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반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새로운 학교 숭덕고등학교에서 차근차근 적응해나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훗날 졸업할 때까지 그럴 것이고. 그 중 내게 있어 첫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이 하나 있다. 바로 봉사활동. 봉사활동도 봉사활동이지만,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여럿이서 하는 봉사는 처음이라서 더 기억에 남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광주공원이었는데, 출발할 당시에 버스가 안와서 시작이 불안불안했다. 하지만 그 버스에는 우리 반의 기숙사생들이 타고 있었다. 덕분에 심심하지않게 광주공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항상 교복 차림으로 보다가 사복 차림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그렇고 미래의 모습이 기대되던 것은 여담. 얼마 지나지 않아 장소를 이동하였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곳은 뒷편에 위치한 어느 교회. 들어가자마자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지게 되는 의미나, 앞으로 가져야할 자세 등의 좋은 말씀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굴복하지 않는 자세. 내게 특히 필요하단 자세임을 되새기며 봉사활동으로 투입. 내가 맡은 곳은 배식받은 식판을 우리 어르신들께 전달해드리는 것. 일종의 유통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까. 열심히 운반을 하는데.중간에 3갈래로 나눠지는 곳에서 우리는 지시나 혹은 자기 판단에 의해서 형평성을 지키며 운반을 해야한다. 그 중, 갑자기 식당쪽에서 남자 2명을 뽑아가길래 징병(?)되어 간 곳은 얼음조각들과 가득했던 생선 여러박스들. 방금 막 도착해온 생선들을 나르는데에 징병되었다. 뭐 생선에 역겹거나 그러지는 않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장갑에 배긴 냄새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맨손으로 뜨거운 식판을 다시 나르기 시작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생선이 아마 고등어였나, 다른 거였나 여기까진 무리인 듯 싶다. 쨌든 이번 보람찬 일을 마치고 내가 느낀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내가 어떤 존재이고 싶어하는 것인가. 내 생각엔 그렇게 티나지 않으면서도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 중간 유통이 없으면 여러모로 불편할 것이다. 사회에 나가서도 여러 분야에서 기여를 하는 것을 나의 자세로 삼고 싶다. 어쩌다 가게 된 나도 당황스런 우리 큰이모집 가게로 가서 국밥을 먹었던 기억. 그리고 여기에 창피한 기억까지 있다. 바로 시내에서 길을 잃은것. 아니 잃었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떠돌아다녔다고 해야하나 금남로4가에서 어디사거리까지 걸어서 겨우 버스찾아서 집에 갔던 기억. 정말 색다른(?) 경험이 가득했던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