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산 옥녀봉을 넘어 매헌기념관까지
2012년 3월11일
3월 11일 청계산에서 동장군은 봄을 시샘하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제아무리 몸부림쳐도 오는 봄을 어떻게 막겠냐마는, 세월에 떠밀려 가기 싫어하는 동장군의 심정을 이해하니 볼기짝의 모진 찬바람도 싫지는 않았다. 어짜피 가는 동장군 그 여운이라도 담아두자는 심정에서였다.
양재역을 지나 양재동 ‘시민의 숲’ 버스정류소에서 10시에 목요산 행팀은 목요일 거마산에 이어 오늘 일요일에도 청량산으로 발길을 인천에서 시외로 옮겨 보았다.
약속장소 ‘시민의숲’ 버스정류소에 내리니 약속시간 10시보다 20분이나 빨리 도착했다. 그런데 때 아닌 찬바람이 옷을 얇게 입고 간 나에게 찬바람이 마구 파고든다. 환기가 들 정도이다. T-샤스에다가 등산복에 내피를 분리하여 빼고 외피만 입고 갔기 때문이다. 움직이면 큰 문제가 안 되나 정류소에서 20분이나 기다리자니 옷을 단단히 입고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우리는 걸어서 매헌기념관을 지나고 경부고속도로 지하를 지나 트럭터미날 쪽으로 갔다. 다시 LG전자 서초연구소에서 양재대로를 건너 트럭터미날 부근에서 청계산으로 가는 입구를 택하여 올라갔다.
산을 올라 능선으로 접어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동장군의 찬바람이 엄습해 온다. 봄바람은 훈풍이고 겨울바람은 차가운 바람이다. 찬바람이 내 온몸을 덮치며 동장군이 몸부림친다. 산행중이라 추위는 모르겠으나 등산복에 달린 덮게 모자를 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 산을 오르면서 첫 번째 갈림길을 만나서 >
세찬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다시 능선 아래 길로 내려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다른 입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니 이정표가 없어도 자연히 방향이 정해지게 된다.
우리는 굴바위 산을 지나 청계산옥녀봉으로 가는 것이 오늘의 목표이다. 정상인 매봉도 있으나 오늘의 목표는 옥녀봉이다.
< 양지 바른 곳에서 잠시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가자>
현재시간 10시57분, 10시에 만나서 약 1시간 걸었다.
마침 솔나무가 바람을 막아주고 따뜻한 햇볕이 드는 양지바른 곳이 우리를 기다린다.
쉴 겸 쏘세지 안주로 가볍게 막걸리 1잔으로 기분을 전환한다. 우리는 매번 목요산행 때 마다 막걸리 2병을 사 가지고 간다. 1병에 4사람이 1잔씩 나오니 산행 중 2잔을 먹는 샘이다.
갈증도 풀고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그리고 산행이 끝나는 무렵에 1시30분이나 2시경에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산행을 하게 되는 날이면 사전에 거리 시간을 파악하고 긴 거리일 경우에는 간식으로 김밥을 가지고 갈 때도 있다. 또한 커피나, 국산차, 초코렛 등 과자도 준비한다.
가볍게 1병 비우고 다시 옥녀봉으로 향 한다
옥녀봉에서 반대편 능선을 따라 신원동 원터골로 내려 갈 작정이다.
주변에 있는 이정표는 옥녀봉까지를 1300m 표시하고 있었다.
< 이정표 옥녀봉 1300m >
주유소(?)에서 주유(酒遊)를 했으니 이제 시동을 걸어 부지런히 달려야겠다.
주유를 한 덕에 처음에는 가볍게 걸었으나 오름 길은 점점 우리를 힘들게 한다.
< 옥녀봉 가는 길은 계속 오름길의 연속이었다. >
옥녀봉은 보통 신원동에서 원터골을 지나 올라오는데 우리는 그 반대 코오스를 택하여 산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원터골에서 올라오면 멀지만 완만한 코오스이다.
능선 길을 다시 오르면서 동장군이 더욱 세차게 몸부림친다. 봄이 오는 문턱에서 이렇게 찬바람 맞기에는 처음인 것 같다.
히말라야산이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는 눈바람이 몰아치듯 우리에겐 옥녀봉이 우리들을 거부를 하는 가, 왜 이리도 바람이 부는가?
친구 중 k님이 아무래도 산행에 힘이 모자란 것 같다. 우리는 목요산행 덕분에 다리에 힘이 붙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으나 k님은 무척 힘들어 하는 눈치다. k님은 우리와 동기지만 목요산행엔 휴일이 아니면 참석을 할 수가 없다. 직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같이 일요일에도 가끔 산행을 한다.
평소에는 우리가 k를 부러워하는데 오늘은 k가 우리를 부러워해야 할 것이다. 건강은 무엇 하고도 바꾸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이제 옥녀봉을 200m남겨두고 있다.
< 옥녀봉에 드디어 도착 >
< 어서 오라구 >
< 야!~ 다 왔다. >
< 청계산 옥녀봉 정상에서 >
옥녀봉에는 11시54분에 도착 하였다. 양재시민의 숲에서 여기까지 1시간 54분만이다. 전국에 옥녀봉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이 10군데도 넘는다. 우리는 청계산 옥녀봉이다. 높이 375m의 옥녀봉은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가는 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 옥녀봉에서 본 관악산 >
< 옥녀봉에서 본 관악산 자락 아래 서울 경마장 >
정상에는 미리 온 사람들이 붐빈다, 주변에서 식사하는 사람, 음료수와 오뎅 파는 미니가게들 그리고 기념사진 찍기에 바쁜 산행 자들, 멀리 관악산이 보이고 그 아래 경마장이 보인다. 새로운 풍경에 도취되면서 정상을 올랐다는 기쁨이 산행 자 들을 기쁘게 하는 순간이다.
< 옥녀봉에서 본 청계산 매봉 >
우리는 먼 곳의 주변풍광을 둘러보고는 간단히 허기를 면하려고 가지고간 김밥 먹을 만한 장소를 물색 중이었는데 마침 바위 옆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도 막아주는 적당한 곳을 찾았다.
정면에는 멀리 청계산에서 가장 높은 매봉(618m)이 우뚝 서 있었다.
오늘의 목표는 옥녀봉이니까 다음에 한번 오르리라.
김밥 각자 한 줄씩 그리고 보온병에서 따끈한 매실차로 함께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거기다 막걸리 한잔까지 겸하니 부러울게 없다.
주위에는 여러 사람들이 오순도순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정겹게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나이가 많이 드신 어르신네 노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았다. 정성껏 싸온 점심을 서로 먹여주는 모습까지 보여주신다. 속으로 나는 말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행복 하세요! 라고 말이다.
또 어떤 이는 차가운 빵조각을 베어 물며 혼자 쓸쓸해 보이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나는 새삼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
가볍게 간식을 한 우리들은 올라 올 때의 반대 방향인 원터골로 향했다.
< 맛 나는 김밥 , 식사는 즐거워 >
< 따끈한 차도 한잔 할까?>
< 옥녀봉에서 원터골로 내려오는데 첫 번째 이정표 >
원터골로 내려오는데 첫 번째 이정표가 보인다. 매봉방향과 원터골 방향을 표시 하고 있었다. 마침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기꺼이 수락해준다. 역시 산사람은 마음이 모두가 통한다는 말이 정말인가 보다.
매서운 찬바람에 장갑을 벋고 사진 찍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 원터골 중간쯤 팔각정 쉼터, 돌탑옆에서 >
매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원터골로 내려가다 중간쯤에 위치하는 팔각정 쉼터에서 잠시 쉬면서 사탕과 커피로 입을 즐겁게 했다.
< 원터골 아래로 아래로 go! >
< 원터골 입구에 있는 등산 안내도 >
원터골은 이상하게도 골자기에 흐르는 물은 모두가 언 상태로 있었다. 그래서 원터(윈터?)골 인가? 대부분 얼음이 녹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우리는 내려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맞이하여 추운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드디어 13시8분에 신원동 원터골 입구에 도착 했다.
입구에는 청계산 등산안내도 입간판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안내도를 보면 상단 우측 길에서 올라와서 안내도그림 중앙부 아래로 내려 왔다. 상단 중아부에서 좌측으로 가면 매봉이다.
주변에는 전문 아웃도어 매장들이 경쟁하듯 들어서 있고 음식점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우리는 곧장 걸어서 우리가 처음 만났던 양재동으로 가기로 했다. 이곳에는 전철 분당선 있었는데 역 이름이 ‘청계산입구’ 역이다.
전철을 타고 갈 수도 있었으나 산 아래로 내려오니까 기온이 많이 풀려서 걷기에는 알맞은 날씨였다.
산자락으로 내려와서 청계산대로 옆 여의천에서 본 광경 >
구 도로 옆길을 따라 걷다가 여의천 옆길을 따라 걷기도하면서 양재동IC 를 지나 양제꽃시장을 지나니 양재동 ‘시민의숲’ 추모공원이 보였다.
KAL기 위령탑, 삼풍참사 위령탑,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이 있는 곳을 지나가다가 발길을 돌려 위령탑이 있는 곳에 가보았다.
< 좌측이 시민의 숲, 위령탑이 있는 곳. 우측이 양재동 꽃시장 >
북한은 87년11월29일 당시 88올림픽을 방해할 목적으로 KAL기를 폭파하여 115명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켰다. 그들의 혼을 위로하는 탑이다. 북한은 누구인가? 한반도의 같은 민족을 이러고도 그들은 아직도 날뛰고 있고 그들을 종속적으로 추종하는 무리가 대한민국을 잡겠다고 설친다.
그런데 국민들은 무관심인가? 모르고 있는가? 나라가 좌파 손에 넘어가도 좋단 말인가?
나는 나도 모르게 위령탑 앞으로 가서 고개를 숙이고 속으로 외쳤다.
‘아! 대한민국이여 ~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희생자 여러분이라도 굽어 살펴주소서!’
14시가 다 되어 간다. 인근에 있는 매헌 기념관으로 가려다가 힘도 들고 배도 고프고 해서, 양재동에 사는 K님이 우리를 맛 집으로 안내를 했다. 오리고기가 전문인데 아주 유명하단다.
저녁이면 줄을 서야 할 정도란다. 오리 주물럭을 주문시키니 철판에 양념 부추, 묵은 김치, 콩나물무침이 나오고 시래기 된장국에 밑반찬이 딸려 나온다. 잘 꾸어진 오리고기에다 철판에서 익은 부추, 콩나물, 묵은 김치와 함께 상추쌈 싸먹는 맛은 배고프고 지친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 넣는 것 같았다.
소주잔을 부딪치며 우리는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 건강을 위하여 ! >
소주 몇 순배를 하고나서 14시45분에 맛 집을 나서 매헌기념관으로 갔다.
매헌(윤봉길의사 아호)기념관도 양재동 시민의숲 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처음만난 정류소부근이라 가는 길에 반드시 들러 보고 싶었던 곳이다.
< 윤봉길의사 동상 >
< 매헌기념관을 들어간다. >
< 광현단(光顯堂) >
동방에 새로운 빛이 떠올랐다는 뜻의 광현당은 매헌이 태어나 4살까지 살았던 곳 이라한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서 1908년6월21일 태어났다.
< 丈夫出家生不還(장부출가생불환) 매헌의 친필 >
‘사내대장부는 집을 나가 뜻을 이루기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라는 윤봉길의사의 비장한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글 앞에서 그분의 각오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의거를 결심하는 윤봉길 >
< 상해에서 의거현장>
1932년4월29일 11시40분 상해에서 의거를 감행하는 윤봉길의사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이다.
< 1층 전시실에 있는 윤봉길 동상과 함께 >
< 양재동 시민의숲 버스정류소앞에서 본 청계산 >
< 양재동 시민의숲 버스정류소와 지하철역 으로 가고있다>
매헌기념관을 나온 시간은 16시25분이었다.
“중국의 백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인이 해냈다.” 라고 극찬하면서 임시정부를 적극 지원하여 상해임시정부가 부활되었고 대한민국의 독립과 국군건군의 초석이 되는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쾌거로 받아드리고 있다.
1932년 12월19일 일본군의 사형 집행으로 25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순국하신 윤봉길의사의 숭고한 애국, 애족정신과 살신성인 하신 그분의 뜻을 우리는 조금이라도 기억하는가? 모르는가? 답답한 국민들이여!
저마다 살아가기가 바빠서 자기만 살겠다는 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의연히 매헌기념관을 나왔다.
오늘 청계산을 10시부터 14시까지 산행을 하면서 느낀 것 두 가지가 있다.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도 어쩔 수 없이 세월 앞에 밀려나겠지만 우리라고 해서 세월을 비켜 갈 수 없는 것 아닌가? 세월의 시간 속에 순응하며 멋지게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하여야겠다는 생각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윤봉길의사의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애국, 애족하는 그 뜻을 깊이 새기고자하는 것이다.
처음 아침에 우리가 만났던 버스 정류소에 도착하니 9300번 광역버스가 제일 먼저 도착한다. 나와 다른 버스를 타는 친구들이 멀어져가며 버스는 상동을 향하여 달린다.
감사합니다.
2012.3.18 염영호
-21- 끝.
첫댓글 추위에도 불구하고 옥녀봉 좋았어요! 독사진 한장 어떼요?
멋쪄버려~ ㅋ ㅋ
청계산 옥여봉 정상을 정복한 목요 산행팀 대단 하십니다.휘말리아 산악팀 못지 않게 옥여봉 개시판을 등지고
찰영한 4분 다 용감한 모습 cj 슈가 그룹 회원들의 귀감이 되겠습니다.또한 매헌 윤봉길 기념관을 찾는 불타는
애국 정신이 더욱더 훌륭 하십니다.감사하게 잘보고 갑니다.
그렇게 과찬의 말씀을 해 주시니 몸둘봐를 모르겠습니다. 계속 좋은 글과 사진을 올리도록 하곘습니다
감사합니다.
봄을 시샘하듯 쌀쌀한 날씨에 목요산행팀 정겨운모습들 정말 멋져요 청계산 옥녀봉 정상에 오른 상쾌한기분 마음끗 즐기며 윤봉길의사 동상과
매헌 기념관을 찾아 산행한 기행문을 보면서 목요산행팀 따라 산행한번 잘하고 즐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선배님들의 관심과 배려에 더욱 노력하여 좋은곳을 찾아 보고드리겠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