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에 나비가 날다
巨巖 윤예주 (尹禮周)
나비야
우리 청산가자
손에 손을 잡고 땅이 끝나면 바닷길을 따라
바람 부는 대로
느릿느릿 춤추며 가자
가다가 지치면
옥빛 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에서
쉬었다가 가면 어떠리
그곳에 꽃밭이 없다한들 또
한 몸 쉬었다 갈 들꽃도 없으랴
청산에 가면
샛노랑 유채꽃이 피었고
바람결에 살랑대는 살살이꽃도 피었더라
진산리 갯돌에 앉아보면
파도소리 출렁이는 그리운 바다가 있고
당리에 가면
서편제 노랫소리 아직도 들리더라
그러니
나비야 훨훨 날아
우리 저 푸른 청산으로 가자.
---------------------------------------------
윤예주 시인 프로필
- 전남 광양 진월 출생
- 월간 <한국시>
- 계간 <문예운동> 신인상 수상 등단
- <자유동인>
- <청하문학회>
- <광양문인협회> 회원
- 경찰공무원
- 현, 전원생활하며 시작에 전념하고 있다.
<시집>
"시인의 바다"
"사진속의 그대여"
"향기나는 편지" 공저
<저서>
"IMF 한파를 이기는 길"
" 예향의 등대 " 외 5
첫댓글 내 친구 나비를 볼 때 마다 나는 큰 소리로 나비야 청산가자 라고 끝인사를 건네곤 한다.
윤예주 시인의 시 ' 청산도에 나비가 날다' 는
자연(나비)과 인간(시적자아)의 동행이 빛나는 시이다.
섬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땅이 끝나면 바닷길 따라 바람부는 대로 느릿느릿 춤추며' 가잔다.
여행의 참 묘미는 느릿 느릿의 여유로움에 있을 것이다. 시인은 여행자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존재 의미를 먹는데 두지 않고 꽃밭이 없을 지라도 자연과의 합일을 통한 '쉼' 자체도
시인이 지향하는 바이다. 청산의 꽃, 청산의 바다, 청산의 소리는 나비와 함께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선 세계이고 덤이다. 나비가 되어 함께 가고 싶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