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0526 설악 공룡능선 첫걸음

[신홍식]

금요일 근무 후 자정에 출발하는 화정산악회의 설악산행에 참여신청했다.

공룡능선 코스가 있어 가 보고 싶었고 동백꽃 신사 형님의 발자국을 따라가보고도 싶었다.

금요일 순천 출장에서 먼저 빠져나와 벌교정류장에 차를 주차하고

옷을 갈아입고 버스를 탔다.

종필과 영대를 광주은행에서 만나 일을 마치고

종필이가 사는 생고기 저녁에 술을 곁들인다.

영대와 종필이는 술먹고 놀자고 꼬시며 참가비 못지않게 잘해주겠다고 하지만,

난 기어이 영대의 차에서 비틀거리며 배낭을 꺼낸다.

잠자다 일어나니 밖이 훤하고 차가 멈춘다.

5시 15분쯤 해가 떠오를 시각이다. 한계령인데 오색령 돌표지가

새로 섰다.

사진을 찍고 고개를 내려가 아침을 벌린다.

찰밥에 김치 홍어무침에 배부르게 먹고 대청봉 입구 돌표지를

6시 15분쯤 통과한다.

오르는 길은 힘들다. 신사 형님의 발걸음 따라잡기는 힘들다.

수미재 재무가 앞질러 간다. 6명이 대열을 이뤄 따라가는데 숨이 막힌다.

형님 쉬어갑시다를 세 번하고서야 설악폭포 위 개울에서 물을 마신다.

한 시간 남짓 가파른 길을 쉬지 않고 오르는 일에 벌써 지쳐 대열에 떨어진다.

그래 조금 천천히 오르지 뭐.

광주화정산악회 노란 리본을 단 이들이 따라온다.

수많은 계단을 스무개 마흔개 쉰 몇개를 반복하며 세며 오르니

대청봉 아래 완만한 능선이다.

대청봉엔 8시 45분이 넘어서야 도착한다.

두시간 반 정도에 여기까지 오는 길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대청봉은 만원이다. 표지석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지나쳐 하정에서 오신 나보다 나이 많은 분을 사진 찍고 내려가니

바람이며 신사, 수미재 님 등이 사진을 찍고 잇다.

합류해서 중청대피소에 가서 술을 나눠 마신다.

선두그룹을 따라 부지런히 희운각 대피소 길을 잡아 내려간다.

바람님의 제안에 따라 간식을 먹지 않고 공룡능선을 탄다.

바위 마루금을 걷지 않은 길인데도 오르내리기는 힘들다.

긴 길을 몇 번 오르내리다가 봉우리를 감고 돌며 느긋하게 사면을 걷는다.

11시 반 무렵 점심 터를 잡다가 솜다리꽃도 본다.

더 지나 점심을 먹고 마등령삼거리에서 간식을 먹으며 뒤에 오는 팀을 기다린다.

9명이 A코스를 걸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이제 올라가는 이들이 숨을 헉헉거린다.

봉정암을 가보지 못한 게 아쉽다.

신사형님과 가을사랑을 걸음을 따라 달리듯 내려온다.

다행이 뒤쳐지지 않고 따라 붙었다.

오세암 영시암을 들러 백담사 돌탑 사이 개울에서 발을 씻는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마을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려오니

다른 팀이 막 술판을 벌이고 있다.

술을 몇 잔 마시는데 목이 잠긴다.

나의 몸은 겨우 이 정도인가?

술을 몇 잔 마시다. 목 핑계로 참는다.

척산 온천에 들러 목욕을 하고 저녁식사와 잠을 같이 할 수 있는

낙산 해변의 설악회관으로 간다.

술 몇 잔 마시고 또 마시러 나가는데 난 방으로 돌아와 눕는다.

신사형님이 양해를 해 주신다.

12시에 들어오는 이, 2시에 들어오는 이, 4시에 들어오는 이가 있다.

[주종필]

흐미...!! 징헌 놈.... 기어이 올라 갔구만..!! 거기 서도 사진사 허냐..?

[오파비니아]

체력좋구나! 공룡능선의 깍아지른 봉우리들이 보이는구나. 아득령쪽이 아닌 백담계곡으로 왔구나... 가을이였으면 죽여주었을텐데... 새벽에 별빛이 얼마나 또렸한지 한계령에서 본적이 있다...고생하였고 축하한다...

[수박씨]

그렇게 애써 산에 가는 이유가 있겠지....나는 산은 안뵈고 여자사람만 뵈는디잉

[꼬치까리]

오르고서야 그 맛을 알겠지. 아직까정 체력은 괜찮아보인다. 넘 무리는 하지 말거라잉. 얼굴에 적당히 살이 붙어야 주름도 안보이는 법이여. 종필이 보거라. 그 팽팽한 얼굴말이다.

[최희철]

홍식이형! 부럽네요 고생 많이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