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수산자원연구소,,, 양식 참다랑어 분량 머잖았다.
양식 참다랑어 수정란 분양 머잖았다
# 통영지역 어민들 사이에 흔히 '백어'라고 부르는 물고기가 있다. 베도라치 새끼나 사백어로 혼돈되곤 하는데 4~5월 멸치잡이 그물망에 적잖게 잡힌다. 어업인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이 작은 물고기를 양식어류 사료로 활용하거나 버렸다. 그러나 경상남도수산자원연구소가 지난 2011년 남해 앵강만에서 정치망으로 체포한 '백어'를 가져다 시험 양식하면서 종(種) *동정을 한 결과 붕장어 새끼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 경상남도수산자원연구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만가리비 인공종묘 생산에 성공해 2010년부터 매년 4000만 마리를 양식 어민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해만가리비 종묘는 중국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만 했다.
남해안 어족자원 연구개발의 산실
경상남도수산자원연구소(소장 박경대)가 다양한 어족자원 연구 개발을 통해 어업인들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은 수산자원연구팀(8명)과 관리팀(9명)을 합해 17명이 전부다. 새로운 종묘생산 연구에서부터 완전한 기술 정립, 그리고 어패류 먹이생물도 연구소 직원들이 직접 배양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역민들은 도 수산자원연구소를 '남해안 어족자원 연구개발의 산실'로 평가한다.
지난 8월 7일 도 수산자원연구소를 찾았을 때 휴가철인데도 직원 전원이 출근해 맡은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수조 속 물고기를 유심히 관찰하며 어병에 미리 대처하고, 전복종패가 붙은 패널을 유심히 관찰한 뒤 그 결과를 수첩에 빼곡히 기록하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박 소장은 연구소 앞 가두리 양식장을 꼼꼼히 확인한다. 통영과 고성 연안의 적조밀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이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해조류 직접 배양 조개류 먹이로 활용
최근의 도 수산자원연구소 안팎의 최대 관심사는 참다랑어 양식이다. 양식장에 들어서니 지름 42m에 깊이 10m의 대형 원통형 수조의 규모에서 이곳 연구소의 제일 큰 수조임을 직감케 한다. 물속에는 돌고래처럼 생긴 대형 물고기 몇 마리가 수면가까이 모습을 드러낸다. 2년 전 몰타에서 가져온 수정란에서 부화한 어린 참다랑어가 벌써 90㎝ 크기로 자랐다. 현재 40여 마리를 기르고 있는데 2~3년 더 지나면 친어로 성장한다. 그러면 이 친어에서 채취한 참다랑어 수정란을 지역 어업인들에게 분양할 계획이란다.
참다랑어를 양식 중인 외해어류동 맞은편 양식장은 크고 작은 수조들로 가득하다. 연안 어류와 조개류, 해삼을 한곳에 모아 양식하고 종묘를 생산하는 곳이다. 어종으로는 능성어를 비롯해 민어, 돗돔, 자주복, 고등어가 눈에 띈다. 전복과 진주조개, 바지락, 검은테굴 등의 갖가지 패류도 크기별로 분류돼 각각의 수조에서 자라고 있다. 어른 주먹만 한 해삼이 해조류를 섭취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고체 사료가 물고기의 먹이인 반면, 패류와 해삼은 연구사들이 직접 배양한 해조류로 키운다. 인근 바다에 자생하는 해조류를 채취해 사용할 법도 하지만 세균감염 등 안전성 문제가 있어 연구소에서 실험과 연구를 반복한 끝에 배양기술을 직접 개발한 것이다.
형태만 다를 뿐 해조류도 어패류와 마찬가지로 수조에서 자란다. 연구소 양식장의 수조만 해도 238개다. 이들 수조에는 1만1000톤의 신선한 해수가 매일 공급된다.
지금까지 어패류 34종 인공종묘생산
경상남도수산자원연구소가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생산한 인공종묘 어패류는 모두 34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경남도 물고기'로 지정된 볼락(2000년)을 비롯해 대구(2003년), 민어(2005년), 해삼(2006년) 종묘생산은 연구소 역사에 남을 만한 성과물로 직원들은 인식하고 있다. 2008년에는 양식이 불가능 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등어 양식에도 성공했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의 종묘생산기술을 바탕으로 3년 전부터 연간 새끼 어패류 1억8000만 마리를 어업인과 업체에 분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3개년 사업으로 50억(국비와 지방비 각각 50%)을 투입해 첨단 해삼종묘시설을 건립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해삼종묘는 도내 5개 시·군의 37개 어촌에 공급할 계획이다.
박경대 소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난류성 어종 분포해역이 점점 북상하면서 연근해의 겨울철 어획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새로운 해양환경에 대처해 새로운 양식어종 연구개발을 위한 전문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다랑어 육상양식시대 연다
도 수산자원연구소, 전국 최대 사육시설 갖춰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가 참다랑어 친어를 생산할 수 있는 전국 최대 육상사육시설을 만들어 수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형육상수조는 지름 20m, 깊이 9m 크기이며, 수온 및 산소공급이 자동 조절된다. 제작에 30억 원이 투입됐다. 도 수산자원연구소가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세계적으로 고소득 수산물로 인정받고 있는 참다랑어 완전양식시대를 앞당겨 경남의 수출전략 어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대형육상수조에는 현재 5~6㎏ 크기의 참다랑어 종묘 40마리가 자라고 있다. 이 종묘는 2012년 10월 제주도의 추자도 인근에서 어업인이 채포한 것을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가 구입해 1년여간 키운 것이다. 홍진영어조합법인(통영인성수산)을 거쳐 도 수산자원연구소에 들어왔다.
박종일 도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참다랑어는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10대 수출전략품종으로 2020년까지 국가적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연간 13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도 수산자원연구소의 대형육상사육시설에서는 어미고기(친어) 양성 및 수정란 생산과 부화를 통해 어린고기(치어)를 어업인들에게 분양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는 거제와 남해, 통영해역에서 몇몇 어업인들이 참다랑어 가두리양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고기를 어렵사리 구입했지만 키우는 과정에서 저수온 등으로 완전양식에는 모두 실패했다. 그래도 이들은 어린고기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면 참다랑어 양식사업이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0년 참다랑어 회유경로조사를 위한 시험조업을 계기로 참다랑어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가두리 시험양식과 육상소형수조 사육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 과정에서 어린고기들이 성장하면서 충돌사고가 빈번해 양식장이나 수조의 크기가 최소 13m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얻었다. 2012년에는 몰타에서 20만개의 수정란을 확보해 60일령(14㎝) 어린고기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몰타 현지에서 참다랑어 수정란을 채집해 30㎝ 크기로 키우기도 했다.
참다랑어는 4~5년 정도 자라야 산란이 가능한 어미고기로 성장한다. 그러나 대구처럼 난자와 정자를 인공적으로 채취해 어린고기를 생산하는 기술은 국내에서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국제적으로도 참다랑어의 완전양식(채란→수정란→치어→성어→친어→산란까지의 전 과정)은 일본만이 가능하다. 흔히 참다랑어 집산지로 알려진 지중해와 멕시코, 호주 등지에서는 15~200㎏ 내외의 참다랑어를 채포해 3~6개월간 키워 판매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참다랑어 자원이 급감하면서 쿼터제 시행과 함께 소형개체(20㎏ 이하)의 채포를 국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도내 어업인들이 참다랑어로 고소득을 창출하려면 인공종묘생산 기술개발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