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이파리 바람결을 타고
소르르 굴러가는 어느날
늘늘한 벤치옆에 무뉘를 놓는다
온갖 사연들이 맴돌아 흘러서
자취를 이루고 살포시 자리 잡은곳
모든 이를 향한 창이 열렸다.
솔솔한 나뭇잎 질펀하게 물든곳
아늑한 받침대를 세워 놓은곳에
헝클어진 머릿결 다듬어 놓고
아! 그대는 어디쯤
오고 있는가요
그대의 동산에 쉬고 싶어라
우리계례 통일통장
스스히 움직인다.
물류가 흐르는 곳에
지면에 날개는 편다.
무엇인가 꿈틀거린다.
자원이 조달되는 센터에서
대장정의 돌다리를 놓는다.
민족의 염원을 담은 사연 올려놓고
자유롭게 출입하는 무게 있는 낱장
쌓이고 쌓여서 지면을 적시고
물들이며 한줄한줄 그리며
담아서 사르륵 나아갈 때
따스한 사랑의 줄기
산을 넘고 바다 건너고
살랑한 바람을 맞으며
강변옆 철길을 지나서
평화의 언덕 적시리라
연두빛 그대
언제나 향기가 비쳐옵니다.
꼭지점에 햇살은 내리고
정초하게 물들여 있고
어여쁘게 서 있습니다.
동경의 시선을 받으며
원형의 맵씨를 품었습니다.
산소같은 상큼함이
시원스레 뿜어냅니다.
한결같이 넉넉히 선사합니다.
여실하게 뻗은가지
저고리 마냥 섬세하게 펼쳤다.
그 끝자락 분홍빛 움튼곳 위에
연두빛 광채가 눈길을 끌게한다.
진주빛 사랑
사랑이 전달만 된다면
얼굴이 밋밋하여도
움푹 마음이 오그라 들어도
순수한 마음 그대로
위안을 얻게 되겠지
꽃망울이 떠 뜨려 지는곳은
초지에도 , 평평한 곳에도
외진곳에도 솟아난다.
수수한 마음이 펼쳐지는 곳
그기에 어렷이 다가온다면
이 또한 뿌듯하지 않겠는가
연분홍 사랑이여
보랏빛 사랑이여
진주빛 사랑이여
새노래로 퍼지게 하자
그대 마음이 필요로 하는 곳에
울쩍이고 있나요
세파에 휘감기어 흐느끼고 있나요
세월의 나이테에 거친줄이 놓여나요
어느날 드라마속에 비쳐진 정담
“당신의 그 빗 제가 갚아 드릴께요
만약 그것이 부담이 된다면
빌려 드릴께요“
속삭임은 포물선이 되어
리본처럼 곡선을 그리며
가슴을 적시고 사랑비로
내려온다.
무거운 짐은 떠내려 가고
먼지묻은 살갓 씻어내고
새로운 형상으로 탈바꿈 된다.
가날픈 가지 걸려있는 신작로길
순백의 이슬을 머금으며 한걸음
살며시 그 길을 걸어간다.
("인용": kbs 저녁 연속극 “고양이는 있다”에서 한여자와 한 남자사이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건넨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