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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2015학년도) 5학년 3반 담임에 학생자치 업무를 맡았어요. 요즘은 며칠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네요. 방학에 본 책에서 새로이 아이들과 해 보고 싶은 활동이 생겼거든요. 그리고 학생자치 업무도 작년보다 조금 더 알뜰하게 하고 싶고. 물론 설렘만큼 긴장과 부담도 있어요. 낯선 아이들과 새로운 선생님, 잘 맺어가야죠.
이번에는 세 가지를 들어요.
1. 지금 이맘 때 책 활용하기
2. 학부모에게 첫 편지, 이렇게 써요.
3 첫날, 잘 만나기
1. 지금 이맘 때 책 활용하기
학급경영에서 교실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학생자리초 가는 첫 걸음입니다.
교사 중심 교육에서 학생 중심 교육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3월에 규칙을 함께 만들고, 임원 선거를 어떻게 하고, 학급회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위에 첫날, 잘 만나기를 보셨듯 이 책은 달에 한 편씩 학급경영에 도움을 드리는 글이 있습니다. 월별 학급경영으로 한 주제를 자세하게 풀었습니다. 그리고 참사랑땀 반에서는 학급경영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참사랑땀 반 교실 기록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3월 교실 기록으로 '글똥누기 시작하는 날', '공부 시작', '노래로 마치는 하루', '점심 나들이' 따위를 살아 있는 아이들 모습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학급경영 계획을 세우고, 우리 반 학급살이 밑그림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생 참여 수업으로 변화, 그 한 방법으로 토론을 소개합니다.
교실에서 토론하고플 때 이 책을 참고하세요.^^
2. 학부모에게 첫 편지, 이렇게 써요.
학부모에게 편지를 쓸 때 제가 생각하는 것은,
첫째. '남이 쓴 글을 가져오지 말고 내 이야기로 쓰자'입니다. 서툴더라도 내가 하고픈 말, 내가 생각하고 있는 말을 담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 마음으로 쓴 글이 받는 학부모에게 가장 큰 울림이 있을 거라 믿으며 씁니다.
둘째. '쉬운 우리 말로 쓰자'입니다. 가끔 가정통신문에 어려운 한자말, 사자성어 또는 전문영어로 시작하는 글을 볼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느낌은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그런 글이 틀에 갇힌 글 같아 썩 내키지 않습니다. 어려운 말을 읽을 때는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학부모에게 드리는 편지이지만, 학생들이 읽고서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이 좋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쉬운 우리 말로 합니다.
셋째. '편안하게 쓰자'입니다. 글에서는 첫 시작이 참 어렵습니다. '무엇으로 시작하지?' 하는 생각에 멍하니 있을 때도 참 많습니다. 이럴 때면 그냥 아침에 제가 본 하늘, 아침에 몸으로 받은 바람, 지금 마음 따위로 시작해 봅니다. 그러니 어렵지 않게 글이 술술 풀릴 때가 많습니다.
즉, 학부모에게 편지를 쓸 때도 잘 쓰려고 하기보다 솔직하게 쓰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제 생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선생님마다 글 하나 쓸 때도 나름에 판단이 있을 것입니다. 그 판단을 존중하며 그냥 제 생각을 몇 자 써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한 첫 만남이길 빕니다.
* 작년 편지, 올해 편지는 아직 쓰지 않았네요^^
안녕하세요.
오늘따라 날씨가 화창하고 제 마음도 참 좋습니다. 어제까지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오늘은 맑고 푸릅니다. 저 또한 며칠 동안 찌뿌둥하던 몸이 개운해졌으니 기분마저 좋네요. 이렇게 좋은 3월 2일 오후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내일 만날 우리 참사랑땀-15기를 생각하며 몇 자 써 봅니다. 참사랑땀 식구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제 소개로 인사드릴게요.
저는 올해 군포양정초등학교에서 5학년 3반 담임을 맡은 교사 이영근입니다. 군포양정에는 작년에 왔고, 올해와 같은 5학년 3반 사랑이들과 참사랑땀-14기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답니다. 저는 깊은 산자락 시골에서 태어나 교육대학을 나왔고, 강원도 깊은 곳에서 군대생활을 했어요. 군포와 안산에서 선생으로 지냈으며, 아내, 아들(중2), 딸(초6)로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이 되기 위해 애쓴답니다.
‘우리 담임은 누굴까?’, ‘어떤 동무들이 우리 반이 될까?’ 하며 아이들이 설레지는 않던가요? 아이들 마냥 학부모님들께서도 ‘올해 우리 담임은 어떤 분일까?’, ‘올해는 울 아이가 이런 것을 잘하면 좋겠는데.’ 하는 여러 바람을 갖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저 또한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올해는 이런 선생(아이들이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이 되어야지.’ 하는 기대감으로 요며칠을 보낸 것 같아요. 이런 설렘을 오래오래 간직하며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학교, 집에서 함께 하길 바랍니다.
참사랑땀 반이라고 하니 낯설지 않나요?
참사랑땀 반은 우리 반 이름인데요. 참(있어야 할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과 사랑(나, 식구, 둘레, 자연, 몸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까지), 땀(땀 흘리며 일하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사는 반이거든요. 올해 그 열다섯 번째 만남이라 15기라 해요. 우리 반 학급누리집(홈페이지 _ http://chamedu.new21.org/2004/ )에 오시면, 지금까지 선배들과 살았던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만날 수 있어요. 놀러 와 보세요.
나들이, 배움짝, 밥친구, 아띠, 생일책, 희망의 노래, 시로 여는 아침, 기타 동아리, 생각그물, 내 삶, 눈집, 주말과제, 영근샘 편지
우리 반 활동이랍니다. 조금씩 천천히 한 해 동안 조금씩 펼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거운 공부’가 아닌 ‘넘치는 사랑’이요. 아이들을 믿으며 올해도 사랑 가득 줘보렵니다.
첫 편지이니 드리고 싶은 말이 참 많습니다. 이런 마음을 누르고 누릅니다.
고맙습니다.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2014년 3월 3일 담임 이영근 드립니다.(☏ 010.5508.9323)
3. 첫날, 잘 만나기
이 글은 <참사랑땀으로 자라는 아이들>(즐거운 학교) 책 내용 일부입니다.
초, 중, 고, 대학까지 3월 새 학년 첫날은 들뜹니다. 입학과 새 학년 시작하는 날은 큰 즐거움이고 기쁜 날이어야 합니다. 1학년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두꺼운 웃옷에 쏙 파묻혀 엄마 손을 꼭 잡고 학교에 들어섭니다. 지나가는 언니오빠들이 무섭기보다는 함께할 학교생활이 설레기만 합니다. 입학식장에서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와 쉴 새 없이 눈빛과 말을 주고받습니다. 옆에 있는 동무와도 금세 친해졌는지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이렇듯 설레고 즐거운 우리 아이들입니다.
1학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된 아이들도, 최고 학년인 6학년도 새 학년 첫날은 참 설렙니다. ‘누가 우리 반 선생님이 될까?’ 하고 기대합니다. ‘우리 반에 친한 동무가 있을까?’ 하는 설렘에 개학식 전날에는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만 그런 게 아니랍니다. 선생님들도 3월 첫날을 앞두고서 참 바쁩니다. 학교를 옮기는 선생님들은 인사도 해야 하고, 짐을 챙겨 이사도 해야 합니다. 학교를 옮기지 않는 선생님들도 올해 교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교실로 이사합니다. 그러고서는 학년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 해 동안 우리 반 학생들과 공부와 놀이를 어떻게 꾸릴지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참사랑 반은 공부로 토론과 배움짝, 주제 발표 학습을 하고 놀이로는 자연체험과 연극놀이를 할 겁니다. 그 내용들은 생각그물로 정리하고 일기를 씁니다. 이렇게 바쁘지만 첫날 첫 만남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개학 전날을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어떤 선생님은 목욕을 하며 몸을 깨끗하게 하고, 어떤 선생님은 산에 올라 한 해 모습을 구름에 그립니다. 또 기차나 차를 타고 바다에 가는 분도 있고, 영화나 책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기도 합니다. 저는 함께 사는 정순샘과 이야기 나누며 한 해 삶을 고민하며 첫날을 준비한답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했지만 3월 새 학년을 시작하는 첫날 첫 만남은 해마다 설렘과 부담이 늘 함께합니다. 집에서는 ‘어떤 옷을 입지?’ ‘머리 모양은 괜찮나?’ 하는 생각으로 거울 앞에서 얼굴 표정부터 옷맵시까지 다듬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서도 머릿속은 처음 할 말이나 하루 일과를 다듬기 바쁩니다. 저는 개량한복이나 넥타이를 뺀 양복으로 조금 가볍게 입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는 동안 ‘웃자, 사랑하자’를 계속해서 가슴으로 크게 말하며 담습니다.
드디어 학생들과 첫 만남 시간입니다. 개학식을 운동장에서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날씨가 찬 편이라 교실에서 할 때가 많습니다. 학교에 오자마자 교실에 가봅니다. 학생들 몇몇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조용합니다. 작년에 같은 반을 했던 친구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뿐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푸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저는 아직 서먹하니 가볍게 이름 정도만 묻고서 자리를 피해줍니다.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협의실에서 뜨거운 차를 한 잔 마시고는 크게 숨 한 번 고르고서 교실로 갑니다. ‘자, 시작이다. 잘 하자. 사랑하자’ 하는 말이 가슴에서 외침으로 몸을 감쌉니다. 교실에 들어서며 첫인사로 시작합니다. “안녕.” 역시나 조용한 기운이 흐릅니다. 학교에서 하는 행사를 마치면 미리 준비한 우리 반 맞이 행사를 이어갑니다. 먼저 준비해둔 노래 악보를 나눕니다. 백창우 작가가 만든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라는 노래에 새로 만난 아이들 이름을 넣은 노래입니다. ‘현진 참 예쁘다 석민도 예쁘다 홍규 준엽 제윤 동훈 예쁘지 않은 사랑이는 없다’로 이름만 바꿔가며 부릅니다. 이름은 번호 차례입니다. 첫 만남에 노래도 신기한데 자기 이름을 넣어서 불러주니 참 좋아합니다.
노래를 불렀으니 제 소개를 합니다. 그냥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자, 이 종이에 내 이름 이영근으로 3행시 하나 써봐” 합니다. 그러고서는 제가 먼저 만듭니다. “이-이 세상에서, 영-영근샘만큼, 근-근사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면 그제야 웃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웃으며 나눠준 쪽지에 3행시를 씁니다. 제 이름 밑에는 자기 이름으로도 3행시를 써달라고 합니다. 그러고서 받아 쓴 것을 읽는 시간으로 소개합니다.
첫날이니 공부보다는 우리 반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반이 작년에 살았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작년 선배들이 살았던 모습을 간추려 담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들은 학급누리집(홈페이지)에 있어. 집에 가서 한번 들어가 보렴. 회원가입도 하고. 여기에는 선배들이 여러분들에게 축하한다는 편지도 있어. 선배들이 어떤 내용으로 여러분이 참사랑반에 들어온 것을 축하했는지도 읽어봤으면 해.” 어떻게 선배들 축하 인사가 있는지 궁금하시죠? 2월 말에 학년과 반, 우리 반 아이들 이름을 학교에서 건네받으면 학급누리집에 그 사실을 알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나간 제자들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축하하는 인사말을 남기면 좋겠다고. 이런 비밀이 있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첫날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합니다. 근엄하게 무게 잡아 기선제압을 할 것인가? 아니면 웃으며 편안한 모습으로 함께 어울릴 것인가?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웃으며 편한 모습으로 만나려고 애씁니다. 이 글 첫머리에서 드러냈듯이 3월 새학년 첫 만남에 가슴 부풀려왔을 우리 아이들의 기대에 맞는 모습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놀이를 하지는 않습니다. 놀이는 조금 심한 것 같아 아직은 참습니다. 그 대신 요즘 우리 아이들이 잘 느끼지 못한 큰 즐거움을 줍니다. 다름 아닌 ‘옛이야기’입니다. 옛이야기를 한 자락 들려주면 아이들은 정말 배꼽을 잡고서 좋아라 합니다. 옛이야기에 자신이 없는 선생님들께는 ‘그림책 읽어주기’를 권합니다. 이 정도면 하루 삶은 나름 뜻깊게 꾸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첫날 우리 아이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앞으로 더는 볼 수 없는 ‘지금’의 모습입니다. 더군다나 많이 긴장하고 어색해하는 재미있는 사진입니다. 지금 이렇게 찍어둔 사진은 한 해를 마치는 2월에 찍은 사진과 견줘보면 참 재미납니다. 이렇게 새 학년을 시작하는 첫날, 아이들과 우리 선생님. 모두가 참 뜻깊고 가슴 설레는 웃음 가득한 만남이길 바랍니다.
첫댓글 쌤 덕분에 참 근사하고 편안하게 3월 첫날 맞이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선생님, 행복한 첫날 여세요. 고맙습니다.
2019년 3월 첫 날을 몇 시간 앞두고 영근샘 글을 읽으니 망므이 편안해집니다. 내일 행복하고 따뜻하게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