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이야기를 길어 내세요
심사위원장 신주선
시골에서 땀 흘려 농사를 지어 본 일, 길에서 만난 지렁이, 알콩달콩한 연애, 학업의 힘겨움……. 올해도 아이들의 진솔한 일상과 관심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쌓였습니다. 개중 어떤 작품들은 상을 받고, 어떤 작품들은 아쉽게 수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한 편 한 편이 모두 함께 웃고 함께 안타까워하며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었습니다.
수많은 작품들을 두루 살펴본 뒤, 심사위원들은 광남초등학교 5학년 김서윤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아이」를 금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도 글쓴이의 마음이 한가득 담겨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쓴이는 '독특한 말과 행동'으로 학교생활에 잘 섞이지 못하는 친구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한편, '책과 꽃들과 대화를 즐겨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유심히 보아 두었다가 세세하게 기억해 그려냈습니다. 친구를 걱정하고, 궁금해하고, 함께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글쓴이의 마음이 뭉클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차분하게 전개되면서도, 읽은 뒤 긴 여운이 남는 문장도 돋보였습니다. 은상과 동상으로 선정된 개성 넘치는 작품들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글쓰기는 마음의 목욕이 아닐까요? 요즘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몹시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무 종이에다가 써도 좋고, 컴퓨터의 빈 화면에 써도 좋습니다. 문득문득 마음에 먼지가 쌓이고 지칠 때, 아이들이 속마음을 다 쏟아 내고 후련해지는 경험을 많이 해 보면 좋겠습니다. 실컷 쏟아 낸 뒤 조금 더 단단해져 있는 스스로를 만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심사위원 : 김나월, 김하영, 박그루, 박미라, 임순옥, 은영, 정영혜, 황선애
첫댓글 신주선 심사위원장님의 심사평
잘 읽었습니다.
올려주신 사무국장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