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

[추산(박노군)]

미천을 다녀오다.

2020년 3월 3 ~4일   대략 60Km

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인해 4개월째 손가락빠는 1인 CEO?

네모난 건물안에 네모난 TV 네모난 폰을 보면서 하루하루가 노잼이라 이참에 강길을 한번 걸어 본다.

 오전 11시 길안에 도착해서 택시로 이 곳 솥재에 오른다.

보현지맥에서 분기하는 갈라지맥, 그리고 세개의 시,군(郡) 안동,의성,청송군의 경계지점이 지척인 곳이다.

뒤돌아 솥재방향

어느새 졸졸졸 물소리가 나고

미천의 첫 마을 금봉리

미천(眉川)은 굽이치는 강이 눈썹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초선의 부드러운 눈썹일까? 장비의 커친 눈썹일일까? 

인기척에 놀란 꼬꼬들이 이리저리 갈피를 못 잡는다.

한마리 잡아서 뜨거운물에 담가 털 뽑고 배갈라 내장 끄집어 내고 쌀,인삼,대추,밤과 약제를 넣고 장작불에 푹 고와서 먹으면 좋으련만....그냥 한그릇 먹었다 생각하며 갈길 간다.

골프카트가 사과밭에 있다. 이동수단과 가벼운 짐을 나르는 용도로 쓰이는 듯 한데 어디서 구했을까?

이 곳 의성은 사과와 마늘이 주 농작물이라 그런지 온 천지가 사과밭이고 단촌면 즘에는 온통 마늘밭이다.

갈라지맥의 금봉산과 푯대산능선 아래 자리잡은 금봉산휴양림

휴양림을 돌아 나오면 옥산지가 나오는데 이 옥산지는 먼 옛날 이 곳 면장과 마을주민들 그리고 친족들의 도움으로

건설 되었고 이후 의성군에서 수량 확보를 위해 증설하고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둑을 높여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둑길 위로는 옛 옥산저수지 아래는 금봉저수지

지역 특성상 물이 항상 모자라는 의성은 전국에서 저수지가 많기로 유명하고

낚시군들의 말로는 크고 작은 저수지가 300개는 넘는다고 한다.

절벽아래로 석축이 길게 쌓여 있는 잔도?

예전에는 지금의 탑들교에서는 물을 건널수 없으니 절벽 아래지만 길을 내어  금학리마을까지 이어 줫던 길인 듯 하다!

의성사과 사이소~~

이 곳 상류쪽은 강과 경작지의 경계가 모호하다 느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재해방지와 편리성 때문인지 몰라도 공사가 한창이다.

따뜻한 햇살에 봄을 느끼지만 그래도 봄은 꽃이 아니던가!

노란 꽃망울 터진 산수유에 시선이 가는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

아랫동내에는 매화며 야생화가 피어 오르지만 여기 의성은 아직 시기가 이른 것 같다.

태어난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따사로운 볕에 어미개와 강아지들이 한가 한데 아빠개는 미친듯이 짖어 덴다.

강바닥이 온통 갈대숲인 미천.

또 불을 확 지르고 싶다.

멀리 갈라지맥의 황학산(좌)과 금봉산(우)

e산경표의 지맥명칭은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산의 이름을 붙이는데, 갈라지맥은 황학산.금봉산이 갈라산보다 훨씬 높다.

황학산(황학지맥)이야 이미 다른 곳에 있어 중복된 명칭을 피하지만 금봉산은 뭔가?

익재공휘이제현.    경주이씨 익제공파 시조인 이제현의 동상인 듯 하다.

의성군 옥산면이다.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손님은 당분간 받지 않는다 하니

어쩔수 없이 그냥 지나 친다.

코로나 여파로 농민들은 외국근로자들이 없어 농사 짓기가 어렵고, 상인들 또한 울상이다.

옥산 사과 시배지

옥산사과는 1940년에 국광과 홍옥을 구입하여 처음으로 심었다고 한다.

지방하천 미천(眉川)

어딜가나 버려진 쓰레기들이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

쓰레기의 주인들은 큰 비로인해 다 쓸고 갔으면 할 것이고

남이야 어떻든 자기만 괜찮으면 된다는 심보들.      참고로 방장님 고향이 의성이다.

미천의 맑은 물따라 점곡면으로 들어선다. 

멀리 패인 곳이 갈라지맥의 백고개며, 그 넘어에 내가 태어난 고향(안동시 임하면 추목리671번지)이다.

점곡면에 고모님이 계셔서 어릴쩍 저 산을 넘어 다닌 기억이 새롭다.

미천은 점곡면 사촌마을 들녁을 크게돌아 단촌면으로 흐른다.

들녁 건너편에 조선 전기 학자인 김광수(류성룡의 외조부)가 세운 정자 영귀정이 오래된 향나무와 함께 자리 한다.

이제껏 저렇게 큰 향나무는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향나무를 한참이나 쳐다 보았다.

영귀정에서 본 사촌마을

사촌마을은 안동김씨 안동권씨 풍산류씨의 집성촌이며, 터가 좋아 삼정승이 태어날 자리라고 한다.

방장님 아니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사촌마을이다.

마을 입구는 수백년 묵은 나무들로 길게 심어져 있다.

천년기념물405호

마을이 들어서던 1392년 김자첨이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질 않는다고 풍수를 고려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일명 가로숲, 사촌서림 이라 하는데 이 곳은 서애 류성룡(柳成龍)이 태어 났다는 설이 있다

류성룡의 어머니 김소강은 의협심이 강했지만 여성이라는 제약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아들을 낳아 자신의 꿈을 대신 할려고 한다.안동으로 시집간 김소강은 만삭이 되어 터가 좋은 이 곳 친정에서 애를 낳고자 하지만 집안 어른들은 안동김씨 외에는 사촌마을에서 아이를 못 놓게해 근처 숲에서 낳았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3정승이 나온다는 사촌마을

신라 나천업, 조선 류성룡 두분이 나셨으니 앞으로 한분이 더 태어 날거라 믿어 본다.

딴나라 원정출산 가지 말고 여기로 와서 로또출산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사촌마을 의병기념관

임진왜란때 김사원 삼형제와 김치중이 의병을 일으키고, 일제시대에는 김상종이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과을 올렸지만,

왜놈들은 의병활동 보복으로 마취당을 제외한 모든 가옥에 불을 질렀다.

코로나로 입장불가

만취당

부석사 무량수전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사가의 목조건물로 1582년에 김사원이 세운 건물이다.

세월이 흘러 수리한 곳도 많지만 사촌마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택이다.

마을의 기와집들

마을 곳곳에 향나무가 있고 만취당 앞에는 500년 된 향나무(만년송)가 있다.

어릴때 많이 해 봤던 말뚝박기

벽화도 많이 그려져 있고 잠시 앉아 차도 마실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다.

좀 아쉽다면 안내판이 없다는 거

그냥 지어놧나?

민산정

민산 류도수를 기리고자 후손들이 지었고, 지금은 문화행사나 가족단위 한옥체험장으로 쓰인다.

사촌마을에서 가로숲을 지나면 백로서식지가 있다.

사과와인공장

의성은 마늘!

양파는 발써 가격폭락에 갈아 업는 다는데 마늘은 어떨지, 애써 지은 농사 제값 받기를 바라본다.

단촌에서 전날밤을 지내고 다시 일찍이 안동 일직면으로 간다.

일직면의 소호헌을 지난다.  

안동 임청각의 이명이 5째 아들 이고를 분가 시킬때 지어준 것으로 이고의 외동딸과 혼인한 중종때 학자 함재 서해에게로 물려졌지만 23세에 요절한다.

 이씨부인은 15세때 눈병으로 시력을 잃어 버렷지만 퇴계의 문하생인 서해는 개의치 않고 혼인을 했다.

아들의 교육을위해 한양으로 입성 아들(약봉서성)은 물론 후손들의 뒷바라지에 온 힘을 다해 그의 후손에서만 영의정6명,좌의정1명, 대제학5명을 배출해 조선최고의 가문으로 거듭난다.

청산교

아침이라 춥고

바람불어 춥고

배고파서 더 춥다.

일직면에서 눈 질금 감고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될 것을 뭐 볼거 있다고 5km를 돌아서 간다.

강길 돌고돌아 암산유원지

겨울철 이 곳은 항시 음지라 얼음이 다른 곳 보다 두껍게 얼어 스케이트 및 얼음축제장으로 그만이다.

그리고 유원지 절벽에 자생하는 구리측백나무는 천년기념물 제252호로 지정되어 있고

우리나라 천년기념물 1호는 대구 도동측백나무이다.

무릉유원지

학창시절 이곳에 와서 많이 놀았던 곳이다. 텃세 부리던 놈들하고 싸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져 버렸다.

아직 물이 차가울텐데 낚시를 한다.

저분들도 코로나19로 일감이 없는가? 평일인데도 손맛 보려고 밤새 낚시 질이다.

멀리 요양병원을 또 한참 돌아 조금만 가면 미천이 낙동강을 만난다.

마스크 사려는 분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어야 할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피해자들은 큰 낭패(狼狽)가 아닐수 없다.

검암배수장

미천이 낙동강을 만나듯 나도 미천따라 여기서 낙동강을 만났다.

곳곳에서 역사를 배우고 조상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존경심과 자부심을 느낀 걸음 이엿다.

멀리 중앙고속도로의 풍산대교와 낙암정이 시야에 들어 온다

무작전 걸어본 강길이였지만 잘 한것 같다.

무릎이 아프고 발바닥이 화끈 거리지만 노니 장독 깬다고 했던가?

[보라(김은영)]

간만에 코에 바람 넣으셨군요~^^이래저래 어수선한 날들입니다~

[추산(박노군)]

콧구녕으로 코로나 빼고는 다 넣은 듯 합니다.
간만한 걸음 좋았습니다.^^

[배병만]

큰 걸음 하신
저의 고향 의성 참 좋죠.
사과꽃 필 무렵에 한번가면 더 좋을듯 하고
서애 대감과 어머니 김소강 여사의 이야기는 어제나 따뜻해서 좋고 역사와 인문이 흐르는 강길 이야기 잘 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추산(박노군)]

강길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는 길입니다. 오늘은 그날을 위해 국학진흥원에 들러 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Jiri-깽이(신은경)]

ㅎㅎㅎ 그래서 장독은 잘 깬것 같으세요??
방장님 추산대장님 이글스님으로
이어지는 강행길~
그 다음은???
강행의 매력? 마력?
그거 아는 사람 몇 명이나 될꼬~
근질근질~~ 몸에 이끼 끼고 있습니다
날 따수워지니
슬슬 긁어내야 할낀데...
코로나가 추산 대장님께
강길을 내줬네요.
덕분에 웃으며 보며 갑니다.
요즘같을 때 손가락 빨면 바이러스 위험경보~~^^
이야기가 묻어나는 미천 즐감요.
고생하셨습니다. 걷느라 글쓰시느라요~

[추산(박노군)]

언능 아픈데 나서야 될낀데 우야노.
봄볕 무릎팍에 팍팍 내리 쬐면 나을려나?
밑에선 노란 똥꽃이 올라 오는데 어찌 맞이 할꼬? ㅎㅎ
관리 잘 하시고요. 감사합니다.^^

[지맥]

설악은
허벅지까지
눈으로개고생
내려오니 여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추산(박노군)]

러셀 하셨습니까?
올 겨울은 눈구경 힘든데 좋은데 가셨네요.
눈에 푹푹 빠지고 십습니다. ㅋㅋㅋ

[느림보 초록이]

아이고ㆍ고향분의 고향 이야기를 들으니 넘 반갑네요ㆍ서후면 출신인데 학교때문에 시내 나와있었지요ㆍ무릉이나 하회마을은 단골 소풍지ㆍㆍ
안동에 확진자분들이 자꾸 생겨 걱정인데 무탈하신거 같아 모르는 분이지만 다행이네요ㆍ조금만 힘내시면 좋은날도 오겠지요ㆍ화이팅하세요~~

[추산(박노군)]

고향분 반갑습니다.
서후면 출신이군요. 좋은동내 이지요.
머지안아 서후면쪽으로 서원. 종택을 가 볼까 합니다. 볼수록 안동은 위대한 도시 입니다.^^
감사합니다.

[푸른 바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너무 쫄다보니
아랫녁 산행기나 강행기는 마스크 쓰고 읽어야 할듯 합니다.ㅋ~

음......의성군 냇가에 쓰레기가 많쿤요.
어느분 고향인지 다시한번 말해주세요~~

[추산(박노군)]

배병만 입니다~~ㅋㅋㅋ
시골 농부들도 마스크 착용하고 밭일 하시고 큰일은 큰일입니다.
봄볕에 차한잔 마시며 댓글 쓰는것도 좋네요.^^
감사합니다.

[젊은미소(조성민)]

추산대장님 의성의 강길 미천 발걸음
수고하셨습니다
4대강이후 이제 본격적으로 강길을 진행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