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올린 태하(이병욱)와 현진(한혜진)은 신혼여행지에서 그동안 자기들이 이곳까지 오게된 일들을 회상한다. 현진은 태하에게 자신을 붙잡아 준 걸 고마워하고, 태하는 자신의 의도대로 따라준 현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윽고 수영(김청)에게서 안부전하가 오는데, 수영은 현진에게 전자파가 많이 나오는 핸드폰대신 일반전화로 통화하자며, 현진을 걱정해준다. 이에 현진은 자신의 따뜻하게 대해주는 수영과 태하가 고마울 따름이다.
재인(강동원)은 할아버지 규철(변희봉)에게 작명책을 내놓으며 새로 태어날 2세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보챈다. 그런데 규철이 이를 사뭇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이를 지켜보던 다현은 두 사람 때문에 웃어버리고 만다. 얼마 후 재인은 출장을 가서도 다현에게 몸조심하라며 연신 전화를 해대며 안부를 묻는데, 옆에서 같이 김장을 담그던 재영(김지우)은 "오빠가 없는 동안 새 언니한테 일 좀 많이 시키자"며 말해 선희와 다현을 웃게 만든다.
현진이 임신한 이후로 밥을 제대로 못먹는다는 사실을 접한 수영(김청)은 미정(김영란)을 찾아가 한번만이라도 집에 들러 현진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지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미정은 수영에게 잘 아는 전문음식점에 부탁하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면서도, 현진이 걱정되어 미정의 집에 들러서는 현진이 먹고싶어하는 만두를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음식도구가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던 수영은 미정이 돌아가자 자기가 미정보다 음식을 더 잘 만든다고 말하는데, 이에 태하(이병욱) 와 현진은 조금 당황스러워한다.
서현(경준)은 유진(정민아)에게 검사결과를 알려주며 이제는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고는 같이 놀이동산에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형준(김승민)과 같이 놀이 동산으로 온 재영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서현은 이제 유진이 나았으니 자기는 집을 나가겠다는 희진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형준을 만나서는 재영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건낸다.
출장을 다녀온 재인은 다현이 꾸벅꾸벅 졸면서 자기네 반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대신 정리해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어처구니 없어한다. 투덜대면서도 다현이 부탁한 일을 하던 재인은 잠시 거실로 갔다가 규철이 다현을 소개시켜준 자신에게 고마워하라는 말에 "다현은 내가 좋아 결혼한 것"이라며 투닥거린다. 그러다 졸고 있던 다현이 갑자기 재인에게 이것 먹고 싶다고 말하자 재인은 다현과 함께 외출했다가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눈다.
현진 : 나 인턴이에요. 서울 올라가자마자 새벽에 움직여야 해요.
태하 : 그게 걱정이에요. 내가 대신 해줄수도 없고.
정말 버틸 수 있겠어요 ?
현진 : 그럼요. 걱정마요...
태하씨 옆에 있으면 뭐든지 참을 수 있으니까.
나 포기 하지 않아줘서 고마워요.
아마 태하씨가 붙들어주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절대 못왔을꺼에요.
이렇게 행복한거 평생 모르고 지냈을 거에요.
# 재인 집
재인 : 다현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
다현 : 없어요. 호텔 음식 배부르게 먹고 왔는데 뭘.
재인 : 재미없다.
다현 : 왜요 ?
재인 : 내가 챙겨 줄 틈을 안주잖아.
다현 : 그럼 이 밤중에 족발이나 순대 사들고 다니고 싶어요.
재인 : 응.
(재인 고개 끄덕이면, 다현 미소짓고.)
# 호텔.
태하 : 우리 참, 여기까지 어렵게 왔지요.
(현진 고개 끄덕이면.)
태하 : 힘들게 온 만큼... 앞으로는 고생 안시킬게요.
내가, 정말 잘할겁니다.
현진 : 나도 잘할게요... 태하씨,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가족이에요.
태하 :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진짜 가족을 갖는 거고... 사랑해요. 현진씨.
# 호텔 + 태하집 거실
태하 : 네. 잘 도착했습니다. 예. 현진이도 괜찮아요 ?
바꿔드릴까요 ?
수영 : 아니야, 됐어. 전자파 몸에 나빠.
태하 : 예 ?
수영 : 핸드폰에 전자파 나온다잖아.
태하 : 어머니. 그럼 전 전자파랑 상관없구요 ?
수영 : 넌 임신 안했잖아. 혹시 친정에 전화하려고 하면,
호텔 전화로 해, 알았어 ?
(태하 핸드폰 들고 웃고마는데)
# 규철 서재
규철 : 뭐냐, 이게 다 ?
재인 : 이름 짓는 책입니다. 한글이름, 영어이름,
몸에 좋은 이름... 다 있어요.
규철 : 이름 ?
재인 : 네. 할아버지, 증손주 이름 지어주세요.
다현 : (재인씨) 너무 빨라요.
재인 : 뭐가 빨라. 아이가 있으면 부를 이름이 있어야지.
규철 : 그럼. 당연히 이름이 있어야지. 당장 생각 해봐야겠다... 뭐가 좋을지...
(책 하나 펴들고 고민스러운 얼굴이면, 다현은 황당하고.)
다현 : 할아버지.
(재인씨)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는데 뭐라고 부르게요 ?
(규철 멈칫거리고. 재인은 당당한. )
재인 : 두 개 번갈아 가면서 부르면 되지.
할아버지. 아들, 딸 두 개 다 지어주세요.
(규철 고개 끄덕이고. 다현 두 사람 마주보고 웃어버리는.)
# 재인 주방.
(김장 준비 하고 있는.)
선희 : 또 재인이니 ?
다현 : 네. 잘있냐구요.
재영 : 오빠, 정말 열심히 전화해댄다. 출장 간 사람이 일이나
하지... 우리 오빠 안 같아.
다현 : 그러게요. 일할때는 옆에 사람이 있어도 잊어먹는 사람이... 이러니까 이상해요.
재영 : 우리가 언니 고생시킬까봐 그러는 것 같애.
엄마, 오빠 없을 때 새언니 시집살이 좀 팍팍 시키자.
선희 : 재인이 하는 거봐서는 그러고 싶은데 우리 손자 때문에
아무래도 안되겠다.
(화면 바뀌고)
# 놀이공원, 벤치
(희진 가만히 서현 바라보는)
서현 : 유진이 남겨두고 혼자 나가면, 다시 우리집 못들어와요.
우리 부모님, 자기 자식 내주지도 않지만,
가족 버린 사람 다시 보지도 않으신 분들이니까.
희진 : 버리는 거 아니에요. 잠깐 맡겨두는 거에요.
이 세상에 재랑 나랑 둘밖에 없는데 내가 유진일 어떻게
버려요.
서현 : 유진이... 이미 우리한테도 가족인 거 몰라요 ?
희진씨도 그렇고...
가족은 같이 사는게 최고에요. 같이 삽시다.
# 30 커피숖
재영 : 오빠, 있지. 여자는 태어날때부터 여우야.
그런거 안가르쳐줘도 알아서 다 알아서 해.
(재영 말에 형준 픽하고 비웃는.)
형준 : 너 여우라고 ? 니가 무슨 여우냐 ? 곰이지.
아니 곰은 그렇고 토끼 쯤 된다.
재영 : 오빠 순진하구나. 여자는 딱 두종류야. 곰의 탈을 쓴 여우랑, 토끼의 탈을 쓴 여우. 그것도 아직 몰라?
# 재인 방
재인 : 당신도, 남들처럼 한밤중에 산딸기가 먹고 싶다거나...
아님 현진씨처럼 만두가 먹고 싶다거나 뭐 이러면 안돼.
다현 : 난 먹는데는 지장없어요. 잠이 쏟아져서 문제지.
재인 : 다른 사람들은 와이프 임신하면,
음식 퍼나르기 정신 없다는데...
난 이게 뭐니. 내가 중학생 내신정리에 대해서 뭘 알아 ?
다현 : 그러니까 내가 옆에서 보고 있잖아요.
그냥 다른건 하지 말고 통계만 내요.
(하면서 다현 하품하고. 재인 바라보면 기가막히고 안되기도 하고)
재인 : 또 졸려 ? 뱃속의 아이, 효자다.
엄마, 아무것도 안시키고 잠만 재우는 거 보면.
자, 그래. 다 해놓고 깨울게.
다현 : 있다 검사받아요.
# 재인 거실
재영 : 새언니, 밥먹으면서도 졸아.
아무튼 임신도 특이하게 하는 것 같아.
재인 : 워낙에 조금 특별해.
규철 : 그럼, 내가 평범한 손주며느리를 골랐겠니 ?
재인이, 넌 나한테 한참 고마워 해야 해.
재인 : 다현이가 할아버지 보고 저랑 결혼했겠어요.
제가 마음에 드니까, 했지.
규철 : 뭐야, 이 녀석아. 누가 소개시켜줬는데...
이제 와서 딴 소리야.
너 나한테 큰 빚 있는 거야.
재인 : 할아버지가 저한테 갚을게 있으신거지요.
할아버지 소원대로 다 됐잖아요.
선희 : 그만들 하세요. 다현이 우리 식구 됬으면 된거지요.
재영 : 언니가 특별하긴 해요.
우리 집 남자들 큰 목소리 다 참는 거 보면.
남들은 그런거 힘들텐데...
(재영 중얼거리면, 재인 규철 마주보고 횡하는)
# 38 레스토랑
(다현 혼자 잘먹고, 재인 바라보는. 현진 접시 그래도 남겨진. 태하 걱정스럽고.)
현진 : 내거 더 줄까 ?
재인 : 아니. 됐습니다. 워낙에 식성이 다양해서,
이거 다먹고, 후식 챙겨 먹어야 해요.
태하 : 정말 잘드시네요 ? 입덧 전혀 안하세요 ?
다현 : 네. (대답은 하지만 조금 민망하고. 그래도 열심히 먹는)
재인 : 이게 입덧이야. 아마 소도 한 마리 그냥 먹을 걸.
(하는데, 현진 인상쓰고 일어나는, 태하 따라 일어나는)
태하 : 괜찮아요 ?
다현 : 제가 가볼게요. 서방님.
태하 : 부럽다. 형수는 따로 걱정안해도 되니까..
저 사람은 냄새도 못맡는데... 얼음생수가 전부야.
재인 : 모르는 소리 하지 말아.
한밤중에 어디 들어보지도 못한 음식 사나르려고 해봐.
그거 황당하니까.
태하 : 나도 좀 그래봤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못먹는 사람, 옆에서 지켜보는게 더 힘들어.
# 거리.
재인, 다현 두사람 걸어가는.
재인 : 뭐 또 먹고 싶은 거 없어 ? (농담섞인 진담이고)
다현 : 또 구박하려고 그러지요 ? 소도 한 마리 먹는다고.
재인 : 그게 구박이야. 놀리는 거지.
다현 : 그래도요.
재인 : 구박 아니야. 태하네 보니까, 잘먹는게 훨씬 나아.
그러니까 말해. 들어가기 전에 사가지고 들어가게.
다현 : 음... (다현 서서 고민하는)
재인 : 뭐야, 정말 또 먹고 싶은 게 있는 거야 ?
다현 : 붕어빵 먹고 싶어요.
재인 : 아주 다양하다니까.
이번엔 그나마 쉬워서 다행이다. 가자.
두 사람 팔짱끼고 걷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