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河南)성 숭산(崇山)의 소림사(少林寺)가 논란에 휩싸였다는 외신입니다. 소림사가 내년 베이징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우슈(武術)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소림사 측은 “쿵푸는 명상과 수련일 뿐이므로 속세의 이름을 좇아 스포츠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문파의 무술인들은 “승려들이 경기에서 질까봐 두려워 꽁무니를 뺀다”고 야유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문중 별로 독특한 무술이 있으며 소림권을 비롯해 당랑, 태극, 미종, 팔괘, 영춘권 등 800여개의 문파가 있다고 합니다.
소림사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는다니 1990년대 말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태권도 사범들이 직업을 바꾸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이전에는 태권도가 동양의 신비한 심신 수양법으로 소개되며 왕의 스승들을 배출했지만, 88올림픽 이후 격투 스포츠로 인식되면서 인기가 급락한 것이죠. 당시 사범 중에는 침술로 전업을 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소림사가 이런 세속화의 함정을 두려워한 것일까요?
소림사는 496년 북위의 효문제가 발타(跋跎)선사를 위해 창건했으며 530년 인도에서 ‘동쪽으로 온’ 달마가 9년 동안 면벽 좌선하고 나서 소림권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대학시절 읽은 <중국무술사>에 쿵푸의 원조는 달마대사, 취권(醉拳)의 원조는 수호지의 노지심으로 기록돼 있던 것이 떠오르네요. 소림사가 있는 덩펑(登封)시에는 76개 무술학교에서 6만 여명이 장래의 이연걸을 꿈꾸며 무술 수행을 하고 있으며 테스트를 통과한 1만 여명은 소림사에서 직접 쿵푸에 열중한다고 합니다.
쿵푸와 우슈는 비슷하면서도 어원적으로 다릅니다.
쿵푸의 한자어는 ‘공부’(工夫 또는 功夫)입니다. 지아비, 즉 가장(家長)이 되기 위한 노력을 뜻하며 여기에는 문(文)과 무(武)의 양대 축으로 이뤄집니다.
이 중 무술공부(武術功夫)가 서구에 알려지면서 ‘쿵푸=무술’이라는 개념으로 소개된 것입니다. 이 무술의 중국어 발음이 우슈이고요.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에 중국무술이 ‘18기’라는 이름으로 수입됐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교실에서의 공부를 슈에시이(學習)이라고 불러 문무를 포괄하는 쿵푸와 구분하고 있습니다.
삶은 공부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뛰어난 인물은 눈을 감을 때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만든 ‘학습=공부’의 좁은 테두리에 공부를 가둬버리고 있는 듯합니다. 여러분 모두 공부하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공부는 지식과 정신의 수양과 몸의 단련을 함께 포함하는 것이겠죠? |
첫댓글 자기관리.... 바쁜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참으로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
중국의 쿵푸는 소림사가 가장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방에 농민서부터 대부분의 사람이 쿵푸를 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게 자랑의 꺼리가 아니고 남들도 다 하는 그런거죠~ 그래서 쿵푸를 잘한다고 떠드는 것을 싫어한답니다. 우리가 가끔 숨은 고수라고도 하죠~ 중국의 오지(?)에는 진짜로 수염길게 기르고 복수를 꿈꾸는 사람을 제자로 할 스승들이 많을꺼 같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