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초음파와 전자 태아감시장치, 진통억제 약물의 발달로 과거에 유행하던 역아 외회전술 (ECV : External Cephalic Version) 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역아 외회전술이란 복벽 밖에서 물리적인 조작을 가해 역아나 횡위의 태아를 두정위로 바꿔 태아의 머리가 산모의 골반 쪽으로 위치하게 함으로써 자연분만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술을 말합니다.
ACOG (미국 산부인과 학회, 2001)는 가능하면 역아 외회전술을 통해 둔위 상태의 태아를 정상위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역아 외회전술의 성공률은 35-85%로 보고되며 평균 약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ACOG, 2000). 가장 큰 종합연구보고서에 의하면 (Zhang, 1993), 평균 65% 성공률을 보이며 역아 시도자 가운데 37% 정도가 제왕절개분만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태아는 임신 36-37주가 되면 머리가 골반 아래로 향하게 되지만 4-6%정도는 역아상태(둔위)로 남아 있게 되고 이 주수 이후에는 태아가 자궁 안에서 자리바꿈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때 역아 외회전술을 시행하면, 역아의 빈도가 1-2% 정도 감소하면서 제왕절개분만율도 감소하며, 이에 따라 분만비용도 감소하는 것으로 학계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36주 이후에는 역아가 스스로 두정위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대개 외회전술은 임신 36주에 시행합니다. 이 시기 이전에 시행하면 아기가 작아서 외회전술의 성공률은 높으나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있고, 조기 분만에 이를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36주에 외회전술에 성공하면, 아기의 위치는 일단 유지됩니다.
외회전술을 해선 안되는 금기증으로는 자연분만이 금기되는 상황들을 모두 들 수 있습니다. 가령, 전치태반, 태아가사 상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브이백 분만에 있어 외회전술은 하지 않는 병원도 있기는 하지만, 위험하지 않다는 논문이 숫자적으로 더 우세합니다.
그럼, 역아 외회전술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산모들은 누구일까요?
먼저 경산부 일수록, 아이를 많이 낳은 산모 일수록 성공률이 높습니다. (Zhang and al. 1993)
두 번째로는, 아기의 위치가 좋아야 합니다. 아기가 엄마골반에 진입하지 않고, 아기의 척추가 엄마의 앞뒤로 위치하지 않고 옆으로 위치하는 경우가 성공률이 높습니다. 특별히, 횡위인 경우에는 90% 이상에서 성공합니다.
세 번째로는, 적정한 양수 양을 보여야 합니다. 그 외 임신 주수가 빠를수록 성공 확률이 크고 (물론 이 경우는 나중에 다시 돌아갈 확률도 큽니다), 그 밖에, 엄마가 비만이 없을 것, 태반이 자궁의 전면에 위치하지 않을수록 성공 확률이 큽니다.
반대로 성공확률이 떨어지는 경우는 대개 세 가지 이유가 가장 큽니다.
아이가 이미 산모 골반내로 진입한 경우, 시술 시 자궁이 단단하게 뭉치는 경우, 태아의 머리가 잘 안 만져지는 경우를 이유로 듭니다. 이 세 가지 이유 중 하나도 없으면 성공률이 94%, 두개 이상이면 20% 이었고, 셋 이상이면 단 한 예도 성공하지 못한 것을 보고한 문헌도 있습니다. (Lau, 1997)
시술을 시행하기 전에 자궁수축 억제제를 쓰면 자궁근육이 단단하게 뭉치는 것을 방지하여 성공률을 높여줍니다. 특히 초산모의 경우에는 그 효과가 큽니다. 여기에 경막외 마취를 추가하면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Schorr, 1997) 그 밖에도, 침술, 최면에 의한 이완법. 청각에 의한 자극법 등으로 역아가 두정위로 돌아갈 확률을 높여준다는 문헌보고도 있습니다.
역아 외회전술 시행 시 시술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모가 불편을 많이 느끼거나, 태아의 심박동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경우 등에는 시술을 중단해야 합니다. 합병증으로는 태반 조기박리, 자궁 파열, 양수 색전증, 태아-모체간 출혈, 동종면역반응, 조산, 태아가사 등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Collaris와 Oei는 7377명의 시술예가 포함한 44개 논문을 리뷰하면서 역아 외회전술이 산모나 태아 모두에게 안전한 시술이라고 결론지은 바 있습니다 (2004년).
따라서, 임신 36주경에 태아가 둔위(역아)로 있는 경우 역아 외회전술의 시행은 안전하고 좋은 시술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성공률을 보이는 역아 외회전술은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