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2편
아사히카와 ~ 삿포로 (1.5왕복)
여정 정보 |
구간: 아사히카와 (旭川) ~ 삿포로 (札幌) (1.5 왕복)
열차: 슈퍼 카무이 22호, 슈퍼 소야 3호, 슈퍼 카무이 48호
거리: 각 136.8 km (도합 410.4 km)
운임: 각 4,648엔 (도합 14,040 엔, JR 그린샤 Pass)
누적거리: 5,669.7km
누적운임: 169,550엔 (JR Pass 161,47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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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숙소에 하루종일 짱박혀서 정보를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걱정하고 있을 집에도 연락을 하려고 했으나, 일시적인 전화망 폭주 때문인지 오후 10시경까지 전화가 제대로 터지지 않아서 애를 동동 굴렸습니다.
인터넷도 회선에 과부하가 걸렸는지 들고간 노트북이 종종 Page not found를 띄워 주는 등 여러모로 정보 검색에 애로사항이 꽃피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인건 TV는 제대로 나와서 그나마 현상 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는 것 정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당시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__)
그날 밤 TV에 나온 케센누마시 인근입니다.
지진헤일이 쓸고 지나간 뒤에 불이 나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였죠.
이외에도 여기저기서 지진헤일로 난리가 난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거 큰일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덧붙여서 지도상에서 보면 저기 쿠시로 인근도 대형 헤일 경보가 들어와있는 모습입니다. 체크아웃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서 나왔다가 오도가도 못할뻔 했습니다)
이후 밤을 새가며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봤습니다만, 결국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다음날 삿포로로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기는 삿포로가 훨씬 더 편하더군요)
다음날 아침 10시에 일어나서 슈퍼 카무이를 잡아타고 삿포로에 도착합니다.
785계로 NE-502편성이 당첨되었습니다.
오후 1시 20분경의 삿포로역 운행 상황입니다.
특급 슈퍼 호쿠토는 완전 운휴, 슈퍼 오오조라는 전부 단축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미도리노마구치에 가서 역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하루내로 아오모리 방면으로 열차 운행이 재개되는 것은 '절대 무리'라고 이야기해주더군요..
결국 이날 다음날 도쿄 출발 선라이즈 세토의 B침대 승차권을 환불했습니다.
원래는 환불 수수료 500엔을 제하고 주는데, 연락편이 닿지 못해서 환불한다고 하니 군말없이 전액 환불을 해주었습니다.
일정이 크게 꼬여버려서 멍해져버린 참에, 삿포로역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지하철 연결구 어딘가로 기억하는데요, 여기에 삿포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들을 안내하는 대형 스크린 간판들이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한국의 대전광역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뭘 하나 멍하니 돌아다니던 찰나, 환불받은 B침대 금액으로 삿포로 지하철이나 타보자! 이런 마인드로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삿포로 지하철을 타러 이동합니다.
삿포로 지하철 구내입니다.
고무차륜방식을 사용하는 제 3궤조 방식의 당시로서는 처음 접해보는 매우 신선한 타입의 지하철이였습니다.
사실 삿포로 지하철처럼 가운데 레일 1개소에 고무차륜을 걸쳐서 굴리는 타입은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노면부를 좀더 자세히 찍은 사진입니다.
나중에 미국 살면서 제 3궤조 방식 급전 시스템은 질리도록 보게 됩니다만, 이때는 마냥 신기했었습니다.
이날 끊은 삿포로 지하철 1일 무제한 패스입니다.
정확히는 3~4번만 편도 승차해도 본전이 뽑히더군요...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자동 정산기와 자동 개찰구입니다.
이미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들어온 역인지라 규모도 작고, 대부분의 설비는 무인화 되어있었습니다.
발차 안내음이 들려오고, 곧 열차가 들어옵니다.
자세히 보시면 레일은 딱 한개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삿포로 지하철 차량 내부의 LCD안내입니다.
일본어 이외에 한국어, 영어 안내도 하고 있습니다.
JR동일본 전동차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도착역 시설 안내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단순히 설비를 설치하는 시점에서 끝내지 말고, 이처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만...
(요샌 서울 메트로 신형 차량들의 안내를 보면 예전보다는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입니다.)
차량 연결구는 9호선처럼 개방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LCD안내판의 반대편은 이렇게 전자식 노선도로 현재 위치와 진행 방향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후 지하철을 타고 한동안 시내를 쏘다다녔지만, 아무래도 홋카이도 탈출 작전(?)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서 남은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이후 홋카이도 시내를 쏘다니다가 급 배가 고파져서 먹을 것을 찾던 찰나 눈에 들어온 모스버거입니다.
사람들이 하도 모스버거 모스버거 거리길래 호기심에 들어가서 먹어보았습니다.
기본적인 데리야끼 버거에, 커피 한잔을 시킨 모습입니다.
가격에 비하면 참 조그마하기 짝이 없던 크기라는 기억만 남아있네요 ^^;;;;
이후 여기저기 좀 더 구경하다가 아사히카와로 귀경길에 오릅니다.
아사히카와까지는 슈퍼 소야 3호를 타고 이동합니다.
꼴에 그린샤가 달린 차량이라 그린샤를 노려봤습니다만 딱 3좌석만 존재하는 그린샤라서 예매에는 실패했습니다.
이후 아사히카와에 도착해서 일본철도연구회의 여러 분들과 의논한 결과, 저가항공사로 나고야로 탈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재빠르게 일정을 변경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삿포로 인근에서 하루 급히 묵을 호텔을 수배하고, 이후 나고야로 향하는 항공권을 구매합니다.
이후 아사히카와 호텔의 데스크로 가서 아무래도 상황이 이런지라 나고야로 가야할것 같다면서 남은 호텔 투숙을 취소하고 곧바로 탈출작전을 시행합니다.
밤 10시경. 도쿄권역이라면 한창 북적거릴 시간이지만, 여기 아사히카와는 쥐죽은듯이 조용하기만 합니다.
슈퍼 카무이의 지정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도리노마구치로 부지런히 이동합니다.
아사히카와역 미도리노마구치에서 보여주는 당시 홋카이도내 운행 중지상황입니다.
태평양쪽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전 노선이 운휴상태이며, 츠가루해협선 운행 중단으로 인해 침대특급 호쿠토세이,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급행 하마나스가 모두 운행 중지를 당한 상태입니다.
지정석권을 구한 후, 승강장으로 이동합니다.
화면에 나타난 슈퍼 카무이 48호가 이번에 이용할 열차로, 오늘 삿포로로 가는 마지막 열차입니다.
승강장에 올라가자 반대편에는 키하 54계가 타키카와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3번 승강장에는 오늘 낮에 삿포로까지 이용했던 그 열차가 다시 한번 더 저를 삿포로로 데려다 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짐을 내려두고, 본격적인 홋카이도 탈출을 시작합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첫댓글 이제 그 이야기가 개봉박두?이군요 뭐 실제 당사자이시니만큼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시겠습니다만... -_-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2011년 3월 11일부로 JR패스 + 왕복 항공권으로는 다소 불안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이건 좀 과민반응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재해로 인해 사실상 JR패스가 무효로 되버린 상황에서 귀국 비행편이 출발하는 곳으로 가려면
또 재해지역을 통과해야만 하는 조건에 운행재개 기약도 없으니...
좀 지나친 불안감일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만약을 대비하여 일본 국내선 정규 운임정도는 비상금으로 들고가거나
아예 다구간 여정으로 입출국 지역을 다르게 하는게 필수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사실 이때는 거의 멘붕상태여서 사진 남은것도 없고... 거진 다 끝무렵입니다 ^^;;;;
일본 철도가 워낙에 신뢰성이 높아서 살짝 무시되는 경향이 있긴 한데, 비상 백업 플랜과 그걸 실행할 여유 자금은 상시 보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어딜 가나 백업 플랜은 생각을 해야 하지요...)
흠... 오랜만에 311대지진을 보는균요(저도 당사자 였으니만은)
그런데 홋카이도도 꽤 피해가 크지 않았나요?
홋카이도는 물리적 피해는 도호쿠에 비할바는 아니였습니다. 저야 시간 잘 맞춰서 태평양 연안서 빠져나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