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향하여!
곽 영준
휴전 이듬해인
1954년 10월 1일
분단의 아픔과 흔적위에
천막치고 시작한 철원교회
어언 70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통일 후 비상을 준비하며
용암 대지 드넓은
한반도 정중앙에
십자가 높이 우뚝 서 있다
어렵고 시리던 시절
접경지역 잔뜩 움츠린 곳에
복음을 심어
마침내 무성한 숲을 이루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헌신이 있었을까
말없이 지켜본 금학산 너는 알리라
어느 누가 많이 땀 흘렸는지를
굽이굽이 긴 세월 흘러온 한탄강 너도 알리라
남몰래 흘린 눈물들이
어떻게 모이고 모여 강물 되었는지를
때로는 넉넉지 않음을
오히려 은혜의 재료로 삼았고
너그럽지 못한 이들과
담쌓는 대신 차라리 품어 안았으며
이리저리 찔려 상처 난 마음은
은밀히 주님께만 내어 보였다
아!
지난날 산전수전 공중전
모든 어려움 다 이겨내고
도도히 흐르는 저 강물처럼
굳세게 달려온 철원교회여!
앞으로도 영원한 생명선 되어
죽어가는 이들을 구원하고
어둠의 세력에 파선하지 않도록
피 흘리기까지 싸우고 또 싸우며
거룩한 여정을 쉼 없이 이어가라
그 어느 곳보다
통일의 명분과 실리를 가진 땅에서
평화통일 복음통일을 위해
매일 새벽
초봄 21일
초가을 153시간
쉬지 않고 부르짖으며
민족사명을 감당하라
머잖아
원산으로 철마가 달리고
금강산을 향해 기적이 울리며
저 멀리 유라시아를 향한 관문이 열리리니
드로아의 환상을 바라보며
은혜의 70년을 지나
100년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라!
(2024년, 철원감리교회 설립 70주년 기념시)
편견에 대하여
곽 영준
치우친 판단이다
바꾸기 어려운 비호의적 태도다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면 문제가 된다
누군가의 영향으로 생겨난
상처인줄 모르는 상처다
새살이 돋기 전 방치되어
의식 무의식 어딘가에
피 흐른 채로 묻어있다
그래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늘 아프고 쓰리다
고쳐야 한다
다양한 창으로 보며
좁아진 생각을 넓히고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전체를 보아야 한다
때로는
두 눈도 감아야 한다
그러면 겉보다 속이 보이고
반대편에 놓인 소중한 가치가 보이리라
바로 관용이다
상대의 소중함이다
-곽영준 시인 약력-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선교학 박사
.연세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월간 <문예사조> 시로 등단
.제13회 짚신문학상 대상 수상
.현재 철원감리교회 담임목사
카페 게시글
짚신문학 26호 원고 모집
곽영준 시-100년을 향하여,편견에 대하여
오동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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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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