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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장,
송이의 결혼식을 앞에 두고 민회장은 많은 고심을 한다.
정작 송이를 낳은 아버지로서 아무런 권한도 없고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서글프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아내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드리고는 있지만 그런 아내의 마음이 결코 편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민회장은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는 것을 느낀다.
아버지로서 신부의 손을 잡고 당당하게 걸어 나가 신랑의 손에 딸을 건네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다.
임주형, 그가 누구인가?
상당한 재력가인 집안의 아들이다.
또한 그의 재능을 믿고 세진의 모든 것을 소상하게 알게 해주고 맡긴 사람이고 송이가 자신의 딸인 것을 알고 나서 사위로 점찍어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탁월하게 비상한 머리를 지닌 수재인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사조직으로 자신 개인의 일만을 맡겨놓았지만 그의 탁월한 재능을 발견한 민회장은 차츰 회사의 깊숙한 곳까지 그에게 일을 맡기곤 했다.
중견이상의 임원들은 그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그룹의 대단한 위치까지도 맡을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제 송이와 결혼식을 계기로 해서 민회장은 그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는 것이 아니라 중역 중에서도 중요한 업무를 맡길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룹전체에 차지하는 자금이 대단한 민회장이다.
아내와 둘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육십 프로를 넘어서고 있다.
나머지는 소소한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이라서 민회장의 입지는 대단한 것이다.
한편 심수경은 송이의 결혼식을 그룹 내의 호텔에서 하고자 한다.
모든 비용을 그룹이 아닌 자신의 개인 사비를 들여서 해 주고자 하고 있다.
남편의 딸인 것이다.
남편의 딸이라면 자신의 딸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을 만나서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고 이미 자신을 만나기 전에 사랑했던 여인과의 사이에서 생겨난 자식이다.
미움도 증오도 있을 수가 없다.
그 여인을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송이와 만나기를 약속한다.
둘이서만의 만남이다.
서울 시내의 조용하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만남이다.
고급스러운 곳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아늑하고 멋스럽다.
모두 룸으로 되어 있는 곳이고 예약만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 곳이다.
심수경의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다.
송이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다.
예약자의 이름을 말을 하니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안내를 해 준다.
이미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심수경이다.
“제가 먼저 와 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바쁘신 우리 검사님 대신 한가하게 시간이 남아도는 내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지요.”
“사모님!
찾아뵙지 못하고 이렇게 만나고자 하실 때까지 있어온 제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검사!
그것은 한검사가 마음에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여러 군데서의 눈초리들이 있으니 마음대로 오갈 수도 없다는 것을 왜 모르겠어요?
그런 곳에 마음을 쓰지 말아요.“
주문한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자, 우선 음식을 먹고 천천히 얘기를 합시다.”
그녀들은 사소한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식사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유학생활에 많은 적응을 하고 아픈 마음도 많이 가라앉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우성이에 대한 얘기도 나눈다.
“이제는 한검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잊고 누나로서 받아드리는 마음도 많이 생겼다고 하고 있소.”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우성이가 큰 상처를 이겨내고 학위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안심하도록 해 주어서 정말 편안합니다.“
”이제 그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오.
그리고 한검사!“
“네!”
“이번 결혼식의 모든 것들을 내게 맡겨주지 않겠소?”
“네?
무슨 의미인지요?”
“우리 그룹 내의 호텔에서 예식을 치루고 그에 대한 모든 비용을 내 사비로서 지불하고 신혼여행에 따르는 모든 것과 혼수용품들 그 밖에 결혼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지불하고 싶소.”
“사모님!
말씀은 대단히 고맙게 받아드리겠습니다.
허지만 그렇게 대단한 호화결혼식을 치루지 않겠습니다.
그저 소시민들이 올리는 평범하고 소박한 결혼식을 치루고 싶습니다.
시댁어른들 또한 검소하시고 소박하신 분들이라 그런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말씀을 드리면 당연히 반대를 하실 것입니다.“
”그런가요?“
”사모님!
제 신분이 법조계의 검사입니다.
그런 호화예단과 결혼식을 올린다면 분명 많운 소용돌이 속에서 악성 루머들도 등장을 할 것이고 어느 재벌의 청탁을 받은 호화결혼식이라는 보도가 연일 대서특필이 될 것입니다.
그저 조용하고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습니다.“
심수경은 자신의 생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쪽 시댁 분들이 참으로 검소하고 소박하신 어른들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으면서도 내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생각뿐이었소.
그렇다면 어떤 결혼식을 하던 이것만은 받아주시오.“
심수경은 미리 준비를 해 가지고 온 봉투를 내어준다.
“민회장님의 마음과 내 마음이오.
아버지로서 표면에 나서지도 못하시고 아무것도 당신의 뜻대로 해 주지 못하는 자식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소?
나 또한 부모의 심정으로 무엇이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오.
이것만은 거절하지 않고 받아주면 우리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이 될 것 같소.“
“사모님!
진정으로 저를 사랑해주시는 두 분의 마음을 다시금 확인을 합니다.
두 분의 사랑이라 생각을 하고 받아두겠습니다.“
송이는 더 이상 거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던 받아야 할 것만 같다.
“행복하게 잘 살아주기를 바랄 뿐이오.
그리고 결혼을 해서라도 가끔 만나면서 살아갔으면 하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는 임주형 그 사람이 회장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만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찾아뵙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고말고.
그런 이유라면 언제든지 찾아온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겠소.“
심수경의 얼굴은 환한 웃음이 감돈다.
이제 한검사가 자신의 집에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더 이상 결혼에 대한 간섭을 하지 않기로 한다.
살아가면서 해주고 싶은 많은 것들을 해 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마음이 가벼워진다.
심수경은 송이와 헤어져 집으로 온다.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부부가 준비를 한 제주도의 농장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농장은 심수경이 친정에서부터 물려받은 농장이다.
넓은 목초지에 말들이 뛰어놀고 별장으로 쓰기에 좋은 건물도 함께 있는 농장은 사람을 두고 관리를 하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도 해마다 증가를 보이고 있고 가끔씩 제주도엘 내려가면 쉬었다 오기에도 너무나 좋은 곳이다.
심수경은 자신의 그런 곳을 선뜻 송이의 결혼선물로 내 놓았다.
송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주시는 것이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은 것이지만 집에 와서 확인을 하고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이것은 선물이 아니고 뇌물에 버금가는 것이 되는 것이다.
자신은 청렴함을 신조로 삼고 있는 공무원이다.
그런 신분에 이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라고 표현을 해야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함부로 거절을 하며 되돌려 보낼 수도 없다.
송이는 임주형을 만나 상의를 한다.
“이런 것은 선물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러나 사모님의 마음이니 거절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일단은 송이씨의 명의로 하지 말고 어머니의 명의로 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오.“
임주형은 사모님의 진심을 받아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공무원인 한송이의 명의로 해 놓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임주형은 다행히 아직 한송이의 명의가 되기 이전이라 심수경을 만나 의논을 통해서 한기영의 이름으로 명의를 이전해 준다.
모든 것은 임주형이 알아서 처리를 해 나간다.
그렇게 송이는 결혼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이 된다.
신혼살림이라고 해야 지금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새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모든 것을 새로 구입을 한 것이라 더 이상 필요한 가구들이 없고 새로 구입할 것들도 없다.
침대 역시 그때 더블로 구입을 하였기에 아무것도 새로 구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결혼식장 역시 동네의 깨끗하고 좋다는 예식장을 예약을 하고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가기로 한다.
제주도의 농장에서 신혼여행을 보내기도 두 사람이 합의를 본다.
자신들만의 소유지에서 마음대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기영은 송이의 결혼준비를 해 주면서도 가끔 멍한 얼굴이 된다.
눈부시게 하얀 웨딩드레스를 보면서 만져보고 또 만져보곤 한다.
자신은 이렇게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하고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해도 긴 한숨과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한다.
여자로서 최대의 황금기에 입어보는 웨딩드레스가 아닌가?
누구든 한 번은 입어야 하는 흰백색의 고운 드레스인 것이다.
그저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웨딩드레스인 것이다.
송이는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안다.
엄마의 시선에는 부러움이 가득 들어 있다는 것을 안다.
여자로서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하고 늙어가고 있다면 평생의 부러움이 되고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엄마!
입어보지 못해서 부럽지?“
”아.......아냐!
이렇게 살아서 우리 딸이 이런 고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하는 것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너무 아름다운 우리 딸! 내 딸이 자랑스럽다.“
”엄마!
엄마도 아직은 늦지 않았어요.
이제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엄마도 이런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도 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새로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얘는?
엄마 나이가 환갑을 바라본다.
이 나이에 무슨 드레스?
남들이 들으면 흉을 봐요.“
기영은 생각하면 부끄럽다는 듯 얼굴이 붉어진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딸의 말이 고맙기도 하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고 아가씨 때의 마음 그대로인 것이다.
고운 것을 보면 가지고 싶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대로 따라서 꾸미고 싶은 소녀의 마음인 것이다.
그런 모든 것들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환갑이 다 되어 간다는 생각을 하면 서글프고 억울한 생각이 든다.
이제 다시 또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무엇에 대한 억울함이 자꾸만 고개를 든다.
여자라고 그리고 아직은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다고 외치고 싶다.
비록 몸은 나이를 먹어가지만 정신과 마음만은 청춘 그대로인 것을 자신조차도 어찌 할 수가 없다.
문정숙 역시 그런 기영이를 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무엇하나 아쉬운 것이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여자로서 최대로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인 신부의 모습을 꾸며보지 못한 시누이가 안쓰럽고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다.
무엇이라고 말로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고모!
아직 고모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요.
요즘은 황혼에 결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세상이니 좋은 사람을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언니도 참!
사위를 보는 이 나이에 흉측스럽게 무슨 그런 생각을 해요.
그냥 잠시 보고 있으려니 부럽기는 하지만 이대로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요즘처럼 삶의 재미를 느끼고 살아본 것이 기억이 없으니까요.“
기영은 자신이 너무 표시를 낸 것만 같아서 민망해진다.
이제 결혼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다.
시댁으로 보낼 예단도 진즉에 다 보내놓고 이제는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시댁에서는 결혼식을 조촐하게 치른다는 것에 어른들이 만족스러워하신다.
큰 아들 때도 간소하고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던 집안이다.
거창한 예단보다는 그저 양가 서로 인사를 하는 정도의 예단으로 흡족해 하시는 시댁어른들이시다.
송이는 그런 시댁을 만난 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을 하며 얼마 남지 않은 결혼식을 위해서 열심히 피부손질을 하러 다닌다.
엄마와 함께 피부맛사지엘 다니면서 모녀는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
이제 우리 가끔 시간을 내어 이렇게 맛사지를 받으면서 살아요.
요즘 엄마 피부가 얼마나 곱고 탄력 있는지 아세요?“
“정말 그러니?
내 피부가 그렇게 달라졌어?“
”그럼요.
아주 아름답고 고운 엄마의 모습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나이가 어디 가겠니?
이제는 곧 할머니가 될 것인데 아무리 고우면 뭐하겠어?“
”요즘은 인생 육십이 아니라 칠십부터라는 말이 있어요.
엄마도 새로운 인생을 시작을 해도 절대로 늦지 않는 그런 나이에요.“
”아니다.
지금 이대로 너와 임서방과 함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제일 행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는데 더 이상 내가 바랄 것이 뭐가 있겠어?
안 그래?“
”안 그래요.
엄마도 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마음이 변할 겁니다.
그때까지만 우리가 함께 살아주는 것이고요.“
”...........................“
기영은 송이의 말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는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사랑이라는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한 번으로 인생의 전부를 잃었다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인데 그런 사랑을 또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부르르 떤다.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고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송이야!
엄마는 이렇게 너하고 한 집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제 결혼을 하면 시간이 나는 대로 시댁어른들을 찾아뵙고 시댁에 풍습도 배우고 어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가도록 해라.
바쁘다는 이유로 시댁에 대한 일들을 소홀히 하지 말고.“
“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게요.“
”그래!
엄마가 살아가지 못한 길을 넌 사랑을 받으며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 주기를 바라고 있다.
예쁜 모습으로 행복하기만 바라는 엄마의 마음 알지?“
”그럼요!
그러나 송이도 엄마가 새 출발을 하면서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모녀는 그렇게 결혼식을 앞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제 송이는 결혼식을 위해 한 달간의 휴직기간을 갖는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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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했습니다
잘봅니다..~~
즐감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길~~~`
감사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 아싸,쵝오 항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