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린비..........
뻬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7시부터 어제 내린비로 인하여 분주하게 나의 유일한 벗인 텃밭으로
향했다.
아내는 “아침부터 어디가?” 하는 것을 “운동하러” 하면서 살며시 빠져나와 농장으로
향했다.
이슬 머금 가로수와 꿀처럼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에 흠뻑 취해 잠시 창문을 열어 한숨을
내 쉬어 보았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농장에 도착하여 작업복을 갈아입고 부지런을 더했다. 며칠전만 해도 애기같은 오이 모종이 어느새 빼콤이 기지개를 펴고 있어 하나 하나 지주대를 꼽아주고 한 포기 한포기 정승스례 노끈으로 묶어 주었다.
돌아 설려고 하니까 300포기 고추 모종들이 저요!저요! 하면서 손짓을 하기에 돌아보니 얼마전에 심은 고추 모종들이 애처러워 얼른 분무기에 농약 및 영양제를 듬뿍넣고 한포기 한포기 골고루 흠뻑 취하게 해 주었다.
남은 농약통을 매고서 얼마전에 심은 대파모종 및 각종 채소들에게 부디 건강해다오 하면서 남은 정성을 다해 보았다.
골목 골목 미화원들이 께끛하게 청소를 하듯 고랑고랑 풀 한 포기 없이 잡초를 제거해 주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나즈막한 소리...“주인장 고맙습네다” 누군가 말 했다지요 곡식은 주인 발자국 소리에 자라 난다고...
요즘 같이 삭막한 이 세상 그대들이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그대 들이 함께 있음을 기억하라........
어제 내린비..........
뻬앗긴 저의 작은 들판에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