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경 제주에서 부터 개화하기 시작한 '벚꽃'은 4월 초순부터 남해안과 전국에서 일시에 피어난다. 이처럼 벚꽃은 우리 강토에 깊이 뿌리 내리고, 우리의 봄을 어느 꽃보다 절절하게 알려주는 우리(토종) 꽃이다.
조선일보 1996년 4월 30일자 47면에 보면, 일본을 상징하는 벚나무의 원조 왕벚나무가 '한라산'에서 여러그루 발견되어 왕벚나무의 제주도 자생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일본 상징인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라는 말이다.
왕벚나무는 일본산보다 꽃망울이 크고 색깔도 흰색에서 분홍색까지 다양하며 향기가 진하다. 또한 일본산에 비해 추위에 강하고,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길다. 팔만 대장경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인 나무도 벚나무라고 한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오늘(2001년 4월11일)아침 10시 YTN(케이블 TV뉴스전문방송)뉴스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왕벚꽃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이 임업연구소의 DNA분석결과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를 실증하는 사례중 하나는 제주도와 가까운 경남 남해군이 매년 개최하는 벚꽃 축제를 가보면 그곳의 벚꽃은 거의 대부분이 제주도 원산인 왕벚꽃임을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벚꽃은 일본도 그 원산지의 한 나라라는 얘기도 있다. 특히, 산벚꽃은 일본 본토의 북방을 제외한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일본은 역사와 전설, 그리고 국민감정 등에 기인하여 이벚꽃을 국화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꽃은 벚꽃이요 사람은 무사'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무사는 어떤 일에 직면하여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요구되는데, 벚꽃이 주저함 없이 순간적으로 지는 모습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느끼는 정신 풍토가 일본인의 이상으로 집약된 것이라고 한다.
일본어로 お花見(はなみ;하나미)는 꽃구경을 의미하며, 많은 꽃 중에서 벚꽃 구경을 말한다. 벚꽃이 피면 날을 정하여 가족이나 친구끼리 벚꽃 나무 아래에서 음식도 나누어 먹고 이야기도 나누며 봄날을 즐긴다. 벚꽃 계절이 되면 花見로 이름난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성황을 이룬다. 특히, 도쿄 우에노공원은 벚꽃이 만개하면 24시간 개방하게 되는데, 등불을 밝히고 바라보는 夜櫻(よざくら:밤 ?꽃놀이;요사꾸라)는 일본인들을 황홀경에 빠지게한다.
벚꽃놀이가 한창인 요즈음 내가 바라는건 한가지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놀이문화의 하나로 정착한 벚꽃 축제들에 대해 일본의 국화라는 이유때문에 부정적 시각을 갖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전역의 벚꽃을 점차로 제주 원산인 왕벚꽃으로 대체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