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근 교수님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지난해 한글학회 사무실에서 처음 뵙고 인사를 드렸지만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기는 처음인 거 같습니다.
고영근 교수님에 대한 이름을 많이 들었고, 서울대 국문과 교수님 가운데 나름대로 저와 이야기가 가장 잘 통할 분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편지를 받고 보니 서로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로라도 자주 만나고 서로 생각과 뜻을 나누는 게 좋다는 느낌이 들어서 자주 편지를 드리려고 합니다.
1. 교수님께서 제게 “초등학교의 한자교육을 반대하려면 영어교육부터 철폐하라고 진정하십시오.” 라고 말씀 하하셨는데, 저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시작한다고 할 때부터 수 없이 정부에 반대 건의를 냈으며 한글단체는 그 반대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15년 전 처음 영어 조기교육을 하겠다고 할 때 이현복 교수님과 함께 방송 공개토론에 나간 일도 있고, 며칠 전에 한글단체가 영어로부터 우리말을 지키자는 다짐대회를 준비해 열기도 했습니다.
고 교수님께서는 초등 영어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와 그 반대 활동을 얼마나 어떻게 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꼭 자세하게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2. “한자를 알면 바른 국어생활의 자양분이 되며 동북아 시대를 맞아 의사소통에 많은 이익을 받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한자를 알면 바른 국어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자를 배우지 말자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동북아 시대를 맞아 의사소통에 많은 이익을 받는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아주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일제 강점기나 그 이전인 조선시대, 고려시대라면 몰라도 오늘날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고, 동북아 나라들과 좀 더 잘 소통하려면 한자공부에 드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는 데 들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3. “한자를 가르친다고 하여 아무도 일상생활에 한자를 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어렸을 때부터 한자를 배우되 쓰고 안 쓰는 것은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우고 알면 쓰게 된다는 것은 교수님이 제게 보낸 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상 국어생활에 필요한 한자는 중, 고교에서 배우고 있으며 그 때 잘 가르치면 됩니다. 왜 자꾸 중, 고교에서 한자를 잘 가르치진 않고 초등학생들에게 그 짐을 지우려고 합니까? 이제 국어학자뿐만 아니라 일본 강점기 때 길든 어려운 일본 한자말을 버리고 쉬운말 쓰기, 말 다듬기에 힘써야 할 때라고 봅니다.
4. “가만히 계시는 것이 한글학회를 위하여 오히려 좋습니다.”라는 말씀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라는 충고나 또 다른 뜻으로 하신 말씀으로 보이지만 한글학회만이 아니라 한글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모든 나람은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끝으로 교수님께서 제게 보내주신 글을 자세히 읽지는 않았지만 제 생각과 많이 다른 거 같아서 따로 시간이 날 때 적어 보내드리기로 하고 한달 전 ,한글회관에서 시행한 영어로부터 우리말을 지키자는 다짐모임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2010.2.22.
한글자랑꾼 이대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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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글 지키기' 통해 분열된 국론 하나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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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정치·행정·한글단체, '한말글 지키기 다짐 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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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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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과 한글학회 등은 지난 16일 한글운동가와 야당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말글 지키기 다짐 모임'을 가졌다. © 이대로 | | 1월 16일 오후 차가운 겨울 날씨에 서울 광화문 한글회관 강당은 “한글과 한국말을 지키고 빛내자!”는 정부와 학자, 한글단체 대표와 회원들의 다짐과 외침으로 뜨거운 기운이 가득했다. 100년 전 일제에 빼앗겼다가 되찾은 우리말과 글을 영어로부터 지키자는 ‘한말글 지키기 다짐’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은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가 주관해서 열렸는데 정치권에서 전병헌(민주당)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문화부에서 박광무 문화정책국장, 권재일 국립국어원장과 간부들, 언론계에서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대표, 환타인스 김인배 대표 등과 한글단체에서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이상보 회장, 한글학회 김승곤 회장,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박종국 회장, 외솔회 최기호 회장,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 국어문화운동본부 남영신 대표,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이봉원 회장 등, 국어학계에서 김수업 우리말대학원장, 이상규 경북대 교수, 김정수 한양대 교수, 오출세 동국대 교수, 성낙수 교원대 교수 등과 밝한샘, 배우리님 등 한글운동가 들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모임엔 한글운동 선배와 스승인 외솔 최현배 전 한글학회 회장의 손자 최홍식 교수, 일제 때부터 한글사전을 만든 정태진 선생의 아들인 정해동 교수, 한글학회에 집까지 내주신 이인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인 이정 선생, 전 한글학회 허웅 회장의 아들인 허황 교수, 한글학자 한갑수 선생의 아들인 한정대 교수, 한글운동가 전택부 선생의 아들인 전국재 교수 등 유족들까지 참석해 “100년 전부터 주시경 선생 등 여러 선열들이 한말글 사랑으로 나라를 지키는 데 힘을 썼듯이, 그 선열들의 정신과 한 일을 이어받아서 최근 영어에 밀려 소중함을 잊어가는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빛내자”고 다짐해 그 뜻이 더욱 깊었다.
▲ 이날 참가자들은 한글과 한국말을 지키고 빛내는 일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 이대로 | | 한말글 지킴이들은 다짐글에서 “한말글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모든 사람이 모이고 뭉쳐서 한말글을 빛내어 겨레와 나라를 살리자!”면서 2010년에 힘써 할 일로 “하나. 영어 섬기기와 지나친 영어 교육 바람을 잠재우는 데 힘쓴다, 둘.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세계인이 찾는 문화 잔칫날로 만든다, 셋. 세종대왕 나신 곳을 겨레의 자주 문화 성지로 만든다, 넷. 한글문화관을 잘 지어 세계 언어문자 발전 중심지로 만든다, 다섯. 한국어와 한글을 나라 밖에 널리 펴는 일을 힘차게 펼친다, 여섯. ‘한글 국보1호 지정을 위한 법안’ 통과에 힘을 모은다.” 등 여섯 가지를 다짐하고 약속했다. 이날 ‘한말글 지키기 다짐 모임’은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한글과 한국말을 지키고 빛내는 일에는 여야나 진보와 보수, 정치인과 국민이 모두 하나가 되어 해야 할 일이고 이 일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 국민이 통합하고 남북통일도 빨리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가슴 벅찬 자리였다. 2010년은 이 감동과 자신감으로 한말글 지킴이들이 손에 손잡고 더욱 힘차게 한말글 사랑운동을 펼쳐 나가면 좋은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
■ '한말글 지키기 다짐글' 전문 “한말글을 지키고 빛내어 겨레와 나라를 살리자!” “모이자! 뭉치자! 지키자! 빛내자!”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우리가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긴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그 일제강점기에 우리는 나라만 빼앗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도 빼앗겼습니다. 그때 주시경 선생과 제자들은 우리말과 한글을 지켜 나라를 되찾으려고 애썼으나 뜻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겨레의 외침은 마침내 하늘에 닿아, 우리는 1945년 8월에 광복을 맞았고, 말과 글자를 되찾았습니다. 마땅히 일본말과 일본글이 이 땅에서 쫓겨났고, 오랜 세월 이 땅의 양반 사회와 지식 계급의 전용 문자였던 한자마저도 서서히 빛을 잃어갔습니다. 그래서 역사 이래 처음으로 우리 겨레는 우리말과 우리글로써 말글살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욱이 겨레 글자인 한글은 세계인들이 그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창제자인 세종대왕까지도 더불어 세계적인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쁜 일입니까? 아!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이 나라 이 사회가 크게 잘못되고 있음을 봅니다. 남의 말과 글자를 내쫓고 진정한 우리 말글을 되찾은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영어가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관공서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우리 안방에서까지 우리 말글보다 영어가 더욱 대접을 받고 판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영어에 얼이 빠진 사람들이 설칩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언론이 온통 영어 섬기기에 눈이 멀어서 영어 쓰기를 부추깁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까지도 영어 교육에는 수천억 원을 쓰면서 우리말 교육에는 수백억 원 쓰기도 아까워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우리말로 된 상호와 간판을 버리고 영어 이름을 쓰고 영어 간판을 답니다. 대학은 우리 국어와 국사까지도 영어로 가르치겠다고 합니다. 초등학생까지도 영어를 과외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레말이 다시 죽어가고 겨레 얼이 빠지고 있습니다. 우리말이 영어에, 우리 한글이 로마자에 밀려 또다시 빛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다간 머지않아 백 년 전 일본제국에 총 한방 쏴 보지도 못한 채 나라를 내어준 치욕스런 역사를 되풀이할까 걱정됩니다. 세종대왕님과 우리 말글을 지키고 닦은 선열들께서 “한말글을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시는 듯합니다. 우리 한말글 지킴이들은 이런 위기를 더는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다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이 땅의 어린 백성을 위해 우리 글자를 만드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과 망국의 시기에 조선어학회를 열어 한글날을 정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었던 선각자들의 우리 말글 사랑 활동과, 타자기를 만들고 한글 기계화를 이루어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든 과학자의 지혜와, 한자 굴레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해 준 한글학자와 한글운동가들의 지난 60년의 투쟁 전통을 이어받은 한말글 지킴이들입니다. 한말글 지킴이 여러분, 우리 다시 모입시다. 그리고 뭉칩시다. 그래서 우리 한말글을 지키고 빛내어서 겨레와 나라를 살립시다. 같은 말글을 쓰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평화통일도 이루고, 그때 세계 으뜸가는 문화강국이 되어 세계 문화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듭시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 한 세기가 되는 2010년 새해에, 우리 함께 다음과 같은 일들을 펴나가기로 다짐하고 약속합니다. 하나. 영어 섬기기와 지나친 영어 교육 바람을 잠재우는 데 힘쓴다. 둘.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세계인이 찾는 문화 잔칫날로 만든다. 셋. 세종대왕 나신 곳을 겨레의 자주 문화 성지로 만든다. 넷. 한글문화관을 잘 지어 세계 언어문자 발전 중심지로 만든다. 다섯. 한국어와 한글을 나라 밖에 널리 펴는 일을 힘차게 펼친다. 여섯. ‘한글 국보1호 지정을 위한 법안’ 통과에 힘을 모은다. 2010년 1월 16일 한글단체와 정부, 국회, 기업, 언론, 여러 사회문화 단체로 뭉친 한말글 지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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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1/18 [13:41] 최종편집: ⓒ 대자보 | |
첫댓글 이런 분 상대하지 마십시오. 바쁜데... 사대모화의 무리들이 권력을 등에 엎고 날뛰고 있습니다.
저 무리들이 무섭습니다. 우리에게 날을 안 세우는 것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