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서 갑상선암의 과잉진료 논란에 대해 보도된 후 갑상선암의 조기진단 및 나아가 갑상선암의 수술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먼저 갑상선암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같은 갑상선암이라고 하여도 이들은 종류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다릅니다. 사망률이 높은 수질암, 미분화암, 악성 림프종을 제외하고 이중 가장 흔하며,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유두암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부분 일반적인 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을 따집니다. 의사들은 수술 후 재발의 소견 없이 5년이 지나게 되면 “완치”가 됐다는 표현을 씁니다. 물론 5년 이후에도 재발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 후 무사히 5년을 넘기면 그 이후에도 괜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갑상선암은 유방암, 간암 등 다른 암과는 다른 자연경과를 보입니다. 갑상선암은 단기적으로 5년만을 보고 ‘치료를 늦게 해도 괜찮다, 관리를 하면 괜찮다’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병의 경과를 이해해야 합니다.
갑상선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경과가 양호하여 5년 생존율만 보면 99%의 좋은 성적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당장 5년간은 사망은 하지 않더라도 이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파선으로 전이가 되고, 주변 장기로 까지 전이가 되어 이는 높은 재발 율과 사망률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유두 암은 처음의 착한 성격과 달리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할 경우 나쁜 성격의 전혀 다른 암(미분화암)으로 변하게 되어 이때는 이미 수술하려고 해도 손을 댈수가 없게 됩니다.
유두암은 크기가 1cm가 넘지 않는 암일지라도(미세유두암이라고 부름.) 수술 시 주변 경부 임파선에 흔히 전이가 되어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심지어는 일부에서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자고 얘기를 하는 5mm 이하의 갑상선암에서도 임파선 전이가 된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에서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재발율과 사망률이 확연히 증가합니다.
또한 갑상선 주위에는 성대를 조절하는 신경부터, 부갑상선, 기도, 식도 그리고 많은 혈관 등 수술시에 주의해야 할 위험한 구조물이 많은데 이렇게 전이가 있는 암의 경우에는 수술도 어렵고 수술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수술을 받게 되면 갑상선 호르몬을 평생 복용해야 된다는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오히려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경우에는 갑상선을 일부 남기는 경우가 많고 이때에는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이 필요 없습니다.
비록 확률상 낮은 문제이지만, 본인에게 일어난 경우 그것은 100%의 문제가 됩니다. 유두상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착한 암일지언정 암은 암입니다. 미세유두암이라도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고령 등 환자의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바른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갑상선 전문의와 상의하여 필요 없는 수술은 피하고, 환자 스스로 올바른 판단으로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소중한 건강을 지켰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글_ 김신혁, 유방외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