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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습지를 좋아함.
10℃ 이하 성장 정지.
줄기와 잎을 식용.
중국으로 추정
미나리과
자생식물로 오래전부터 이용
한국(전국), 일본, 중국
미나리는 우리나라의 자생식물로 주로 봄·가을에 들판이나 개울에 자라는 것을 채취해 이용하던 잎줄기채소다. 텃밭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재배하는 경우 봄에 개울가에서 뿌리째 캐서 심거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미나리의 뿌리를 잘라 심어두면 된다. 재배의 적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심어두고 수시로 이용한다.
미나리는 물에서 자라므로 물을 가두기 용이한 장소에서 재배해야 한다. 또한 물 대주기도 편리한 장소여야 한다. 약간 그늘이 지면서 물이 고여 늘 축축한 곳이 텃밭 주변에 있다면 미나리 재배에 최적이다. 미나리는 한여름의 강한 햇살을 싫어하므로 여름에 약하게 그늘이 지거나, 해가 빨리 지는 장소가 좋다. 낙엽수 주변에 큰 플라스틱 통을 놓고 흙을 채우고 물을 담아 기르는 것도 방법이다.
내 텃밭에는 이와 같은 최적의 장소가 없어 밭을 30㎝ 정도 파내고 비닐을 깐 다음 다시 흙을 넣고 둑을 만들어 기르고 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밭을 만들면 나중에 비닐이 찢어지거나, 상하는 경우가 있어 물이 많이 새나간다. 해마다 미나리 밭을 정비하는 것도 큰 일이다. 비닐에 흙을 채울 때 10㎝쯤 채우고 1㎡당 4㎏ 정도의 퇴비와 깻묵을 큰 컵으로 2컵(400g)을 넣어주고 다시 흙을 덮는다. 이때 재거름(나뭇재 또는 재)이 있으면 조금 넣어주면 좋다.
미나리 모종은 봄철에 냇가나, 묵은 논에서 뭉치로 자라고 있는 미나리 줄기와 뿌리를 캐서 하나씩 분리해 옮겨 심으면 된다. 아니면 시장에서 판매하는 미나리 단을 구입해 줄기 부분을 이용하고, 아래의 뿌리를 모종으로 사용한다.
[ 주의사항 ]
모종을 준비할 때 풀이 덜 나는 곳과 풀 씨앗이 비교적 적게 떨어져 있을만한 곳의 미나리를 캐야 나중에 풀 관리가 쉽다. 주로 물풀에 해당하는 여뀌, 고마리, 사마귀풀, 피, 물봉선 등의 풀과 씨앗이 많이 달라붙어 있다.
미나리를 빨리 수확하려면 모종을 아주 촘촘하게 10㎝ 사방에 한 포기씩 심고, 가을부터 수확하려면 25㎝ 정도의 간격으로 심는다. 물을 가두어둔 밭에 모종의 뿌리가 뜨지 않게 손으로 꽂아둔다.
미나리는 이미 자라고 있는 모종을 옮겨 심으므로 다른 작물에 비해 빨리 자란다. 봄에는 위로 자라고 여름에는 바닥을 기는 줄기를 뻗어 번식을 한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다시 위로 줄기를 키우므로 봄·가을이 미나리 수확의 적기다. 여름에 꽃이 피고 난 미나리 줄기가 어지러이 널려 있을 때 미나리 줄기와 복잡한 곳의 뿌리를 걷어주면 땅속의 줄기가 잘 자라 가을에 수확하는 기쁨이 크다.
[ 첫해 자라는 모습 ]
미나리를 캐서 심은 첫해에는 조금 더디게 자란다.
[ 해를 넘긴 미나리 ]
겨울을 맞고 다시 봄에 자라는 모습이다.
미나리는 자라는 대로 수확이 가능한 작물이다. 다만 햇볕이 많이 드는 여름에는 억세게 자라므로 이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꽃이 피는 늦여름과 겨울에는 수확이 불가능하다. 그 외에는 수시로 이용한다. 특히, 봄에 돋아나는 튼실한 줄기의 보드라운 미나리와 가을에 자라는 연한 줄기가 일품이다. 미나리를 쌈으로 이용하면 상추만 이용할 때와는 사뭇 다른 맛을 준다.
미나리는 늦은 봄부터 대궁을 키워 여름이 되면 꽃대가 자라고 꽃이 핀다. 꽃의 모양은 멀리서 보면 부추꽃과 비슷하다. 미나리도 꽃이 피고나면 씨앗이 맺혀 씨앗으로도 번식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씨앗으로 기르는 방법보다는 뿌리가 달려 있는 줄기를 심는 편이 수월해 보통은 뿌리 또는 줄기로 번식을 시킨다.
미나리는 물에서 자라므로 웃거름주기가 까다롭다. 수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8월에 자라는 줄기를 모두 낫으로 베어 걷어낸다. 물이 고이지 않도록 물꼬를 튼 다음 물을 빼내고, 퇴비를 1㎡당 3㎏ 정도로 흩뿌린다. 이때 깻묵 등의 미숙한 퇴비는 가급적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봄에는 마른 미나리 줄기에서 새싹이 돋아나기 전인 3월 초에 퇴비를 준다.
[ 주의사항 ]
퇴비를 주기 위해 물을 뺄 때도 미나리 밭에 수분이 마르지 않고 유지되도록 조심해야 한다.
미나리 밭에는 물이 차 있으므로 풀이 덜 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기 쉽다. 그러나 물이 차 있는 곳에서 자라는 물풀들이 미나리만큼의 성장속도로 번식을 하므로 아주 성가시다. 보통의 밭은 호미로 정리를 하거나, 다른 풀 또는 짚으로 피복해주면 되지만 미나리는 이 방법을 쓸 수 없으니 풀을 하나씩 꼼꼼하게 제거해주는 수밖에 없다. 특히, 고마리와 사마귀풀은 번식 속도가 빠르고 마디마다 뿌리가 돋아나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이들 풀도 초가을이 되면 작고 어여쁜 꽃을 보여준다.
미나리는 아무렇게나 심어도 잘 자라지만 사실 가꾸기가 어려운 작물이다. 봄에 돋아나는 줄기를 모두 두지 말고 중간에 솎아내듯이 많이 뽑아준다. 그러면 튼튼한 줄기의 미나리를 키울 수 있다.
꽃이 피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미나리 줄기를 모두 걷어내고 뿌리를 뽑아 다시 정리해 심거나 복잡한 곳의 뿌리를 뽑아준다. 이때 정리가 끝나고 웃거름을 주면 아주 좋은 가을 미나리를 맛볼 수 있다.
봄에 자라는 굵은 미나리에 비해 조금 연약하고 보드랍게 자라는 가을 미나리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미나리는 어려운 작물은 아니나 잔손질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대신 벌레의 피해나 병에 상당히 강인하다. 봄에 미나리를 모두 캐내고 다시 심으면 관리하기가 쉬워진다. 여름에는 자라는 줄기를 모두 걷어내고 많이 번식한 곳의 뿌리를 조금 캐내는 정도면 적당하다. 뿌리가 너무 많이 번식해 배게 되면 자라는 줄기가 연약해지므로 뿌리를 조금 솎아낸다. 반드시 약간의 그늘이 드리워지는 곳에 심어야 한다. 햇볕이 강한 곳에서 키우면 줄기가 억세진다.
우리 밭에는 물을 가두어 미나리를 기를만한 장소가 없어서 해마다 아쉬웠는데 2005년에 물 빠짐이 좋은 밭을 골라 억지로 파내고 비닐을 깔아 미나리꽝을 만들어 보았다. 물을 가두고 옛날 생각을 하면서 돌미나리를 구해서 심었다. 미나리는 생명력이 강해서 물기가 있는 곳이라면 아무 데서나 기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 번 심어두면 해마다 그 자리에 미나리가 난다. 해마다 미나리꽝을 다시 만드는 것은 아마도 물을 좋아하는 잡초의 번식력을 억제하고, 미나리가 잘 성장하게끔 하려는 것일 테다. 미나리가 자리를 잡고 먼저 땅을 점령해버리면 주변의 잡초를 이길 수 있다.
미나리와 함께 부레옥잠 같은 물풀을 심어 두면 꽃을 볼 수 있다. 부레옥잠의 꽃은 꽃대가 올라오는 다음 날이면 꽃을 피우는데, 하루 뒤에는 꽃이 거의 지고 꽃대가 땅으로 내려간다. 꽃대가 땅으로 가는 것은 생존해 있는 동안 안에 있는 씨앗을 안전하게 땅에 심어두기 위해서라고 한다. 겨울을 나는 동안 자라던 줄기는 모두 얼어 죽고 땅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봄에 발아해 부레옥잠이 된다. 꽃은 보기 좋고 화려한데 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뿐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길러도 꽃을 못 보는 수가 있다.
미나리꽝은 봄철에 만들어 여름에 파장하는 우리 동네의 명물이었다. 봄이 되면 동네 뒤의 약한 습지를 골라 집집마다 할당했다. 그곳에 들판에 널려 있는 돌미나리 캔 것을 재배했다. 거름이라고는 아궁이에서 꺼낸 재를 조금 뿌리는 게 전부였다. 밭은 꼭 해마다 새로 만들었는데 사방 5~10센티 간격으로 심어두면 봄 늦게부터 여름이 익어 가는 계절까지 맛볼 수 있었다. 부지런한 누나, 형을 둔 집은 좋은 자리에 좋은 돌미나리를 남들보다 먼저 심었다.
근데 우리 집은 항상 나쁜 자리를 차지했다. 아버지, 엄마, 형은 부산에 가고 집에는 할머니와 두 살 많은 누나, 동생만 있었기 때문에 늘 우리 집은 미나리꽝을 제일 늦게 만들었다. 그때는 미나리꽝 먼저 만든 집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집에서 5분 정도 걸어야 나오는 우리 집 미나리꽝에 갈 때면 뒷머리가 늘 간지럽고 누군가 뒤에서 잡아 끌 것 같아 자꾸 뒤를 돌아봤다. 그래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해야 했다. 그때는 적어도 초등학교 3~4학년이면 남자 구실을 해야 했다.
아무리 아파도 울지 않고, 무서워도 무섭다 하지 않고, 상여집 주변에 있는 밭에도 혼자 가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때로는 뱀이 많이 나오는 장소라도 늠름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미나리와 봄은 항상 나에게 머쓱한 추억이다. 미나리는 부추(정구지)만큼이나 추억이 많은데, 부추는 오래전부터 심었지만 미나리는 그러지를 못했다. 처음 수확하는 미나리는 보드라워 주로 쌈을 싸먹는데 여름이 다가오면서 점점 억세지면 베어다 데쳐서 나물로 먹으면 좋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나리 (텃밭백과(유기농 채소 기르기), 2012.3.2,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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