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생)계령 ~ 원방재 <제12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2. 10. 06. (토) 11:15 ~ 16:45 (날씨 : 맑음)
2) 주요산 : ?
3) 소재지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및 강릉시 옥계면, 동해시
4) 코 스 : 원방재 – 백봉령 - 생계령
들머리 :
날머리 :
2. 원방재 ~ 산(생)계령 (도상 : 12.5km) - 북진
교통통제차단기 – 1.4km(임도) - 원방재 - 7.1km – 백봉령 – 5.4km – 생계령.
원방재(740)에서 813봉, 860봉을 오르내리면서 뒤편의 상월산을 감상하며 1022봉에 이르면 헬기장이고 달팽이산 갈림길이나 길이 없다. 이어서 894봉, 959봉, 868봉, 910봉을 따라서 830봉에 다다르면 잘려진 자병산을 보게되고 이내 백복령에 다다른다.
백봉령에서 임도를 따라 석회암 채취장을 우회하며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이후 865봉, 차단시설, 794봉, 765봉, 671봉을 여유 있게 산행하다 보면 생계령(632)이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백두대간 일정이 가까워지면서 기쁨과 부담이 교차하며 쌍곡선이 그려진다. 추석연휴로 불어난 몸을 회동수원지를 일주하면서 조절하고, 붉게 물든 강원도의 단풍을 상상하며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목표가 있는 것은 행복하다. 즉, 나타함과 게으름에 빠진 몸을 움직이게 하고, 흐리멍텅한 정신을 바르게 세워 준다.
동해바다를 품고 달리는 차는 42번국도로 진입하여 백복령을 넘어 이기령으로 가려는데 차단기가 통행을 제한한다. 이기령으로 가고자 이곳저곳의 임도를 기웃거리지만 길은 없다. 차단기에서 출발점 이기령까지 너무 멀어 원방재에서 출발하기로 출발점을 변경한다.
맑고 잔잔한 시냇물에 짙어가는 가을을 사색하며 1.4km 정도 이동하여 원방재에 이르니 야영장도 있고, 이제는 오지를 오지로 볼 수는 없겠다.
2) 원방재 – 860 – 1020(달팽이산갈림길) - 959 – 백봉령 (11:15 ~ 14:45)
가을을 채색하는 원방재에서 옛사람들의 흔적을 그리며 심신을 바로 세우서 들어서는 백두대간은 싱그럽고 부드럽다. 출발 전의 막연한 두려움은 어디로 사라졌지? 흔적 없는 일상의 번뇌. 그래 두렵다고 머물 것이 아니라 부딪히면서 해결하는 방법도 일을 추진하는 원동력이고 진일보할 수 있는 힘이다.
고도를 높여가니 부서지는 암봉에 소나무가 매달려서 모진 풍파를 이겨낸 자태로 하늘을 받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곧게 자란 소나무보다 역경을 헤치며 자란 기형의 소나무가 더 우아한 가치로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현대를 사는 우리의 심정을 저 소나무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애착이 발현돼서 일어나는 현상일까?
소나무 너머 계곡에는 삼각형의 암봉이 도열하여 익어가는 가을정취를 담아 찬란한 빛을 발산한다. 상월산자락이리라. 또 그 너머로 보이는 왕관 암봉이 신비롭게 반짝거린다. 산에 있어도 산으로 가고 싶다.
나무계단의 턱이 너무 높다고 불평을 하니 멧돼지 놀이기구란다. 그래 멧돼지 놀이기구를 훼손하면 안 되니 우회하여 흙길로 가자구나. 재미있는 표현이 조용한 백두대간에서 함박웃음을 피어나게 한다. 그래 사고와 표현의 전환이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아이디어다.
1020봉(헬기장)에 안착하여 달팽이산을 다녀오려니 빽빽한 산림이 길을 가로막는다. 아쉬움을 가끔씩 보이는 희미한 동해바다에 대체하며 흥을 돋우어 간다.
여러 봉우리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830봉에 다다르니 잘려진 자병산이 하얀 소복을 입고 통곡을 한다. 백두대간 산행꾼들로 훼손하는 자연을 보도하면서 개발로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훼손되는 실태는 왜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개발을 명목으로 잘려지는 자연은 치유도 불가능하고 보기도 흉물스럽다. 그래 일반인들의 산행은 자연훼손이고, 산을 잘라내면 개발이로다. 말따먹기로 얼룩져가는 세상의 관념들을 웃음으로 달래며 백복령에 이른다.
3) 백복령 – 865 – 차단시설 – 703 – 794 - 765 – 671 – 산(생)계령 (14:45 ~ 16:45)
백봉령에서 사과를 공급받고, 석회채취로 지반이 붕괴되는 백두대간로를 우회하여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귀신처럼 흰머리를 떨어뜨린 자병산에서 느끼는 한기를 투구꽃으로 기분을 전환하고, 멧돼지 놀이 시설에서 가위, 바위, 보 놀이로 전진하는데 지반 곳곳이 꺼져서 개미지옥이 연상된다. 함몰지역에 빠지면 땅속으로 빨려들어 영원히 못나올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처럼 대지가 꺼지는 현상을 석회암 층에서 볼 수 있으며 카르스트지형이라고 한다. 분화구는 열기가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고, 카르스트지형은 음산하면서 빨려들어 갈 것 같다. 분화구와 카르스트는 서로 꺼져 있으면서도 반대 현상으로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길의 흐름을 따라가면 차단 목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측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703봉을 거쳐 794봉으로 가는데 만남의 장소로 들어서는 하산지점을 넘었다고 하여 차단 목 위치로 돌아와서 백복령쉼터로 내려선다. 어! 만남장소에는 아무도 없다. 연락도 안 되고, 어쩌지? 그래 사전조사에서 생계령에는 생계령표지석이 있었는데 귀신에 홀렸나? 알면서도 반응하지 못하는 허망함에 머리를 까웃거리며 다시 백두대간으로 돌아간다.
알바 후 794봉 앞에 다다르니 하늘 보다 더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밉다. 알바 한 것에 대한 시간을 만회하려고 속도를 가속하니 땀이 비 오듯 떨어진다. 에라, 모르겠다. 쓰러지는 것보다 체력을 안배하는 안전산행을 하자구나. 편안하게 생각하니 단풍으로 알록달록한 가을도 만나고, 소복을 입고 흐느끼는 자병산도 자연의 하나로 보인다.
가을의 싱그러운 바람에 가슴을 여니 구절초를 비롯한 야생화가 활짝 웃으며 가을을 담고 가란다. 두 팔 벌려 가을을 포옹하며 가을의 향기를 맡다보니 생계령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실수가 있으면 실수를 수습하여 마무리를 지으니 기분이 한결 편안하다.
4) 날머리에서
생계령의 밭. 아무리 험해도 작물을 재배하는 힘. 굶주린 삶의 굴레가 우리를 얽어매고 있음을 벗어 던질 수가 없다. 돈벌이가 없어진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까?
삽답령을 지나 양양 송이축제장에서 송이 한 바구니를 품고 돼지고기와 함께하니 저녁이 꿈길 같다. 언제나 따뜻한 손길과 배려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4. 문화유적과 전설
1) 원방재(遠方)
동해시 관촌과 정선군 가목리를 잇는 고개로 산간 오지의 먼 지방을 뜻하는 한자표기로 원방재라고 하였다. 정선 가목리에는 정선 아우라지로 흘러가는 부수베리 (부싯돌을 생산하던 곳)계곡과 강원도 삼척 오십천으로 흘러가는 서학골 계곡이 있다.
2) 백복령(白茯嶺)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동해시 신흥동과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동목리를 잇는 고개이다.여암 신경준의 산경표에 백복령 삼척서오십리(白福嶺 三陟西五拾里) 기록과 소나무 뿌리에서 자생하는 약초 복령 중에서 흰 복령이 많이 자생하여 백복령으로 불렸다고 한다.
3) 자병산(紫屛山)
산의 지질이 석회암이며 오랜 세월동안 풍화작용 등으로 붉은색을 띄어 자병산이라 부른다. 이 자병산은 석회암지대의 특징인 카르스트 지형이며, 여러 개의 석회암동굴 있다. 석회암은 시멘트, 석회비료, 카바이트 등의 원료이며, 백두대간에는 석회암지대가 많아서 석회암 채취가 환경문제로 부각된다.
4) 개미지옥
개미귀신(명주잠자리 애벌레)이 모래땅 등에 깔대기 모양의 구덩이를 파 놓고 그 밑에 숨었다가 곤충 등이 잘못하여 이 구멍에 떨어지면 모래를 뿌려서 곤충을 잡아먹는다.
5) 카르스트 지형
고생대의 조선계 지층에 분포하는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과 지하수(이산화탄소를 함유한 물)의 작용으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물에 용해됨(용식)에 따라 암석이나 지충이 침식되는 일종의 화학적 풍화작용이다. 카르스트 지형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지하에 한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며, 때때로 대규모의 석회암동굴(예:종류동)과 표면에 돌리네라고 불리는 원형의 와지(움푹패여 웅덩이가 된 땅)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강원도 삼척, 정선, 영월과 충북 단양 등지에 발달되어 있다.
6) 산(생)계령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와 정선군 임계면을 잇는 고개이다. 옥계면 신계리에서 유래하여 신계령으로 불렀다가 통행하는 사람들이 생계로 힘들게 오르내리는 곳이라서 생계령으로 부른다고 한다.
7) 송이 맛있게 먹는 법
흙 등을 깨끗이 정리하고 편으로 자른다.
소금물에 송이를 담구어 낸다.
익은 돼지(소)고기 위에 송이를 올려서 살짝 익힌다.(뒤집지 않음)
향긋한 송이향기를 느끼며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