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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토르 빙하, K2 bc...「베가님」 스크랩 53.K2.../발토르 빙하에 서다...빠유 (3,400m)-호불체-우르두카스(Urdukas 4,050m) 까지..1
베가 추천 0 조회 138 14.12.21 22:54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거대한 암산밑으로 살작 덮듯이 피어난 초록숲이 바로 빠유캠프지임>

 

 

밤새 비가 왔다.

고요한 사이트에 내리는 빗소리는 유난히도 커서 마치 소낙비를 퍼붓는 듯 했다.

드디어 올것이 오는가 보다....

이제까지의 힘듦은 그야말로 맛보기일 뿐...이제 K2..발토르 빙하의 진면목을 온전히 보여줄 것이란걸 예견하듯...

 

긴장감이 빠짝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어제 늦도록 짐을 다 꾸려놓았거늘, 비가 오는 바람에 완전히 뒤짚어 다시 짐을 꾸려야 했다.

입을 옷과 배낭에 넣을것들....그리고 카고백 안의 물건들 방수도 다시 점검하고...

준비해간 커다란 비닐봉지 2개로 카고백 2개를 뒤짚어 씌우느라 버럭이와 함께 고산증이 올만큼 힘을 써야했다.

2시간 전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겨우 4시반 아침 식사 시간에 딱 맞춰 가까스로 완료했다.

 

 

 

식당으로 가니, 그 새벽에  아침상이 진수성찬이다.

이틀치를 걸어야 하는 오늘 하루의 일정이  너무나 빡쎄기 때문에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는...뭐 그런 예고??

 

치킨 스프에다 백숙, 갖가지 우리가 해간 반찬들과 콩밥, 오믈렛까지...

보기도 좋고 맛도 정말 좋았는데, 알쏭이 설사를 살짝 하면서 아침을 전혀 먹지를 못한다.

오늘 우리 컨디션으로 적어도 10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데....

그녀의 힘듦이 예상되서 걱정이 된다.

 

 

 

 

출발 직전 비가 멎었다.

밤새 비가 와서  먼지도 싸악 가라앉고, 모래 사막처럼 한 보 내 디디면 반보 뒤로 밀리듯했던 가루처럼 고운 흙길도

단단하게 다져져서 여간 걷기가 수월한게 아니다.

 

 

 

어느정도 걷자 하늘을 가득 메웠던 구름들이 서서히 벗어지기 시작했다.

부끄러워 하는 여인네의 모습처럼  파아란 하늘이 사알짝 비치는 모습하며

시커먼 암산을 휘휘 둘러치고 있는 하얀 띠구름이 얼마나 매혹적인 지 ...

열광하는 순간

거기다 일출의 붉은 기운까지 퍼지면서  환상의 쇼를 펼쳐준다.

 

아!!

기막히네~

 

 

 

 

더워지기 전에...

비가 다시 쏟아지기 전에...

빨리 걸어야 하는데....

어쩌나~ 자꾸 발목을 잡히니.

 

 

 

엄청난 랜드 슬라이딩 구간도 지나왔다.

저 곳을 걸을땐 저리 끔직한 구간일 줄 몰랐으니 맘편히 걸었지만

뒤 돌아보니, 위압적인 모습 저 아래로 실처럼 나 있는 길이 한 점 바람에도 없어져 버릴 것같아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발토르 빙하에 들어섰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얀 설빙하가 아니라 수만년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 산에서 흘러내린 엄청난 돌들과 자갈, 흙이 뒤덮인

시커먼 모레인 빙하...

언뜻 보면 거대한 공사현장 같기도 하고,

가까이 들어서면 쫙 쫙 벌어진 크레바스 사이로 보이는 시커멓고 하얀 얼음덩이와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세찬 물줄기에

그만 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도 하는....

 

발토르 빙하는 극 지방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빙하로

그 길이가 장장 62km에 달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토르 빙하는 그 위용을 드러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황량함...

그 높은 산을 숨겨버릴 돌 더미의 끝없는 오르막...

 

 

 

 

 

 

너무 높아서 앞 시야를 다 가려버린 거대한 모레인 빙하....

빙하라기 보단 산처럼 나 있는 험악한 돌더미 중간을 겨우 지나갈 정도로 나 있는 사면길을 걸어 오르자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르고 발걸음이 무겁다.

 

 

 

 

 

어디 그뿐인가!

가는 길 바로 옆 빙하 절벽 끝에는 우리가 걷는 그 순간에도 녹아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수없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

 

 

 

우리가 걷는 그 광활한 발토르 빙하 아래로는 엄청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바로 강과 발토르 빙하의 경계 지대가 되는 곳이다.

이곳부터 졸라까지 흐르는 비아호(Biaho)강, 졸라의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두모르도(Dumordo)강이 합쳐져

졸라부터 아스콜리를 감고 도는 브랄두(Braldu) 강이 되어 흐르는 것이다.

이 강들은 모두 인더스강의 지류로, 산과 계곡을 돌고 돌아 합쳐져 수많은 생명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빙퇴석이 쌓인 모레인 돌산을 올랐나 보다.

눈앞에 환상적인 암산들의 모습이 운무속에서 춤추듯 나타났다.

그레이트 트랑고 타워이다.

 

 

 

 

 

 

 

 

 

 

 

 

 

 

 

 

 

환상적인 풍광앞에서 배낭을 벗어던지고 높다란 바위 위로 올라섰다.

검은 발토르 빙하위에 피라밋 처럼 우뚝 솟아있는 그레이트 트랑고 타워(Great Trango Tower)와 캐스트럴 타워 (Cathedral Tower)가 기막히다.

 

그리고 이제까지 우리가 걸어온 풍광들....

발토르 빙하와 거대한 암산,비아호강...파아란 하늘에서 펼쳐지고 있는 운무의 향연...

 

우리는 그 모습에 반해 한동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

Sergei V. Rachmaninov 1873∼1943

2. Adagio sosten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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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작성자 14.12.22 08:02

    와우~~
    그렇군요.
    정말 해박하십니다.
    카시미르, 시아첸 빙하, 라다크,파미르...모두 익숙한 이름들입니다.
    덕분에 많은 지식을 쌓습니다.
    함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14.12.23 17:13

    빠유서 호불체 가는길은 비가온후 풍경이 죽이죠
    이구간은 구름한점 없을때 걷는건 많이 힘들죠
    저희때도 올라갈땐 구름끼고 흐려서 가는길이 덜 힘들었는데 내려올땐 뙤약볏에 내려왔는데 하산길이 더 힘들더군요

  • 작성자 14.12.23 02:52

    아! 그렇군요.
    저흰 암튼 날씨운이 좋아서 고생을 덜 했습니나.일행도 적었고.ㅎㅎ

  • 14.12.23 17:14

    마지막 사진 바위는 트랑고 타워 산군이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대죠
    우리도 올라 쉬었다간 바위였습니다

  • 작성자 14.12.24 00:55

    아마도 거의 비슷한 곳에서 발길을 멈추지 않았을까...
    상상도 해봅니다. ㅎㅎ

  • 14.12.29 19:55

    캬~
    같이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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