 털실, 진홍털실, 가는 모시실로 무늬를 놓아가며 짜서 만든다. 이것은 두 겹으로 네모나게 만드는데, 길이도 한 뼘, 나비도 한 뼘이 되게 하고 거기에 보석을 네 줄로 박아라. 첫줄에는 홍옥수와 황옥과 취옥을 박고 둘째 줄에는 홍옥과 청옥과 백수정을 박아라. 셋째 줄에는 풍신자석과 마노와 자수정을 박고 넷째 줄에는 감람석과 얼룩마노와 벽옥을 박되 각각 금테에 박아라. 이스라엘의 아들이 열둘이니 이 보석들도 그 이름 수대로 하고, 보석 하나하나에 열두지파의 이름을 인장 반지를 새기듯이 새겨넣어라.
-<출애굽기>28:18~19
그 성벽은 벽옥으로 쌓았고 도성은 온통 맑은 수정 같은 순금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성벽의 주춧돌은 갖가지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첫째 주춧돌은 벽옥으로, 둘째는 사파이어로, 셋째는 옥수로, 넷째는 비취옥으로, 다섯째는 홍마노로, 여섯째는 홍옥수로, 열째는 녹옥수로, 열한째는 청옥으로, 열두째는 자수정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또 열두 대문은 열두 진주로 되
어 있었고, 그 열두 대문이 각각 다른 진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도성의 거리는 투명한 유리 같은 순금이었습니다. -<요한계시록> 21:20
일본 불교에서도 수정은 특별하게 쓰였고, 일본나라 현(縣)의 서대사(西大寺)라는 사찰에 있는 석가여래상의 미간에는 부처의 자비를 나타내는 백호로서 수정이 빛나고 있다. 또한 일본의 뛰어난 전략가였던 영화<가께무샤>의 주인공 다께다 신겐은 전시에 108개의 수정구슬로 된 염주를 언제나 가지고 다녔다고 하고 그를 그린 초상화를 잘 보면 왼손에 수정 염주를 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무려 1.2미터나 되는 염주인데, 다께다 신겐이 이런 수정 염주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수정을 지니면 신선이나 선조의 가호를 받아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불교 유물 중에서도 수정으로 장식된 것들이 잇고 8세기 이전 통일신라시대의 국보급 불상 2점이 경남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발견되었는데, 광배 세 군데에 자수정이 장식되어 있었고 학자들은 광배에 보석이 장식된 불상은 티베트를 제외하고는 세게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브라질에는 종교성을 띤“선의의 연대”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인류의 성인 백여 명을 모시면서 모든 종교의 화합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 이 단체에서 브라질라에 교회 통합의 상징인“선의의 신전”을 준공하고 이 신전은 문화와 예술을 비롯하여, 영성과 생태계가 조화를 이르는 품격 높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소인데, 7개의 면을 가진 피라미드 모양의 이 신전의 꼭대기에 21킬로그램이나 되는 수정이 위치하고 있다. 수정은 우주를 통합하는 심의 존재를 상징하며, 이것이 피라미드 형태로 되어 있는 신전의 내부 에너지를 정화한다고 한다.
-샤머니즘과 수정
세계 각지에서 행해지는 샤머니즘 비밀 통과의례(initia-tion)에서 진정한 샤면(주술사)이 되기 위한 의식에 수정이 사용되고 또한 주술 의사(medicine man)로서의 샤먼은 점을 치거나, 치료나 진단에 사용하기 위해 수정을 소중히 여긴다. 호주의 원주민들 사회에서는 젊은 남자에게 샤먼의 역할을 맡기는데, 샤먼의 역할을 맡게 된 사람은 통과의례로서 심령수술을 통해 수정을 몸 안에 넣는다. 작은 수정 조각을 복부나 제3의 눈(마간), 혹은 그 이외 부분의 피부 안으로 삽입시키는 것이다. 때로는 수정 분말을 넣은 음료수나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해서 샤먼이 된 사람은 몸 안에 있는 수정으로 힘을 얻거나, 본래 지니고 있있던 힘에 눈을 뜨게 되어 일상과는 다른 의식상태로 들어가서 사물을 보는 것이 가능케 되며 또한 수정해골이 출토된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수정을 샤먼 예비자의 머리 부분에 집어넣는 의식이 행해지고 있어 수정이 두개골의 안을 다 먹어치우고 나서 눈이나 뇌의 작용을 그대로 물려받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식은 일종의 심령수술로 행해지는데, 북미나 남아메리카의 샤머니즘에서 수정은 강력한 힘을 지닌돌로 여겨지고 있고 비교의식이나 미래진단 혹은 치유의 목적 이외에도 예지나 영혼의 여행을 돕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고 미국 인디언들이 유럽인들이 이주해 오기 전부터 샤머니즘에 수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관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고 인디언들은 계절 의식이 치러지고 있는 동안에 부족 전원이 한 사람씩 주술사에게로 가서 한 해의 운세를 본다 이때 주술사는 수정으로 점을 치고 인디언 주술사들은 여러 가지 수정을 통해 비나 천둥을 불러온다는 얘기도 있으며, 그 중에는 수정을 악용해서 사람에게 해를 주고 때로는 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샤먼도 있다고 한다.
-마술과 수정
마술에서 수정은 상당히 중요한 도구이며 마술사와 샤먼이 수정을 사용하는 방법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수정과의 접촉 방법이며 샤머니즘에서는 수정을 직접 만지는 게 허용되고 있고, 샤먼은 치료 도구의 하나로 수정을 가지고 다니거나 비를 내리게 할 때에도 사용한다. 오컬트 의식을 진행할 때도 수정이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수정을 중심을 사람들이 둥글게 앉은 상태에서 각자가 지닌 수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에너지를 교류하여 서로의 연대감을 쌓기도 한다.
마술사들은 샤먼들과은 전혀 다르게 수정을 취급하고 자신의 수정, 특히 점을 치는 데에 사용하는 수정은 철저하게 타인과의 거리를 두고 놓을 뿐만 아니라 수정구에는 자신의 손가락 조차 닿지 않게 하는 마술사도 있다. 하물며 수정의 작용이 미치는 범위 내에 타인을 가까이 있게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수정구를 검은 천으로 감싸고 직접 손에 닿디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정신이 집중되어 잡념이 없이 맑은 상태가 될떄까지는 곁에 다가가지 않도록 주의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1800년대나 그 이전에 행해졌던 수정 점에서는 수정이 자기(磁機)를 지니고 있다거나 염원이 새겨진다고 해서 만지는 것을 금하고 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인듯 하다.
《나는 티벳의 라마승이었다》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롭상 람파(T. Lobsang Rampa)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정착하여 17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그의 저서에서도 수정을 만지는 것은 엄격하게 경계하는 내용이 나온다. 롭상 람파에 따르면, 수정은 달에 이끌리는 성질이 있으므로 검은 천으로 싸놓아야 하며 절대 태양빛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한번 손에 닿은 수정은 연기를 쏘여도, 땅에 파묻어도 정화되지 않으며 한번 잘못 취굽하면 돌이킬 수 없다고 한다.
람파의 저서에는 이외에도 흥미를 끄는 내용이 더 있다. 그것은 티베트의 산중에 이상한 투시용 스크린이 몇 개쯤 붇혀 있는데, 그 스크린에 과거나 미래의 장면이 나타난다는 이야기이다.
그 스크린이라는 것이 혹시 수정이 아니었을까?
-수정과 아틀란티스 문명
수정은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에도 사용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인간은 어떤 막강한 힘을 갖게 되면 그 힘을 남용하기 쉽다. 아틀란티스의 멸망과 수정에 관한 이야기는, 수정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도 필요하거니와, 우리 자신의 욕망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수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서양 비교(秘敎)의 근원에 토트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토트는 대서양에 존재했던 아틀란티스 대륙의 현자 혹은 최고의 제사장이었다고 한다. 아틀란티스 대륙이 멸망한 뒤 그는 이집트로 건너가 비교 진리를 전하였다. 아틀란티스인 토트가 썼다고 알려진 서양 신비주의 비교(秘敎)의 경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성전(聖典)인 《에메랄드 태블릿(Emerald Tablet)》에는 고대 아틀란티스 문명과 피라미드 지혜의 일부가 소개돼있다. 이 책에서는 수정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있다.
나는 아멘티에 입구의 훨씬 위쪽에, 아켄티에로 통하는 입구 관문을 높이 쌓아올렸다. 용기로 그것을 감행하려고(통과하려고) 하는 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어두운 아멘티에의 정문을 통과하는 자는 거의 없다. 가는 그 통로의 위쪽에 지구의 힘(중력)을 이겨내는 힘(반중력)을 사용하여 강대한 피라미드를 쌓아올렸다. 깊고 또 깊은 곳에 나는 발력(發力)실을 설치해놓았다. 여기로부터 정상의 바로 밑까지 원형 통로를 파서 뚫어놓았다. “시간-공간”에 광선을 방송하여, 에텔 층으로부터 근원력을 끌어내어 아멘티에의 출입구 위에 집중시키는 수정을 정상에다 장치해뒀다.
전설의 대륙으로 알려진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 경전에서는 이 밖에도 여러 곳에서 수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 또한 그의 저서 《대화편》에서 아틀란티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12,000여 년 전 헤라클레스의 기둥 너무 대양 가운데에는 의식 수준이 높고 강한 민족이 사는 섬나라가 있었는데, 그 섬의 이름이 아틀란티스였다고 했다. 그곳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들이 다스리던 나라인데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엄청난 부귀를 누렸고, 상거래와 무역의 중심지가 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탐욕과 부패에 물들어가자 이에 분노한 제우스 신이 하루 동안 지진과 홍수를 일으켜 아틀란티스를 해저로 밀어넣어 버렸다.
20세기의 잠자는 예언자로 유명한 에드거 케이시(Edgar Cayce)도 아틀란티스인이 지금의 과학 수준보다 훨씬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에드거 케이시에 따르면, 아틀란티스에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통수단이나 기기와 비슷한 것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빠르고 성능이 우월한 것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 동력원이 있었는데, 그것은 “불의돌” 이라고 하는 에너지 발생 장치이다. 그것의 핵심은 수정이었고, 돔 양식의 건물 안에서 항상 태양을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거의 무한대로 동력이 필요한 곳에 원격으로 전달됐다. 그러나 아틀란티스는 결국 이 동력원을 잘못 사용함으로써 멸망에 이르는 비국을 초래했다. 에너지 장치를 과잉 사용하는 바람에 대륙자체가 붕괴되어 버린 것이다.
인류가 수정을 사용한 것은 인도의 고대문명, 더 멀리는 레무리아 대륙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레무리아 대륙은 태평양에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이들인 인간의 노파를 에테르를 통해서 전파했다고 하는데, 이때 수정이 뇌파를 증폭시키는 도구로 사용됐다고 한다. 특히 적색 수정은 불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청색 수정은 물의 에너지를, 투명한 수정은 공기 에너지를 갖는다고 믿어졌으며, 두 가지 색을 지닌 수정은 에너지의 균형을 상징했다고 전한다.
-수정유물들
수정은 이류의 역사 속에서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증가시켜 인간의 영성(靈性)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돼왔다. 현재 남아있는 수많은 수정제 유물들이 그것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대영박물관(大英博物館)에는 고대 이집트 왕의 수정 펜던트, 기원전 1400년경의 그리스 시대 유물인 수정제 인장(印章), 고대 그리스의 샤먼의 모습을 수정에 조각한 것, 무굴제국시대의 수정제 단검과 보석함, 기원전 1300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고양이 상(像), 스코틀랜드의 십자 펜던트, 기원전 800년 경의 수정제 렌즈, 그리고 로마시대의 것으로 생각되는 수정으로 조각한 손, 15세기 아즈텍의 수정해골, 19세기경 티베트의 마술 단검, 16세기 스코틀랜드의 브로치와 같은 여러 가지 수정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대만의 고궁 박물관에는 청나라 시대의 유물인 자수정 선인(仙人), 침수정으로 말을 조각한 것, 황수정 도장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인들도 수정에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어 수정으로 불로장수의 약을 만들어 썼다.
일본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수정 유물은 야마나시겐에서 출토된 후기 구석기시대의 석기로, 수정 화살촉이나 수정 도끼 들이 있다. 수정에 관한 일본 최초의 기록은 《일본사기》에 등장한다. 신공 황후가 바다 속에서 수정을 주웠는데, 황후는 그것을 “여의옥” 이라고 부르며 점술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 수정은 현재 일본의 한 신사에 보관되어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수정을 모시고 있는 신사들도 있다. 그것은 수정 채광지로 유명한 승선협(昇仙峽) 근처의 금앵 신사(金櫻神社)에는 다섯 개의 수정이 봉제되어 있다. 이 다섯 개의 수정옥에 얽힌 불가사의한 전설이 있는데, 40년 전에 대형 화제가 발생해 그 신사가 모두 타버렸을 때 이 다섯 개의 수정은 난을 피하여
무사했다고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영매들이 인간의 미래를 예언하는 점술의 도구로 수정구를 애용했으며, 미국 인디언들은 수정이 우주의 대령(大靈)으로부터 비롯되는 생명의 힘을 증폭시켜 주고 우주의 비밀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유적에서도 수정 제품이 종종 발굴되고 있다. 신라 금관에서 수정 곡옥이 사용되었으며,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수정 목걸이는 한 개의 큰 곡옥형 수정알을 중심으로 주판알을 잡아늘인 모양의 6각형 수정알 38개가 갈수록 굵어지는 형태로 되어 있다. 또한 김해 양동리의 3세기 고분군에서 발굴된 가야의 수정목걸이와 관옥 목걸이는 투명한 고드름 같은 곡옥 148개와 다면옥 2개, 마노구슬 6개, 남색유리 곡옥1개를 꿔어 그 길이가 무려 1.58미터나 되는 화려한 2중치레걸이이다. 삼국시대 목걸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품이라는 평가답게, 그 아름다운 자태와 뛰어난 가공 기술은 1,7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또한 고려시대에는 송나라에서 수정제 고가 사치품을 수입하고 자수정 제품을 수출했다고 하며, 조선시대에는 선비들의 갓끈에 장신구로 사용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근대에 들어 수정이 사용된 예를 들어 보면, 50년대까지도 명주실에 부레풀로 돌가루를 먹여 수정을 자르고 숫돌에 갈아 형태를 만드는 전통식 돌안경이 사용되었다. 수정안경을 쓰면 이상하리만치 눈이 시원해지고 머리가 맑아졌다고 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시중 안경점에서 경주 남석(경주의 남산에서 캔 수정)으로 수정 안경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주문 제작만 하고있다고 전했다.
-수정해골
수정으로 만들어진 유물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인간의 두개골을 본떠 만든 수정해골이다. 이것은 세계 각지에서 여러 개 발견되었는데, 현대 해부학으로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이 1924년에 영국의 탐험가 마이클 헷지(Michel Hedge) 경(卿)이 마야의 유적지에서 발견한 수정해골이다.
마야에서 발견된 이 수정해골은 실제 인간의 두개골과 거의 같은 크기이며, 후두부 쪽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면 앞쪽 벽에 고대 이집트의 신성문자 같은 것들이 영출된다. 또 아래쪽에서 빛을 쪼이면 수정해골의 눈 부위가 빛나는 프리즘 효과가 발생한다. 헷지 경은 이처럼 정교한 가공 기술을 가진 문명은 전설의 아틀란티스 문명일 거라 주장했다.
헐리우드의 명연기자인 셜리 맥클레인은 자신의 영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정신적 변용을 위한 길잡이가 되는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그 책 《내면 세계의 탐험(Going Within)》에서 맥클레인은 수정해골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그녀는 헷지 경의 딸인 안나 부인이 소장하고 있든 수정해골을 보기 위해 캐나다로 찾아갔었다. 안나 부인은 자신의 아버지와 남미에서 수정 해골 발굴 작업을 함께 했었고, 그 곳 원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자신이 수정해골을 관리하고 있었다. 셜리는 그 수정해골을 집어들자마자 그것이 마치 살아 있는 의시체로서 자신에게 반응을 나타내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마치 그것이 즐겁게 웃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받았으며, 수정해골을 가슴에 얹고 명상에 들어가 과거 아틀란티스 시대의 영상을 보았다고 한다. 안나는 그서을 접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한때 전국적으로 수정해골 전시 바람이 불었는데, 이 수정해골이 신비한 힘을 발휘해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에 따르면, 수정으로 깎은 해골에 머리를 대고 대화를 나누면 정신적 고통을 물론이거니와 육의 병도 사라지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는 칼 팍스와 조앤 팍스 부부도 수정해골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7년여 전 티베트의 심령치료사 노르부 첸 씨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첸 씨는 그 수정해골이 엄청난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팍스 씨 부부는 처음에 그 말을 믿지 않아 벽장 속에 처박아둔 채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팍스 부인은 뭔가가 늘 웅얼거리면서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하다가 얼마 후에 어떤 영혼이 대화를 원하고서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벽장 속에서 수정해골을 꺼냈고 그 해골의 이름이 “맥스” 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너무나 갑작스런 이 초자연적 현상에 놀랐으나 한 초심리학자를 만나 두려움이 해소되면서 “맥스”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수정해골 “맥스”는 1920년대에 과테말라의 한 무덤에서 발견됐으며, 대영박물관에서 연대측정을 한 결과 한 1만 년쯤 전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물로 밝혀졌다. 맥스와 같은 수정해골은 마야의 무덤에서 예닐곱 개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그 중 일부는 몇몇 박물관에 나뉘어 소장되어 있다.
마야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대 마야인들이 이런 수정해골을 한자리에 모아두면 강력하고 신비스런 힘을 발휘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팍스 부인에 의해 대중에게 공개된 맥스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체험을 일으키고 있는데, 일부 초심리학자들은 맥스가 심신의 질병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맥스가 살아온 생활상들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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