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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더니 하필 산행하는 날 비가 온단다..
진작 진작 비가 좀 내리고 오늘만은 비가 안왔으면 좋겠지만
이 가뭄에 그나마 비가 온다니 다행이랄 밖에..
오랜만의 비 소식에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우의도 꺼내고 우산까지 챙겨서 산행길에 나선다..
사실 오늘은 체육대회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산행에 참가할 수 없었는데
전국적으로 번져가는 메르스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어 참가할 수 있었다..
산행지로 향하는 차창밖을 내다보니 온 산이 구름으로 잔뜩 찌푸려져 있다..
비가 오기는 올 모양인데 그래도 좀처럼 쏟아지지는 않는데
오늘따라 버스는 길을 잘못 들었는지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산길에 멀미가 날 지경이다..
산행들머리가 될 삼거리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우의를 입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다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고 중고개재로 올라가는 길도
비에 젖은 풀숲을 헤치고 가야하는 길이라 일단은 우의를 입고 산행길에 나선다....
들머리에서 20여분 동안 중고개재로 올라가는 등로는
지난 구간 내려올 때보다 더 잡목들이 우거져있고 등로와 초목들은 비에 푹 젖어있다..
이 곳은 이미 비가 한차례 지나간 듯 지금은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결국은 중고개재까지 올라가지도 못하고 우의는 벗어버렸다.
드디어 도착한 중고개재..
잠시 한 숨 돌린 후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대간종주에 나선다.
오랜만에 노루발을 만난다...
꽃 이름에 노루가 들어가는 것도 많다..
노루귀, 노루발, 노루삼
흐린 날씨탓에 사위는 안개가 자욱하지만 대신 폐부를 찌르는 공기는 상쾌하기 짝이없다...
중고개재에 올라선 뒤로는 중재까지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고
중 재...
예전 북진때에는 이곳에서 구간을 끊어 중기마을로 하산한 적이 있어
다른곳보다 관심이 더 가는 곳이다..
중재에 도착하여 일행들이 모이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쉬어간다.
일월비비추는 이제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중재를 지나면 월경산까지 한동안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고
전체적으로 육산인 등로에 간간이 바윗길도 나온다..
중재에서 40분쯤후 도착한 월경산 갈림길...
선두그룹은 이미 월경산을 다녀와서 쉬고있다.
북진때에는 월경산을 오르지 않고 그냥 지나쳤기에 이번에는 월경산으로 올라가 본다..
가봐야 조망도 없고 특이한 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거리도 얼마되지 않고 오늘 구간의 최고봉이기에 대부분의 대원들도 월경산으로 향하고..
역시나 삼각점만 덩그러니 있을 뿐 사방이 잡목에 막혀 조망이 전혀 없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뒤따라 월경산을 다녀오는 일행들을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
더 이상 비는 오지않고 상쾌한 날씨에 등로는 푹신푹신..
걷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월경산...
잠시 후 약초시범단지 옆을 지나는데
산객들이 드나들지 못하게 휀스를 설치한 것 까지는 좋지만
그 위에 설치한 철조망이 흘러내려
자칫하다간 얼굴을 스칠 수도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완만하게 이어지던 등로는 약초시범단지를 지나며
잠시 가파르게 내려서고 이어서 광대치를 지난다..
광대치..
광대치에서는 좌측 대안리로 하산하는 길에도
많은 시그널이 달려있어 산객들이 많이 지나다님을 알 수 있다..
광대치를 지날 무렵 아침을 일찍 먹은 탓인지 서서히 허기가 져 다리에 힘이 풀린다...
잠시 올라선 곳에서 식사를 하려고 배낭을 내려놓다가
조금 위쪽에서 일행들의 소리가 들린다며 조금 더 올라가자는 말에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한동안 올라서니 선두그룹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오늘 산행에 참가한 대부분의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돼지고기 찌개에 별별 반찬들이 모두 등장하고 이것저것 먹어보라고 주는 바람에
자꾸 받아 먹다보니 배가 불러 일어나지도 못할 지경이다..
944봉...
한동안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등로를 따라
944봉을 지나니 모처럼 시야가 트이는 암릉구간..
자욱한 안개탓에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중산행에 조망은 기대도 않고 있던 터라
이것만으로도 어디냐며 모두들 감탄사 연발이다...
오히려 햇볕이 쨍쨍한 날보다
구름이 산허리를 감도는 이런 조망이 개인적으론 훨씬 더 맘에 든다...
모처럼의 암릉구간이라 대원들 모두 쉬이 걸음을 옮기지 못하다가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탓에 마지못해 자리를 뜬다..
무명봉과 봉화산..
경남 함양방면
봉화산이 점점 가까워질 수록 철쭉군락지가 자주 나타나고
따라서 우거진 잡목이 수시로 길을 막는다..
조릿대도 꽃을 피웠다..
봉화산으로 가는 능선길에서는 멀리 지리산의 자락이 구름속에서 조금씩 자태를 나타내고
지리산이 가까이 다가올 수록 대간길도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됨을 실감한다..
지난 구간 지나 온 백운산이 멀리 보이고..
기린초..
꿀풀..
산해박
처음 보는 꽃인 데 불면증 및 신경쇠약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미나리아재비...
무명봉..
비가 그친 초록의 산릉을 지나며 멀리 지리능선도 가늠하며 한차례 올라서니 무명봉이다..
예전에도 무명봉이란 봉우리가 있었던가...
봉우리 이름이 무명봉인지 달리 이름이 없어 무명봉인지 헷갈린다..
정상의 표지판을 보니 "무명봉(870m)은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
그리고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경계에 솟아 있는
지리산과 덕유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한 줄기이다." 라고만 되어 있을 뿐
봉우리 이름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을 보니 원래가 이름이 없는 봉우리인 모양이다..
그러나 이름이 있던 없던 무명봉은 사방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고 있어
봉화산 못지않게 전망좋은 봉우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마침 조금씩 개어가는 날씨에 산허리를 감도는 운해의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한동안 머물다가 무명봉을 내려서니 넓은 임도가 돌아가는 봉화산쉼터에 도착한다.
봉화산이 보인다..
미역줄나무...
속금산..
봉화산쉼터..
한쪽엔 봉화산 정자도 있어 쉬어가기 딱 알맞겠다..
한동안 갈림길 쉼터에서 휴식한 후 나무데크계단을 올라서니
완전히 개인 줄로만 알았던 날씨가 서서히 흐려지면서 다시 비를 뿌린다...
봉화정..
날씨가 맑으면 지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보일텐데...
봉화산이 보이고..
쉬이 그칠 것 같지않아 봉화산오름길에서 다시 우의를 착용한다..
봉화산에 올라서니 제법 세차게 비가 뿌리고 사방은 온통 비구름으로 가득찬다...
멋진 조망을 기대하면서 오른 봉화산에서는 조망은 고사하고
인증샷만 하고는 서둘러 내려선다..
그런데 봉화산은 919.8m 무명봉은 870m로 되어있는데
고도표를 보니 오히려 무명봉이 봉화산보다 더 높게 나온다.
봉화산 봉화대..
봉화산(919.8m)은 전북 장수군 번암면과 남원시 아영면,
경남 함양군의 2개도 3개 시.군의 경계에 위치하며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구간의 중간지점이자
봉화대의 유적이 존재했던 역사적 의미가 담긴 산이다.
특히 남쪽 치재에서부터 정상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봉화산 철쭉은
그 빛깔이 유난히 붉어 산이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비에 쫓기듯 봉화산을 내려서다가 잠시 후 비가 그치는 기미가 보여
다시 우의를 벗어버리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비로인해 군데군데 미끄럽기 짝이 없다..
멀리 구름위에 있는 고남산을 바라보며...
고남산...
한동안 미끄럽게 내려서던 등로는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고
눈 앞에 매봉이 바라보이는 지점에 도착하니
철쭉군락지 한 가운에 자리한 사각정자가 나온다....
매 봉..
그러고보니 예전 북진때에 비해 이 부근은 없던 정자와
나무데크계단도 생기고 변화가 많은 것 같다..
정자에서 일행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잠시 내려서 치재를 지나니 이내 매봉에 도착한다..
지나 온 봉화산..
치 재...
이 매봉도 예전에는 이름이 없던 곳인데
새로운 정상석도 생기고 역시 조망이 아주 좋다..
지나 온 능선...
봉화산이 아득하게 멀리 보인다..
매봉에서 본 흥부마을
매봉에서는 복성이재 방향으로 한동안 내려서면
해발 601.4m의 복성이재에 도착한다..
복성이재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고개로서
산줄기는 시리봉과 봉화산을 잇고 물줄기는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변도탄이 천기를 보고 국가에 큰 전란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대비할 것을 상소하였으나 평화로운 기운을 어지럽게 한다하여 관직을 삭탈당하고 나서
전란을 대비 북두칠성중에 복성 별빛이 멈춘 곳에 자리를 잡아
움막을 지었다 하여 복성이재라 전해진다.
그 후 쌀가루로 만든 움막은 군량미로 사용하여 왜적을 물리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조정에서 변도탄의 충성심을 인정해서 큰 상을 내리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복성이마을을 이뤘다고 한다.
복성이재의 남쪽에는 삼국시대에 백제와 신라가 서로 영토 쟁탈전을 벌였던 아막산성이 있다.
복성이재에 핀 뱀무...
아래는 회식한 식당 화단에 핀 꽃들...
야생화가 아니라 개량종인 것 같다..
왕원추리와 비슷..
달맞이꽃 원예종인것 같고..
털중나리..
산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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