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화쟁사상은 다문화사회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인종적 갈등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 답하기에 앞서 원효는 각 '종파의 교리는 하나의 근본 원리의 다양한 변주에 지나지 않는다.'[『철학사상』별책 제7권 2호, 5p, 서정형]라고 하며 '일십법계'를 주장했다. 모든 것은 하나의 마음에 지나지 않음을 말하는 듯하다. 대립하는 쟁론들을 화해시킨다는 뜻의 화쟁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효과적으론 해결할 수 없다.
화쟁사상은 그저 대립되는 이론들을 화해시키기만 할 뿐, 현실 사회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세상엔 다양한 견해 차이가 있고 이것을 굽히고 들어가는 것은 민주사회를 해치는 이념일 뿐이다. 아마 원효에 찬성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갈등을 잘 해결하는 능력을 모두 다 갖추었다고 전제하는 것일 거다. 이것은 신기루 아닐까? 허나 이들이 자신의 뜻을 굽힐 수 있을까? 서로 포용하고 좋게 좋게 넘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래, 화쟁사상이 이 사회에 실현되었다고 치자. 그러면 현대 사회의 문제들 난제들이 어느정도 굽혀질 것이다. 실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의미다. 원효는 화쟁사상을 내세울 때 종파 간의 갈등은 해결했지만 이들의 조화를 추구하진 않았다. 조화를 추구하지는 않는데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론의 조화가 없는데 현실에서 조화롭게 갈등이 해결된 상태로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갈등이 해결되려면 현실의 우린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s.토론시간에 이것을 이론적으로 논리적으로 말하는 데 초점을 두라고 말씀하셨지만 토론 주제가 해결의 가능성을 따지는 문제이니 만큼 이것을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내 글이 짧아진 이유도, 기한을 넘겨 글을 쓴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미룬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