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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간질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 정숙향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독성물질 등이 우리 몸에 침범하면 면역체계가 발동된다. 면역세포가 직접 작용하거나 항체를 만들어서 세균, 바이러스 등에 대항한다. 면역체계는 자기 몸의 구성요소(세포나 단백질)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이것을 면역관용이라 하는데, 자기항원에 대하여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자가 면역이라 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질환을 자가 면역 질환이라고 한다.
자가면역간질환은 전체간질환에서 약 5% 정도를 차지하는 드문 만성 간질환으로 바이러스간염, 약제나 독성간염, 대사 및 유전적 간질환을 배제하고 진단된다. 자가면역간질환의 종류는 자가면역간염(autoimmune hepatitis, AIH), 원발담즙성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PBC), 원발경화성 담관염(primary sclerosing cholangitis, PSC), 면역글로불린4 연관 담관염(IgG4-associated cholangitis, IAC) 그리고 overlap syndrome이 포함되는데 AIH는 간세포가, 나머지 질환에서는 담도와 담관세포 손상이 주된 병변이다. AIH나 IAC에서는 prednisolone과 azathioprine이, PBC에서는 ursodeoxycholic acid (UDCA)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이지만 PSC에서는 효과적인 치료가 아직 없다. 본고에서는 자가면역간질환의 종류와 감별진단, 그리고 치료에 대해 요약 기술하고자 한다.
자가면역간염(AIH)
▲ 병태생리 및 역학
유전적 소인, 환경적 유발인자, 면역관용의 실패에 의한 간세포 항원에 대한 T세포면역반응이 기전으로 제시되는 만성적이며 재발성 간염이다. 여성에서 호발하고 인구 10만명당 15명 정도의 유병률이 북유럽에서 보고되어 있다.
▲ 임상적 소견
남녀비는 1:3이며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혈청내 자가항체의 발현과 immunoglobulin치의 상승이 특징적이다.
무증상에서 전격성간염까지 임상적으로 다양하게 발현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15년 내에 49%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고, 중증질환으로 발현하였을 경우 6개월 이내 사망률이 0%에 이를 수 있다.
▲ 진단
혈청 아미노전이효소와 감마 글로불린의 증가,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ies, ANA), 평활근항체(anti-smooth muscle antibodies, ASM) 또는 anti-LKM1의 존재여부와 간생검 소견으로 진단하는데 바이러스 간염이나 약제, 알코올, 기타 독성 간염을 배제하고 유전적, 대사성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이 불확실하거나 또는 연구를 시행할 경우 점수제 진단법을 이용한다. International autoimmune hepatitis group (IAIHG)에서 제시한 점수제(1999년)가 사용되어 오다가 2008년 단순화된 점수제가 도입되어 다양한 나라에서 진단적 가치가 검증되고 있다.
▲ 치료
혈청 아미노전이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10배 이상 증가되거나, 5배 이상 증가되면서 감마 글로불린치가 2배 이상 증가할 경우, 간생검에서 심한 염증과 괴사 소견을 보일 경우 치료의 적응증이 된다. 치료는 prednisolone 30mg에 azathioprine 50mg을 병합하거나 prednisolone 60mg 단독으로 시작하여 4주 동안 감량하여 유지요법으로 prednisolone 10mg+azathiprine 50mg 또는 prednisolone 20mg을 사용하며 치료기간은 최소한 2년 이상 생화학적 검사상 호전을 유지한 후에 치료를 중단할 수 있으며 치료기간 동안 면역억제제의 다양한 부작용에 대처하여야 한다. 치료반응이 불량한 경우 면역억제제의 용량을 올리거나 기간을 연장하여 치료한다.
▲ 예후
통상적인 면역억제치료에 80%의 환자가 반응하여 remission이 오고 20년 생존률이 80%에 이른다. 그러나 초치료를 종료한 후에 절반 이상에서 재발하므로 치료종료 후에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하며 재발 시에는 재치료가 필요하다. 간부전이 진행하면 간이식의 적응증이 되며 간이식후 5년 생존률은 85%, 이식후 AIH의 재발률은 68%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에 이르면 간세포암의 위험이 올라가므로 정기적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 우리나라의 연구결과
2004년 다기관 후향연구 결과 172명의 AIH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평균나이는 48세, 남녀비는 1:9, 간경변증으로 발현한 경우가 22%, 항핵항체 양성률 92%, 항평활근항체 양성률 31%였다. 치료반응은 remission이 69%에서 관찰되었다
2010년에 보고된 단일기관 후향연구 결과 86명의 AIH환자들에서 평균나이는 51세, 남녀비는1:5, 황달 및 피로감이 흔한 증상이었고 97%에서 항핵항체 양성이었다. 86%의 환자가 prednisolone+azathioprine으로 치료받았고 84%에서 remission을 보였으며 면역억제제를 중단한 24명중 1년이내 재발률 42%를 보였으며 전체환자들의 10년생존률은 96%로 매우 좋은 예후를 보였다
원발담즙성담관염(PBC)
▲ 병태생리 및 역학
주로 중년여성에서 발생하는 만성적 간내 소담관염으로, PBC에 걸린 직계가족이 있거나 요로감염, 흡연력, 여성호르몬 사용력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5년 내에 15%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 임상적 소견
임상적으로 통일된 발현양상을 보이며 평균연령이 50대 중반, 남녀비가 1:9로 남녀간의 병의 경과는 다르지 않으며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증상 없이 간기능검사 이상으로 진단되고 흔한 증상으로는 피로감과 가려움이다.
고지혈증, 입마름과 눈마름, 골감소증 등이 동반될 수 있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경우 문맥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간세포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 진단
아래 3가지 진단 기준 중에서 2가지를 만족할 경우 진단한다.
(1) 담즙정체형 생화학검사 이상소견(알칼리성 포스파타제 상승, 대부분 2배 이상)
(2) 항미토콘드리아항체(antimitochondrial antibody, AMA) ≥1:40
(3) 간생검상 nonsuppurative destructive cholangitis, destruction of interlobular bile duct
▲ 치료
진행정도에 상관없이 ursodeoxycholic acid(UDCA) 13-15mg/kg/day를 투여한다.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cholestyramine 4g/dose로 1일 최대 16g까지 투여할 수 있으며 UDCA투여 전후 2-4시간 경과하고 투여한다. Cholestyramine으로 호전이 없는 경우 rifampicin 150-300 mg/day, naltrexone 50mg/day, sertraline 75-100mg/day를 투여해볼 수 있다. 눈마름 및 구강마름에 대한 보존치료를 하고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calcium 1,000-1,500 mg/day, vitamin D 1,000IU/day, alendronate 70mg/week를 투여할 수 있다. UDCA에 불응하는 환자의 치료제로 glucocorticoid(prednisolone or budesonide)나 methotrexate를 UDCA에 추가해서 반응을 볼 수 있으며(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 최근에 farnesoid X receptor (FXR) agonist인 obeticholic acid, 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 α(PPAR α) agoinst인 bezafibrate, fenofibrate가 새로운 약제로 대두되고 있다.
▲ 추적 및 예후
UDCA는 평생 투여해야 하며 3-6개월 간격으로 추적하되 갑상선기능을 연간 시행하고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간암에 대한 선별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UDCA치료시 10년 생존률은 84%, 20년 생존률은 66%로 조기 진단시 PBC가 없는 인구의 생존률과 차이가 없다. 간부전이 진행되면 간이식의 적응증이 되며 간이식후 5년 생존률은 80-85%, 이식 후 PBC가 15% 정도의 환자에서 재발된다.
▲ 우리나라의 연구결과
우리나라 다기관 후향연구 결과 251명의 PBC 환자들에서 평균나이 54세, 남녀비 1:9, 무증상 진단 61%,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단된 경우 12%였으며, 항미토콘드리아항체는 98%에서 양성이었더. 88%의 환자가 UDCA로 치료받았고 5년 생존률은 95%였으며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고빌리루빈혈증, 저알부민혈증, 복수, 높은 Mayo score등이었다.
원발경화성 담관염(PSC)
▲ 병태생리 및 역학
임상적으로 상당히 이질적인 발현양상을 보이는 만성적인 중소담관의 섬유성 협착과 확장을 초래한다. 남성에서 호발하며 대부분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하고 서서히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며 담관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 임상적 소견
남녀비는 2:1 평균나이는 40세이고 절반정도의 환자가 가려움증, 우상복부 통증, 피로감, 고열 등의 증상으로 발현한다. 80% 정도의 PSC환자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하는데 대부분이 궤양성대장염이다.
▲ 진단
담증정체형 생화학적 검사이상을 동반하면서 담도 영상검사상 전형적인 소견(불규칙적인 담관 협착과 확장)을 보일 경우 진단할 수 있고, 영상소견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 간생검을 시행하여 fibro-obliterative cholangitis를 포함하는 부합되는 소견이 보일 경우 PSC로 진단한다(small duct PSC). Perinuclear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ies (pANCA)가 26-94%에서, ANA가 8-77%, ASM이 0-83% 검출될 수 있다. 감별진단으로는 2차성 협착성 담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간내담석질환, 술이나 외상에 의한 담관손상, 간내동맥항암화학요법의 합병증, IgG4-associated cholangitis (IAC), AIDS cholangiopathy, ischemic cholangitis, cholangiocarcinoma 등이 있다.
▲ 치료
UDCA 15-20 mg/kg/day 를 투여할 경우 간기능검사의 호전은 보이나 생존률 향상은 없으며 28-30 mg/kg/day 용량에서 오히려 생존률 감소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에는 UDCA투여를 권유하지 않는다. 담도내 주협착이 존재할 경우 예방적 항생제 투여 하에 내시경적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 할 수 있다.
▲ 추적 및 예후
PSC진단을 받으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염증성 장질환의 동반 유무를 확인하고 동반되었을 시에는 대장암 선별검사로 1-2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한다. 간-담도암(cholangiocarcinoma, gallbladder adenocarcinoma, hepatocellular carcinoma) 선별검사로 최소 1년에 한번은 복부초음파를 시행한다. 간부전이 진행되면 간이식의 적응증이 되며 이식 후 5년생존률은 85%로 보고되고 5-10년 후에 약 20%의 환자에서 PSC가 재발한다.
Immunoglobulin G4-associated cholangitis (IAC)
▲ 병태생리 및 역학
60대 남성에서 호발하는 섬유화 염증성 담도질환으로 영상소견으로 PSC 또는 hilar cholangiocarcinoma와 쉽게 구분되지 않으나 Glucocorticoid에 잘 반응하고 IgG4 associated autoimmune pancreatitis 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임상적 소견
평균나이는 65세, 남녀비는 8:1이며 PSC와 달리 염증성 장질환과 연관성이 낮으며 췌장이나 신장 등 간외 장기 침범이 흔히 병발한다. 70% 이상의 환자들에서 혈청 IgG4 치가 상승되어 있고 prednisolone 에 높은 반응률을 보인다.
▲ 진단
Biliary stricture (intrahepatic, proximal extrahepatic, intrapanctreatic bile ducts)가 존재하는 환자에서
(1) 수술이나 생검으로 확인된 autoimmune pancreatitis (AIP)나 IAC가 확인된 경우진단 가능
(2) 전형적인 AIP의 영상소견과 혈청 IgG4상승이 동반될 때 진단 가능
(3) 아래 4개 기준 중에서 2개 이상을 충족하고, 4주간의 steroid 치료에 반응하는 경우 진단 가능(stent를 성
공적으로 제거하고 간기능검사의 호전, 혈청 IgG4와 CA19-9가 감소하는 경우를 steroid에 반응했다고 판단함)
가) 혈청 IgG4상승
나) suggestive pancreatic imaging
다) other organ involvement (sclerosing sialadenitis, retroperitoneal fibrosis, GI involvement, abdominal
lymphadenopathy with IgG4-positive plasma cells)
라) > 10 IgG4-positive cells/HPF on biliary biopsy
▲ 치료
Prednisolone 30-40 mg/day에 높은 반응률을 보이며 매주 5 mg씩 감량하다가 중단하는데 대부분 3개월 치료한다. 치료 후 24-68%에서 재발을 보이고 이 경우 azathioprine (2 mg/kg/day)을 prednisolone에 추가하여 치료할 수 있다.
▲ 예후
장기적 예후에 대한 연구가 없으나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고 간부전 상태에서는 면역억제제 치료가 효과 없으며 간이식후 좋은 경과를 보인 증례가 보고되어 있다.
Overlap syndrome
2가지 자가면역간질환의 특징을 동시에 또는 경과관찰 중에 보이는 경우로 정의된다.
▲ AIH/PBC overlap
10% 정도의 AIH환자들에서 PBC소견에 부합하는 담관손상을 보이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진단기준은 PBC, AIH 각각의 criteria 3가지 중에서 2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로 한다.
PBC criteria: AP > 2× UNL or gGT > 5× UNL, AMA ≥ 1:40, compatible liver biopsy findings AIH criteria: ALT > 5× UNL, IgG > 2× UNL or ASM (+), compatible liver biopsy findings 치료는 UDCA 13-15 mg/kg/day로 시작하여 반응이 없을 때에 steroid/azathioprine을 추가해본다.
▲ Sclerosing cholangitis/AIH overlap
10%정도의 AIH 환자들에서 liver MRI나 조직소견을 상세히 살펴보면 PSC소견이 동반되어 있고, 10%정도의 PSC 환자들에서 AIH가 동반된다. 치료는 UDCA에 면역억제제 병합이 주로 시도되고 있다.
결 론
자가면역간질환은 드문 간질환으로 각각의 질환에 대한 지식과 진단적 의심을 가지고 있어야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질환의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치료에 잘 반응하고 장기 예후가 좋다. 따라서 임상의들이 이러한 내용을 주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나라 환자들에 대한 임상적, 실험실적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자가면역 간염 : 최근의 국내 추세를 중심으로
이 영 상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서 론
자가면역성 간염(autoimmune hepatitis)은 조직학적으로 문맥 주위 염증(periportal hepatitis)을 특징으로 하는 지속적인 간손상과 고감마글로브린혈증, 자가항체의 출현, 그리고 부신피질호르몬을 포함한 면역억제요법에 대한 좋은 반응 등 자가면역 질환의 임상상을 보이는 원인미상의 만성 간질환이다. 구미에서는 간이식을 받는 말기 간질환 환자의 2.6~5.9%가 자가면역성 간염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유병률의 지역적 편차가 심하고, 바이러스 간염의 만연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질환이나, 질환에 대한 이해와 객관적인 진단기준의 도입으로 그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B, C, D형 바이러스 간염, 알콜성 간질환, Wilson씨병, alpha-1-antitrypsin 결핍증, 약제성 간손상, 그리고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 조직학적으로 문맥 주위 간염을 초래하는 흔한 원인이므로, 이들 다른 질환의 배제가 진단에 필요하다(표 1).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억제요법으로 예후를 현저히 개선시킬 수 있는 질환이나 이 면역억제요법은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게는 경과를 악화시킬 수 있는 치료이므로 우리나라와 같은 바이러스 간염의 만연지역에서는 그 감별에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임상상
전형적인 증례는 급ㆍ만성 간염의 증상을 가지고 내원하는 여성으로(남녀비 약 1:4) 10대에서 7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으나 40~60세가 호발연령이다. 대부분 서서한 발병을 보이나 30~40%는 급성 간염의 형태를 취하며, 진단 당시 약 30%에서는 이미 간경변증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주로 상승하며, 심하면 혈청 빌리루빈이 상승하나, 혈청 알칼라인 포스파타제는 정상이거나 경도의 상승을 보인다. 통상적인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는 음성이며, 최근 약제 사용력 및 알콜 남용의 증거가 없다.
혈청 감마글로불린치(특히 IgG)가 상승하며, 항핵항체(antinuclar antibody) 및 anti-LKM1(제1형 간신소포체항체) 등 자가항체의 양성 반응을 보인다. 본인이나 가족이 다른 면역 질환을 동반할 수 있으며(약 40%), Wilson씨병 등 다른 대사 질환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간조직 검사상 다른 간 질환을 시사하는 소견 없이 계면 간염(interface hepatitis)과 심한 림프구 및 형질세포 침윤을 관찰할 수 있다(표 2).
이와 같은 전형적인 예의 진단은 어렵지 않으나, 비전형적인 예의 진단을 위해서는 병에 대한 이해와 감별 질환을 위한 자세한 병력 및 검사가 필수적이다. 출현하는 자가항체에 따라 제1형(항핵항체 및 항평활근 항체, anti smooth-muscle antibody)과 제2형(anti-LKM1)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제1형은 전 연령층과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하나, 제2형은 더 젊은 여성층에 흔하고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 분포한다. 제2형이 제1형보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나쁘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①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정상 범위의 10배 이상 또는 ② 5배 이상이고 혈청 감마글로불린치가 정상치의 2배 이상, 그리고 ③ 조직학적 검사상 가교상 괴사(bridging necrosis)나 다포상허탈(multiacinar collapse)을 보이는 경우 중증으로 분류되며 적극적인 관리의 대상이 된다(표 3).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 및 감별진단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간염의 증명, 항진된 면역반응, 적합한 조직학적 소견, A, B, C형 등 바이러스 간염의 배제, 알콜성 및 약제성 간손상 배제 그리고 일부 유전 질환에 의한 만성 간질환의 배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충분한 자료수집이 필요하다. 만성 간염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6개월 관찰기간은 불필요하며 임상적으로 의심되고, 조직학적으로 부합한 소견이 보이면 조속한 치료로 예후를 개선시켜야 한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항핵항체, 항평활근항체, anti-LKM1, 항미토콘드리아 항체(antimitochondrial antibody, AMA) 등 자가항체의 존재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며 충분한 역가의 자가항체의 출현은 자가면역성 간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AMA의 존재는 원칙적으로 자가면역성 간염 진단에 반하는 소견이나, 드물게 자가면역성 간염의 소견과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증(primary biliary cirrhosis)의 소견이 공존하는 중복 중후군(overlap syndrome)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상적으로 자가면역성 간염이 의심되나 통상적인 자가항체 검사가 음성인 경우 anti-SLA/LP 등 다른 자가항체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실험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면역매개 간손상의 간접적 증거로서 혈청 총 글로불린치, 감마글로불린치, 그리고 IgG의 상승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조직학적으로 만성 바이러스 간염과 구분이 쉽지 않으나 문맥 주위의 림프구 및 형질세포 침윤, 계면 간염의 소견, 간세포의 rosetting 등을 조직학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확정적인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에 필수적이다. 전형적인 문맥 주위 간염의 소견이 없거나 담관손상을 주로 보이는 경우, 그리고 다른 질환에 합당한 조직소견이 나타나면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이 불가능하다. A, B, C형 바이러스 간염, 알콜 및 약제에 의한 간손상, 그리고 일부 유전 질환의 배제가 자가면역성 간염의 진단에 필요
하나, 알콜섭취의 병력 청취가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고, 일부 약제가 자가면역 간염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그 해석에 주의가 요망된다.
이 외에도 성별, 다른 자가면역 질환의 동반, 특정 HLA 표현형의 동반 등이 진단에 참고가 되며, 이러한 여러 조건들을 점수화하여 좀 더 예민하고 객관적인 개정된 진단기준을 마련하였다. 개정된 점수제 진단법은 간세포 손상을 반영하는 ALP/AST비의 중요성을 강화시켰고 AMA 양성시, 약제 복용력이 있을 때, 조직학적으로 합당하지 않을 때, 감점을 강화함으로써 유사증례가자가면역성 간염으로 진단될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하였다. 때로 자가면역성 간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진단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자가항체 및 바이러스 표지자 등 모든 검사상 음성이나 조직검사상 합당한 경우 잠원성 간염(cryptogenic hepatitis)으로 분류되며 이 중 일부는 결국 자가항체 음성인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이 때에는 p-ANCA, anti SLA/LP 등 드문 항체 검사를 시행하거나 특정 HLA 표현형의 존재 및 동반 면역 질환의 유무, 그리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단적 도움을 제공한다(표 4). 또한 자가면역성 간염과 비슷하나 임상상이 비전형적인 변이형(variant)이 존재하는데(표 5), 자가면역성 간염과 다른 형태의 자가면역성 간질환이 공존하는 중복 증후군(overlap syndrome), 원발성 담도성 경화증(PBC)과 같으나 AMA 대신 ANA를 갖는 자가면역성 담관염(autoimmune cholangitis; 외곽 증후군 outlier syndrome으로 분류됨) 그리고 서로 다른 자가면역성 간염이 순차적으로 진단되는 순차 증후군(sequential syndrome)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 진단법도 상당히 정리되어 있다.
또한 약물섭취력이 있으면서 자가항체가 양성인 경우, 바이러스 표지자가 양성이면서 자가항체가 출현하는 경우, 전신성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is, SLE)이나 APS-1(autoimmune polyglandular syndrome type 1) 등 타면역 질환에 간 장애가 동반된 경우 진단이 어렵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치료
Prednisone(PD) 단독 또는 prednisone와 azathioprine(AZA) 병합요법이 표준 치료로 되어 있으며(표 6), 약 65%에서 임상적, 생화학적, 조직학적 관해가 기대된다. 체중증가, 당뇨, 고혈압, 무혈골괴사, 골다공증, 백내장 등 PD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병합요법이 더 선호된다. 그러나 혈구감소증이 심하거나, 임신을 고려하는 경우, thiopurine methyltransferase(TMT) 결핍증, 그리고 종양이 동반된 경우 AZA는 피하는 것이 좋다. 진단이 확정적이지 않아 단기 임상시도를 하는 경우 PD 단독치료가 권장된다.
모든 자가면역성 간염이 치료의 적응이 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없고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정상의 2배 미만, 그리고 조직학적으로 계면 간염이 미미한 경우, 비활동성 간경변증, 그리고 문맥압 항진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대개 치료대상에서 제외된다. ① 급성 또는 전격성 간염, ②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정상 범위의 10배 이상인 심한 간염, ③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정상의 5배 이상이고 감마글로불린치가 정상의 2배 이상, ④ 조직학적으로 가교성 괴사,다포성 허탈, 활동성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치료가 꼭 필요하다(그림 1). 상기 조건에 합당치 않은 경우의 치료 유무는 개인별로 차별화하여 결정해야 한다.
치료는 관해에 도달하거나,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완전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 그리고 심각한 약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중단할 수 있다. 관해(remission)라 함은 증상 및 간기능(<2N)이 호전되고 조직학적으로 정상화된 상태를 말하며, 조직학적 호전은 간기능 및 혈청 글로불린이 정상화되고도 3~6개월 더 필요하므로 충분한 기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조직학적 관해 없이 치료를 중단할 경우 재발의 위험이 크며(문맥염증이 남은 경우 50%, 계면 간염 86~100%), 재치료가 필요한 경우 초기용량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여러번 재발하는 경우, 약제 부작용 및 간경변증 등으로의 진행을 피하기 어렵다. 불완전반응(incomplete response)이라 함은 치료중 악화되지는 않으나 임상적, 생화학적, 조직학적으로 호전이 없거나 부분적 호전만 보일 때, 그리고 3년 이내에 관해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이 경우 간기능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용량으로 줄여 장기간 유지하는 도리 밖에 없다.
치료실패(treatment failure)란 약제를 복용하여도 임상적, 생화학적, 조직학적으로 악화되는 상태를 말하며, 특히 트란스아미나제치가 치료 전보다 67% 상승한 경우로 정의된다. 이 경우 고용량(PD 60mg/D, PD 30mg/D+ AZA 150mg/D)을 장기간(1달 이상) 유지하여 간기능이 호전되면 매달 감량(PD 10mg/M, AZA 50mg/M)하여 정상적 유지용량까지 내리도록 권고되고 있다.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약제 부작용은 심한 미용상의 문제, 증상을 동반한 골결핍증, 정서적 불안정, 조절이 어려운 고혈압, brittle DM, 또는 진행성 혈구감소증 등이며, 증상에 따라 용량을 줄이거나 약제를 중단하도록 한다.
심한 부작용으로 PD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PD 용량을 줄이면서 AZA 용량을 증가시켜 AZA 100mg/D 단독으로 관해를 유지할 수 있다. 충분한 유지요법 후 조직학적 관해가 확인된 경우라도 급작스럽게 약제를 중단하기 보다는 3∼6개월에 걸쳐 서서히 약제를 감량하여야 안전하다. 관해 후 성공적으로 약제중단이 된 후에도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6개월 내 49%), 조심스런 관찰이 요망된다. 그러나 중단 후 1년 이후의 재발 가능성은 10%로 낮다. 혈청 트란스아미나제치가 3배 이상 증가하면 재발로 간주하여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며, 첫 재발예는 초기의 표준치료를 다시 시도하는 것이 보통이고, 다발성 재발예는 저용량 PD요법(트란스아미나제치를 정상의 5배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PD 용량 조절)이나, AZA 장기요법(2mg/kg)이 통상 사용된다. 대상성인 상태라도 심한 염증반응이 동반된 경우 단기간 PD 치료(2주)는 시도해 볼만하며, 치료에 반응한 경우 좋은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6개월 생존율 98%). 그러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예는 조기사망을 피할 수 없으므로 간이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체중유지를 위한 식이조절, 비타민 및 칼슘 등의 공급,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 그리고 정기적인 악성 종양 발생의 검색이 보조적인 치료로 요구된다. 치료 실패로 간부전 및 간경변증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자가면역간염의 약 10%)는 간이식이 유일한 대안이 되며, 간이식의 적응은 다른 만성 간질환 환자들과 동일하다. 미국의 경우 간이식 환자의 5.9%가, 유럽의 경우 2.6%가 자가면역성간염 환자였다. 환자 및 이식편 생존율은 83.92%, 10년 생존율이 75%로 보고되고 있다.
이식 후 재발은 흔해서 5년 추적 시 68%까지 보고되고 있으나, 대개 면역억제치료의 조절로 치료가 가능하며, 드물지만(3~5%) 자가면역간염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간이식을 받은 후 자가면역간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de novo autoimmune hepatitis).
이상의 여러 치료법으로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부작용을 견디기 어려운 경우 경험적 치료로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을 그림 2에 정리하였다.
새로운 약제로는 비면역억제제인 ursodeoxycholic acid, 2세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인 budesonide, deflazacort, calcineurin 저해제인 cyclosporin A, tacrolimus, mTOR 저해제인 rapamycin, 대사억제제인 mycophenolate mofetil, cyclophosphamide, methothrexate 등을 들 수 있다.
※ 간이식 수술 후 자가면역성 간염의 재발은 문헌에 따라 10~3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재발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서 간조직 검사, 아미노전이효소, 혈청면역글로불린 및 자가항체 역가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이식 후 재발의 위험 인자는 현재 명확히 확립되어 있지는 않으나, 스테로이드 중지, HLA 부적합, 특정 HLA 유형, tacrolimus 또는 cyclosporine A의 사용 및 LKM1 자가항체 존재 등이 가능한 위험 인자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HLA-DR3 양성 환자가 HLA-DR3 음성 조직을 이식받는 경우 재발이 더 빈번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국내 현황
한국의 자가면역성 간염은 1986년 김 등의 증례 보고 이후 약 20여편의 증례보고와 임상연구를 통해 2004년까지 115예의 증례가 보고되었고,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대한간학회가 등록받은 환자는 10개 대학병원에서 172명 정도였다. 대부분의 대형 병원에서 10년 이상 수집한 환자 수도 대부분 50명 미만이며 1999년 전국의 50여명의 간 전문의를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도 간 전문의가 접하는 신환이 연간 6명 미만으로 보고되어, 인구 10만명당 0.1~1.9명의 발생률, 인구 10만명당 8.0~16.9명의 유병률을 보고한 서구에 비하여 그 발생이 훨씬 적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자가면역성 간염의 이해와 객관적인 진단기준의 도입으로 진단예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국적인 규모의 충분한 역학 조사가 실시된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사료된다.
2002~2004년 실시된 전국 규모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① 한국인의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의 발생 연령은 평균 47.8세로 전 연령층에 골고루 분포하였다. ② 여성이 환자의 90%를 차지하였다. ③ 등록 당시 간경변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약 22%로 추정되었다. ④ 제2형(anti LKM1 양성)은 1예 뿐이고 대부분 제1형(항핵항체 양성)이었다. ⑤ 약 16%에서 동반 면역 질환이 보고되었으며, 갑상선 질환, 전신성 홍반성 낭창, 용혈성 빈혈, 다발성 근염, 복합 교원성 질환, Sjeogren syndrome, 혈관염, Raynaud disease,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 담도성 간경변증, IgA nephropathy,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등이 동반되었다. ⑥ 점수제 진단법에 의거, 51.3%가 ‘probable’, 47.3%가 확정적 진단을 할 수 있었다. ⑦ 약 72%에서 치료가 시도되었고 46%가 스테로이드 단독요법, 54%가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병합치료를 받았으며, 약 70%에서 관해에 도달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남녀비를 제외하고는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우리나라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발생률, 유병률, 생존율, 특정 HLA 유형과의 연관성 등을 포함한 전국적인 규모의 역학조사가 시급히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 론
자가면역성 간염은 특징적인 임상상을 갖는 치료 가능한 만성 간질환의 한 종류로서 그 임상상 및 진단법, 치료법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국내 발생은 서구보다 적고 바이러스 간염이 흔한 국내현실상 간과되기 쉬운 질환이나, 본 질환의 임상상과 진단법을 숙지한다면 좀 더 많은 환자가 진단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국내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자가면역성 간염의 임상상은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아직 자료가 부족하며 보다 많은 임상 및 역학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현황을 더욱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 자가면역간염의 진단 및 치료
대한간학회지 / 15권 2s호 2009
자가면역성질환의 종류
전신 홍반성 루푸스, 류머티스 관절염, 베체트 증후군, 쇼그렌 증후군, 경피증, 재발성 다발 연골염, 피부근염, 강직성 척추염, 스틸씨병, 다발성 경화증,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백반증, 자가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원형탈모증, 섬유조직염, 결절성 다발 동맥염, 아프타 구내염, 건선, 길리안 바레 증후군, 재발성 류머티즘, 후천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홍채 포도막염, 자가면역성 간질환,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 등 100여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