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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의 키와 몸무게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책에 제시된 수치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일 뿐이므로 반드시 거기에 딱 들어맞아야만 정상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엄마들은 아기의 키와 몸무게도 학교 성적처럼 평균치보다는 높아야 만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평균치에 못 미치면 마치 아기가 다소 부족한 것처럼 여기지요.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에게도 개성이 있는 법입니다. 많이 먹어도 마른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조금만 먹어도 통통한 아이가 있습니다. 또한 작게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훌쩍 크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수없이 많습니다. 아이가 평균치에서 아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육아에 일관성을 가지고 조금 느긋하게 지켜봐 주세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소아과나 육아 수첩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소아 발육 곡선’의 그래프를 눈여겨보세요. 돌 전의 아기는 한 달에 한 번, 돌 지난 후 24개월까지는 2~3개월에 한 번쯤 몸무게와 키를 재어 기록해 주세요. 한 번, 두 번 키와 몸무게의 변화를 그래프상에 표기해 가다 보면 아기가 제대로 크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몸무게와 키가 평균치 이상인가보다 자신의 성장 곡선을 따라서 일정한 속도로 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이것은 그래프에 점을 찍어 선을 그어보면 쉽게 나타납니다. 아기가 한국 소아의 발육 곡선과 비슷하게 자라고 있다면 제대로 크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보통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 몇 개월 동안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돌 이후에는 무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두 돌이 되기까지는 관심을 갖고 꾸준히 기록해 나가야 전반적인 성장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다이어트를 시키면 안 됩니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비만이 지목되면서 요즘에는 아이들의 비만에 대한 관심도 무척 커졌습니다. 실제로 어려서부터 시작된 비만은 지방 세포의 수를 증가시켜 어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지방 세포의 크기만 증가하는 성인 비만에 비하여 소아 비만인 경우는 치료가 까다롭습니다. 지방 세포는 대략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데, 지방 세포가 한계선까지 늘어난 아이는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데 비해 살을 빼기는 그만큼 힘드니까요. 따라서 비만에 대한 경계는 일찍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단, 아기의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어른처럼 다이어트(식이요법)를 시켜서 몸무게를 줄이면 안 됩니다. 몸무게를 줄이는 대신 몸무게가 늘어나는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아기 때 다이어트를 시키면 키가 크고 뇌가 발달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하게 됩니다.
간혹 출생시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비만이 될까 염려하는 엄마들을 볼 수 있는데, 걱정스럽다면 아기 키를 재보고 키와 몸무게를 비교해 보세요. 아기가 크게 태어났다고 해서 비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키가 큰 아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출생시 몸무게가 4㎏을 훌쩍 넘었고 계속 평균치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유식을 하더라도 칼로리가 너무 높지 않은 것으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뚱뚱하면 아이도 비만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만을 일으키는 3대 요인으로 외인성 비만, 내분비 질환 및 약물에 의한 비만, 유전 질환에 의한 비만을 꼽습니다. 흔히 비만이라고 할 때는 대부분이 과식에 의한 외인성 비만을 말하며, 이 경우 연령에 비해 키가 커지면서 뚱뚱해집니다.
그러나 비만에는 이런 요인들 외에도 부모의 생활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일본의 한 통계에 따르면 부모가 정상일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6% 이내이지만,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일 경우 22.7%, 부모 양쪽이 비만일 경우 그 확률은 30.8%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증이 될 확률이 80%에 이른다고 하지요.
보통 뚱뚱한 아이의 가정을 살펴보면 가족 모두가 뚱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공동의 공간에서 비슷한 음식을 먹고,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으며 자라는데, 대개 부모는 자신이 좋아하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짜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부모가 칼로리 높은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이도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며 자랄 가능성이 높겠지요.
아기가 비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릴 때부터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주세요. 저녁을 먹은 후에는 자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햄버거나 피자, 콜라, 사이다 등의 음식은 피하며, 급히 먹는 습관도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또한 TV를 보면서 밥이나 간식을 먹는 것도 비만이 되는 지름길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가 일찍부터 바른 식습관을 가진다면 비만이 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아기가 충분히, 골고루 먹고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반대로 몸무게가 너무 적거나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되어 걱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기 몸무게의 사소한 변화는 무시해도 좋습니다.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후나 갑자기 적게 먹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 스스로 생각해도 모유가 적고 아기 몸무게가 잘 늘지 않는다면 젖이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 합니다.
모유를 먹이는 일은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므로 모유를 먹이는 엄마는 아기를 위해서라도 먼저 자신을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만 젖의 양이 풍부해집니다. 그래도 모유가 부족할 경우에는 분유를 혼합 수유하는 등의 방법이 있으므로 소아과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먹는 양이 부족해서 배가 고프다면 아기는 젖을 더 달라는 사인을 보낼 것입니다. 즉 엄마 젖꼭지에서 입을 떼려 하지 않고, 수유 후에는 2시간 정도 편히 잠을 자야 하는데 자지 않으며, 얼굴에 이불이나 옷만 닿아도 고개를 돌려 빨려는 행동을 보이고 소변 양도 줄어듭니다. 이럴 경우 먹는 양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앞서 설명한 대로 모유의 양을 늘리는 노력을 하거나 혼합 수유를 고려하세요.
아이가 젖을 떼고 밥을 먹기 시작하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밥 먹는 것이 익숙해지면 다시 몸무게가 늘어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단, 아기가 편식을 하거나 소화기에 이상이 생겨도 몸무게가 줄어듭니다. 만약 바른 식습관을 지켜도 몸무게가 늘지 않는다면 소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십시오.
우리 아이의 키가 얼마나 자랄지 궁금하시다고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가 약간은 마른 체격에 키가 크고 롱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조금만 통통해도 혹시 비만이 아닐까 염려하고, 특히 부모의 키가 작을 경우에는 아이의 키도 작을까 염려해서 일찍부터 키 크는 약이나 주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입니다. 그런데 몸무게는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키는 마음대로 조절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대로 키를 조절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는 모두 ‘키다리’나 ‘꺽다리들’로 가득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과연 내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크게 될지, 적어도 부모보다는 크게 자랄 수 있을지 궁금해 합니다. 그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성인이 된 뒤의 아이 키를 예상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비교적 정확한 편으로 알려진 방법으로는 부모의 키를 토대로 아기의 키를 산출해 내는 것입니다. 산출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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