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도둑놈의갈고리
오늘은 [국제연합일]로 번역되는 [UN Day]입니다. 1945년 10월 24일 국제연맹을 계승한 국제연합 (UN) 창립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우리나라는 6.25전쟁 때 UN이 참전한 것을 계기로 1950년부터 오늘을 국가기념일 및 법정공휴일로 지정했었는데요, 1976년에 법정공휴일에서는 제외되었지요.
UN의 창립목적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평화일텐데요, 올해 UN총회는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과 공갈 협박의 장이 되었던 것 같아 많이 아쉬웠지요?
유엔의 날 한국의 탄생화는 [콩과 도둑놈의갈고리속] 식물들입니다. 국제 사회의 권력 구조 속에서 UN회원국의 속마음은 순수한 인류 평화나 아름다운 인류의 미래 설계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잔머리를 굴리고 다른 나라를 이용해 먹는 도둑놈 마음인 것 같지요. 아무튼 도둑놈의갈고리속 식물은 식물도감에는 6종이 있는데요, [도둑놈의갈고리], [큰도둑놈의갈고리], [개도둑놈의갈고리], [애기도둑놈의갈고리], [긴도둑놈의갈고리] 그리고 [된장풀]이 오늘의 주인공이랍니다.
콩과의 식물인 만큼 열매를 담고 있는 꼬투리가 있는데요, 두 쪽으로 나뉘어져 있고 끝마디가 뾰족하고 낚시바늘처럼 살짝 휘어져 있는 독특한 모양이랍니다. 꼬투리의 겉면에는 갈고리 모양의 털이 있어 사람들 옷에 잘 달라붙는데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몸에 달라붙는 형태에서 [도둑놈의갈고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도둑놈의갈고리]는 전국적으로 깊은 산속에 분포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지엽적으로 자라거나 혹은 개체수가 드물어서 구경하기 힘들답니다. 도깨비바늘도 마찬가지이지만 열매가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잘 달라 붙는 이유는 동물을 이용해 종자를 멀리 퍼지게 하려는 식물의 의도로 그렇게 진화되었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콩과의 식물들은 열매를 담는 꼬투리는 있어도 이런 갈고리털은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도독놈의갈고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의 존재를 아주 오래 전에 인지를 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꼬투리에 동물의 털에 잘 달라 붙게 갈고리 모양의 털을 디자인 했다는 결론이 성립하지요. 굉장히 고난이도의 판단이고 설계이며 공정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철학적 의문이 생깁니다. 두 가지 질문이 나올 수 있지요. 첫째로 뇌와 눈 등의 판단기관과 감각기관이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움직이는 동물을 인지할 수 있었을까? 혹시 식물들은 우리와 다른 방법으로 감각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둘째로 수백만번의 대를 이어오면서 오랜 세월에 걸친 이런 진화의 과정과 결론은 그냥 어찌어찌 이루어진 [우연의 산물]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디자인했던 [작용의 결과]인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형이상학적인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 각자의 몫이겠지요.
이런 것들을 좀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연구하고 판단을 하는 것이 우주와 생명을 연구하는 철학자인 제가 하는 일이랍니다. 이런 작업을 통하여 형이상학의 목적인 우주와 생명의 본질에 접근해 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본질로의 접근을 통하여 인류가 한단계 더 진보할 수 있기를 바란답니다. 그것이 약육강식의 싸움의 세계를 뛰어 넘어 UN의 창립 이념에도 맞는 평화와 어울림의 세상으로 가는 길이라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도둑놈의갈고리]를 통해 진화의 비밀과 평화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보시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