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날이다.
파도가 높지 않았으면 오늘 귀국하는 날인데 어쩔 수 없이 또 하루 종일 낚시를 하는 기쁜 날이다.
사리 둘째 날 이어서 방에서 이러저리 뒹굴다 늦은 아침을 먹고 10시쯤 출발을 했다.
서카라스로....봉천지역은 파도로 인하여 아예 낚시가 불가능 하였다.
봉천지역은 5년전 자동제어 관련 회사에 다니는 동생이 일본어가 능숙해서 친구랑 같이 3명이
랜터카를 이용하여 낚시를 왔을 때 봉천지역과 가까운 근처에서 저녁 낚시를 한 적이 있는데
짧은 시간에 대물을 낚았던 기억이 있어서 봉천에서 낚시를 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받쳐주질 않으니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도 서카라스 지역은 파도가 거세다.
그러나 부산, 포항, 서울에서 오신 조사님들은 그기가 예전 부터 손맛을 톡톡히 본 곳이어서
자리를 아예 잡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룸메이트 3명과 대전에서 온 조사님은 어제 갔던 남카라스로 가기로 하고
서카라스에서 남카라스로 넘어가는 계곡(?)에서 12시 반까지 대기하다가 세명은 점심 도시락을 먹고
갯바위에 비스듬히 누워서 계곡을 건너 갈 수 있을 만큼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다가
13시 쯤 되어서 드디어 유격훈련 코스 같은 계곡을 건너갔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유격훈련 같은 코스를 건너야 한다면 안전을 위하여 로프를 설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낚시 시간을 두시간 정도 연장이 가능하고 특히 이동시 조사님들이 안전을 위하여...
내가 사는 동네면 가능한 이야기 인가?ㅎㅎ...
어쨌던 남카라스에서 낚시를 하려면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었다. 가지고 갈 물건의 경량화(輕量化) 였다.
먼저 낚시도구를 최소화하여 낚시대 2대와 솔채 정도만 가지고 가고 밑밥도 필요한 최소의 양을
가지고 가서 현지에서 물을 섞어가며 사용 할 수 있도록 해야 이동간에 고생을 좀 덜 할 것 같았다.
오늘은 어제 대전 조사님과 대구 ㄱ 조사님이 낚시하던 육지에서 우지시마 섬 쪽으로 뻗은 갯바위 끝,
그곳에서 채비를 준비하였다.
오후가 되니 파도가 조금 약해 졌으나 바람은 여전히 불었다.
1.7호에 원줄 2.5호 목줄 1.2호로 시작을 했다. 찌는 카멜레온 신형 0찌로....
품질을 다섯번 정도하고 대를 펴고 크릴을 끼우고 20미터 전방으로 캐스팅을 했다.
대구 ㄱ 조사님 어젯밤 지형 설명대로 2시방향 15미터 쪽으로 수중여가 있었다.
바람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물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흘렀다. 간조때가 다 되어가서 그런지
조류는 약한 편이었다. 캐스팅후 1분도 되지 않아서 카멜레온찌가 주홍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더디만 쭈---욱 들어간다. 베일을 닫고 대를 세웠다. 핑....
꾸욱꾸욱.....릴을 서너 바퀴 감고 다시 대를 세웠다. 아...작은 탄성이 나온다.
이 맛 이야....30분 가까이 힘들게 걸어서 온 느낌이 싹 사라진다.
몇번을 쳐 박더니 드디어 고개를 내민다.
긴꼬리였다. 첫 캐스팅에 30센티에 가까운 녀석이 올라 오는걸 보니 오늘은 귀국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손맛으로 대신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간조가 지나고 들물이 시작되었다.
들물이 시작되는 처음에는 입질이 드문드문 하였으나 점점 폭발적인 입질이 시작되었다.
이때에는 벵에를 잡아서 바로 살림망에 넣는 것이 아니라 잡아서 바늘 벗기고
갯바위 물이 빠지지 않는 곳에 5~6마리까지 살려두었다가 살림망에 한꺼번에 넣었다.
그런데 슬슬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저 숫자 많은 고기를 어떻게 가지고 갈까 하는 생각이었다. 참으로 행복한 고민이었다.ㅎㅎ
그리하여 낚시를 어느정도 하고 살림망을 들어 보았는데
들어 올리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갯바위 평평한 곳에 전부 부어서 씨알이 되는 녀석만 골라서
담고 나머지는 모두 골창에 살려 두었다. 물이 들어오면 전부 살아가게...
16시 쯤 되어서 낚시를 접고 서카라스 쪽으로 오면서 대구 ㅅ 조사님 낚시하는 것 구경을 하다가
뒤 돌아 보니 어제 파도를 맞아가며 낚시하던곳의 반대쪽, 바람을 등지고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잉...오늘까지 여기서 왜 아무도 낚시를 안하고 있었지?라고 생각하며
그래 여기서 마지막 낚시를 해보자 라고 별 생각 없이 생각하며
2.5호 대에 4호 원줄에 2.5호 목줄을 직결하고,수심 2.5미터를 주고 3B찌로 채비를 하여
캐스팅을 하였다. 우지시마섬 가까이 에서 잡은 고기는 갯바위 골창에 넣어두고,
밑밥이 제법 남아서 손으로 한 움큼 그 곳에 넣고, 채비를 던진다기 보다 그냥 발아래 넣고 기다렸다.
발아래 바다물은 파도로 인하여 허옛다.
그런데...빨강색 3B찌가 약간 잠기어 포말 속으로 들어가더니만 더 내려가지도 않고 올라오지도 않았다.
잉....뭐지? 걸렸나? 괜히 채비해서 넣었구나. 시나브로 생각하며 대를 세우며 올리려했다.
그런데 걸리긴 걸렸는데 묵직하게 뭔가 걸린 것이었다. 그래서 힘을 주어 대를 들면서 줄을 감는데
그때서야 이녀석 쳐박기 시작한다. 욱....욱....
자세를 낮추며 대를 세웠다. 2.5대가 이렇게 휘어지다니.. 초릿대가 바닷물에 닿으려 한다.
욱...욱... 물속 묶여진 로프줄에 바늘이 걸린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밑으로 파고드는 힘이
엄청났다. 야....이녀석 얼마나 큰 녀석일까?하면서 버티기를 3분쯤...
그제서야 천천히 힘을 뺀다...공기를 먹이니 녀석 백기를 든다..
우...엄청난 녀석이다.대강 보아도 4짜에 가까워 보인다. 파도에 태워서 갯바위에 올려서
손으로 바늘을 뺄 수가 없어서 집게로 바늘을 빼고 발로 차서 골창에 넣었다.
(손으로 고기를 만질 수 없었다. 만지면 엄청난 힘으로 발버둥치며 손가락을 찔렀다)
휴....한숨을 내 쉬며...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그리곤 바로 품질을 하고 채비를 위에서 아래로 내렸다. 30초 정도 지났을까
이번엔 포말속으로 쑤~욱 찌를 가져간다. 대를 휙하고 세웠다. 히트...
엄청난 힘으로 쳐 박는다. 욱....욱..3000번 릴이 끽끽 소리를 낸다..
긴꼬리 바늘 12호에 물린 대물 긴꼬리 벵에돔...
30여분 동안 엄청난 입질이었다. 한마디로 "직이는 온몸 맛" 이었다.
밑밥이 동이났다.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대부분 낚시를 접고 중들물 이상 지나면
건너가기 어려운 계곡을 건너가고 있었다.
그래 그만하자. 살림망을 들어보니 올릴 수가 없을 정도로 무겁다.
다시 적은 사이즈는 방생을 하고 가져가기 적당한 무게 만큼만 밑밥통에 담고 계곡을 건너왔다.
그런데 그 시간에도 조금 떨어진 곳에 대전 조사님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어두워져서 낚시를 접고
건너 올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시간대에 대물의 습격이 계속되어 30분 정도 더 낚시를
했답니다. 그때 잡은 고기가 가지고 온 대형쿨러 반을 채웠다는 후문 ㅎㅎ
낚시인의 집으로 돌아 오는길 긴장이 풀리면서 온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짧은시간 대물들과 사투를
벌였으니 아픈것이 당연했다.
별이 초롱초롱한 대마도 마지막 날 밤 하늘을 쳐다보며 몇시간 전의 그 손맛을 생각해 보았다.
4부.끝.
첫댓글 읽는 제가 다 흥분이 되는군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조행기 잘 읽엇습니다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