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고신대학교를 이끌고 나갈 신임총장이 선임됐다.
두 번에 걸친 전임총장들의 중도퇴진이 있은 다음이다. 이같은 현실은 그만큼 고신대학교가 내적, 외적 어려움 속에 있음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최근 들어 신입생 모집은 더욱 힘들어지고, 학내구성원들은 위기감과 정체성의 혼란, 상호불신과 패배주의에 더 깊이 빠지게 됐다. 교수, 직원, 학생 할 것 없이 여기에서 누구하나 예외가 없다.
그러하기에 신임총장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보직교수들이 사직서를 미리 써두고 일할 것이라는 굳은 각오를 천명한 바 있었다. 이제 신임총장은 비장한 각오로 고신대가 처한 작금의 상황들을 충분히 살피고 이해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미래를 일궈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여야만 한다. 이같이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게 된 신임총장께 다음과 같은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신임총장은 무너진 고신대학교의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 고신대학교는 그렇고 그런 지방대학중 하나가 아니다. ‘개혁주의 신앙과 순교자의 정신으로 설립되어,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기독교 종합대학’이라는 분명한 설립이념과 존재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고신대의 위상은 그러한 초기의 설립정신과 신앙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훨씬 뒤에 설립된 포항의 모 대학을 고신대학이 벤치마킹할 모델로 제시하고 있을 정도로, 고신대학교의 오늘의 모습은 바람직한 기독교대학의 그것과는 다르다. 고신대학이 고백하는 개혁주의 신학이 성경의 거울에 비추어 항상 자신을 끊임없이 점검해 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고신대학교는 늘 초창기의 설립이념과 정신에 오늘의 모습을 끊임없이 비춰가며 점검하는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만이 고신대학이 오늘날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는다.
둘째로 고신대학교가 가진 고유한 경쟁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번 제55차 교단총회에서는 신학과, 기독교교육학과를 포함한 7개 학과를 제외하고 신급제한을 탄력적으로 유지키로(결과적으로 철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에서 제기한 것처럼 신급제한이 신입생 유치를 힘들게 하는 주된 원인이 아니며, 지방소재 대학이란 것이 신입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주 원인이 아니다. 또 학교의 시설이 낡고 부족해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참 개혁주의 신앙과 하나님과 사회에 봉사할 실력으로 무장된 교수와 직원이, 그러한 신앙을 따라 학교의 이념대로 후진들을 선발하고 양성하며, 배출한다면 고신대학교는 이 시대 하나님의 도구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것만이 고신대학교가 갖춰야 하고 갖춰야 할 경쟁력의 요체이다.
또 그런 학교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 앞에서 정직하고 성실하며, 자신의 영역에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준비하는 학생들은 분명 우리 시대와 교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내놓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신임총장은 교수, 직원들부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분명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내부 화합과 신뢰성 회복을 이루어야 한다.
신임총장을 포함해 구성원들 스스로 또는 상호간에 풀어야 할 잘못이나 앙금 또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학교의 어려움이 안팎에 알려짐에 따라 상호간 불신과 반목이 심각한 수준이다. 학교가 처한 어려움의 책임소재가 어디 있는가에 대한 공방도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럴 때 많은 이들이 ‘과거를 덮어두고 내일을 향해 나가자’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신임총장은 과거의 잘못을 자신부터 시작해 고백하고 밝히며 나아가 조직의 잘못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한점 의혹 없는 새로운 출발을 선포해야만 한다. 과거의 잘못이 발목을 잡는 한, 시스템적인 잘못이 상존하는 한, 참된 의미의 새로운 출발은 공언(空言)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보면 신임총장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과거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며 또 적절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는 동료들을 감싸안고 함께 전진해 나가는 일은 이제 학내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이제 신임총장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은 이상의 선결과제를 잘 인식하고, 모든 지혜와 역량을 총결집해 잠시의 머뭇거림이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작금의 위기상황을 잘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첫댓글 우물에서 숭늉 찾는거 아닙니꺼.....................................?
ㅋㅋㅋ 두고 봐야겠죠...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던 주님께서.. 은혜를 베푸실지.. 혹시 압니까.. 우물을 숭늉으로 바꾸어 주실지... ㅋㅋㅋ^^;;;;;;;;
혹시 신임총장이 누군지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황 전총장과 각을 세우던 모 교수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그분입니다.^^
김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