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일 52. 야구계에 당부

[문경환(부회장)]

어느덧 마지막회다. 연재를 마감하면서 내가 60년간 몸바쳐온 야구계에 당부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우선 아마추어 야구에는 사회인 야구의 활성화를 통한 저변확대를 부탁하고 싶다. 지난 3년간 평균을 보면 국내 고교야구 56개팀에서 배출한 야구 졸업생은 연간 약 5백명.

이 가운데 2백30명 정도가 대학진학이나 프로에 진출한 반면 54%에 해당되는 2백70명은 갈 곳이 없었다. 또 대학 25개팀의 연간 졸업생 약 1백50명 중 30명 내외가 프로에 진출했을 뿐 80%에 해당되는 1백20명은 야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연간 약 4백명 이상의 '야구 실업자'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 이후 야구에만 전념했던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어렵고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제 야구협회 차원에서 사회인 야구에 관심을 표시할 때가 됐다. 현재 국민생활체육협의회(생체협) 산하 야구연합회에는 2천개가 넘는 사회인 야구팀이 있다.

야구협회는 연간 2개 대회 정도의 사회인 야구대회를 동대문구장에서 성대하게 개최해야 한다. 일본의 도시대항대회나 전국사회인야구선수권대회 같은 대규모 대회를 개최하면 전국의 기업들이 사회인 야구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돼 야구졸업생들의 사회 진출이 쉬워질 것이다.

일본에는 전 일본 아마추어 야구연맹 산하에 일본야구연맹과 학생야구연맹이 있다. 일본야구연맹은 사회인 야구를 담당한다. 지난해 일본야구연맹에 가입한 사회인 야구팀은 기업단위 90개팀,클럽단위 2백개팀이었다.

기업단위팀은 직장야구팀이고, 클럽단위팀은 동호인야구팀이다. 이들의 운영은 자율적이며 연맹에서는 소정액의 팀 등록금과 선수등록금, 연맹주최 3개대회 출전비 등을 받고 대회를 운영한다. 사회인 야구는 기업이나 클럽에서 돈을 내 움직인다는 의미다.

국내 사회인 야구가 일본처럼 발전하지는 못하더라도 협회의 관심 아래 활성화될 때 야구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야구는 구단의 수입을 늘려 적자폭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1단계, 즉 국민소득 2만달러 미만의 현실에서는 입장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입장수입을 늘리려면 전국적으로 3만석 규모의 구장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3만석의 문학구장을 갖게 된 뒤 1백25% 이상의 관중이 늘어난 SK가 그 좋은 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대구.광주.대전구장도 3만석 이상 규모로 확장해야 한다.

그동안 적립한 야구기금도 과감하게 투자하고, 필요하다면 로비도 해야 한다. 그래야 연관중 5백만시대가 다시 돌아오고 8백만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구단 사장들도 현재의 순위 경쟁 의식에서 탈피해 프로야구를 '비즈니스'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는 2단계가 되면 메이저리그처럼 '굿 비즈니스'에서 '원더풀 비즈니스'로 단계가 높아진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50회가 넘는 동안 관심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정리=이태일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