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의 명산 여수 영취산
바야흐로 상춘의 계절 싱그러운 봄이다.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꽃들이
앞다투어 피고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인 여수 영취산으로 떠난다
영취산은 창녕 화왕산, 마산 무학산과 더불어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중 한곳으로서 영취산이란 이름은 석가모니가 최후로 설법했던 인도의
영취산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 된다고 한다
영취산의 진달래꽃은 작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년된 진달래만
수만그루 모여 군락을 이루는데 매년 4월 초순경이 절정이라고 한다
오늘도 김해에서 온 다른 산악회도 많이 보였는데 아쉽게도
진달래가 만개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가야불교샨악회는 이번에도 2대의 버스로 출발하여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광양나들목을 빠져나와 영취산 입구에 도착하니 10시 30분이다
산행들머리에서부터 전국의 관광객들이 벌써부터 몰리고 있다.
아마도 다음주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면 활짝핀 진달래는 구경할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비좁은 길 사람 궁뎅이만 쳐다보고 올것 같기도 하다
바람도 불고 구름낀 날씨에 그다지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연분홍빛 영취산을 머릿속에 그리며 산행을 시작하는 들머리
세멘포장된 임도가 꽤나 가파르다. 산행대장님이 설명하기를 산도 아닌
동네 뒷산 정도라고 했는데 산이 높건 낮건 오를때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임도를 따라 진달래가 조금씩 군집해 있는 산으로 올라간다.
30분쯤 쌕쌕거리며 올라가니 450봉 숨을 고를만 한 능선이 나온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제 막 피어나는 진달래가 능선 전체를 물들이고 있다
좀더 올라가면 더 많은 꽃을 구경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어라~ 꽃은 그게 전부다였다
그래도 굽이굽이 올라가는 능선에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출발하여 1시간 정도 된 11시 40분 영취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은 보일동말동 쬐그만 것이 고정도 안된 상태라 홍보부장님이
들고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광양만의 자그마한 섬들은 남도의 봄녘을
그리는 소품이다
눈을 돌리면 아기자기한 남도의 능선에 둘러싸여 있는 저 아래로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오고 봄바람이 시원하다
철탑옆으로 도솔암이 있었는데 우린 그것이 암자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사진을 찍고는 바로 405봉을 향하여 내려간다
12시 봉우재에 내려왔다
담주 있을 진달래축제 행사 준비중이라 그런지 어수선하고 전국에서
몰린 산악회원들은 평전에서 점심먹고 단체사진 찍느라 시끌벅적하다
우리도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길다랗게 늘어앉았다
풀내음님으로 인사한 우리동네 여성 회원님
처음 민주지산에서 만났을때 느꼈지만 음식솜씨가 대단한거 같다
알탕을 준비해왔는데 빨리 끓지 않아 나는 밥을 다먹고난 뒤에야
조금 먹었는데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아무나 낼수 없는 맛이었다
오늘은 좀 여유로운 시간이라 거의 1시간정도 점심시간으로 할애하여
점심을 빨리 드신 분은 잠시동안 쑥을 캤는데 한바구니 정도는 되겠다
12시 50분 다시 439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금방 밥먹고 가는 길이라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사람 모이는 곳이라 군데군데 아이스크림 장사가 있다
상철부장이 아이스크림을 쐈다는데 우리 몇사람은 한발 먼저가는 바람에
아쉽게도 그 기회를 놓쳤다.
내려오는 길은 너덜길과 급경사로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다. 오는 내내
진달래가 더 있을까 둘러봤지만 우리의 눈길을 끌만한 꽃은 없었다
맑은 계곡물에 손 한번 담그고 쉬엄쉬엄 내려오니
2시 20분 흥국사까지 왔다
흥국사는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하여 임진왜란 때 승병 400여명이
활약했던 호국 불교의 성지라고 한다.
우리 버스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김치찌게 냄새가 막 난다
뒷풀이로 막걸리 한잔에 김치두부찌게로 배를 채우고 3시 50분
평소보다 좀 이른시간 김해로 출발하는데 궂은 날씨는 고맙게도 우리가
산행뒷풀이까지 다 마치고 난뒤에야 한방울씩 비가 내리니
이게 다 회장님을 비롯하여 우리님들의 공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버스 안에서 지난주 1강에 이어 부회장님의 2강이 이어졌다
나는 뒤에 앉아 땡땡이 칠려고 했더니 상철이 부장 기어코 나를
앞좌석으로 끌어댕기니 노트정리를 안할수가 없지요
흠.........
근데 부회장님이 이르기를
사회적 체면도 있고 하니 인터넷에 올릴때는
좀 점잖은걸로다가 올리라면서 별주부전의 거북등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ㅋㅋ 편집위 심의 결과에 따라야죠
(제2강)
혹자는 말하기를 우리가 샌드위치 세대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부모님 지극히 봉양하고 정작 자식들에게는 버림받는 세대
그러니까 노후는 우리 스스로가 준비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한 부부가 생명보험 건강보험 등등 나름대로 준비를 다 해놓고서는
어느날 갑자기 부인이 세상을 하직하게되었네요
부부사이 금슬이 좋았던 터라 많은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위로를 할 때마다 줄줄 눈물을 흘리던 남편이
화장실에가서 소변을 보다 말고 가만 생각하니 갑자기 자신이 10억
부자가 된 게 아니겠는가. 각종 보험금에다 직장에서 나오는 퇴직금까지...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거시기를 내려다 보며 혼자서 말하기를
'너는 참 좋겠다'
'새 집으로 이사가게 돼서' ㅎㅎ (집이 어떤 집인지 알겠져??)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하직하게 되었네요
여자 또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며 아래를 쳐다보고 말하기를
'너는 참 좋겠다'
'근데 전세를 놓을까 월세를 놓을까' 며 혼자 중얼거리는데
옆에서 가만 듣고 있던 한 할머니가 이르기를
'이년아 일수나 놔라' 그랬다네요..ㅎㅎ 썰렁한가요?
진달래가 만개하지 않아 조금 아쉬움은 남았지만 어딜가나 우리산하가
모두 봄산이 아니겠습니까. 영취산..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집안일로 직장일로 저는 2주간 쉬고 뵙겠습니다
설흘산 그리고 보길도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2008. 3. 29(토)
◈ 산 명 : 영취산(510m)
◈ 위 치 : 전남 여수
◈ 등산코스 : 호남정유→450봉→영취산→도솔암→439봉→흥국사
◈ 등산시간 :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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