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마미 트랩(mommy trap : 엄마의 덫)을 뛰어넘어 자신의 위치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여성들이 있다. 그녀들은 자신의 일은 물론이고 따뜻하고 안정적인 가정, 건강하고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자아까지 완벽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간다. 이 시대 여성들의 롤모델이기도 한, ‘밸런스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
이영애
‘이영애의 하루’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CF 퀸인 그녀가 출연한 광고를 모아 편집하면 하루가 완성된다는 말이다. 지금 이영애가 살고 있는 하루의 모습은 그 ‘이영애의 하루’와는 거리가 멀다. 하루에 한 번 집 근처 마트에 가고,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식단을 준비하는, 여느 가정주부와 다르지 않은 생활이다. 물론 그녀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다. 늦은 나이에 결혼했지만 예쁜 아이들과 그림 같은 집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결혼과 출산 후 더욱 행복한 모습이다.
- ⓒ리아네이처
한류의 주역이었던 이영애는 기부 활동을 비롯해 알게 모르게 좋은 일도 많이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살리는 일이나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을 돕는 일을 중시하는 그녀는 최근 베이비 스킨케어와 식물성 클렌저 사업도 시작했다. 삼청동 리아네이처 매장은 양평 문호리 집 근처에 쌍둥이를 위해 만들었던 공방의 확장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과 가정, 그리고 사업까지 잘하는 그녀의 비결은 무엇일까?
근황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요. 아이들이 요즘 한참 말문이 터져서 너무 예뻐요.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웃음) 그래도 중요한 행사는 참석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평화공원 기념 행사장인 DMZ에도 다녀왔습니다. 내년쯤엔 팬들께 작품을 통해 인사드릴 것 같아요.
최고의 여배우, 행복한 가정, 세월을 거스르는 외모를 모두 갖춘 ‘밸런싱 우먼’으로 살고 있는데요. 그 평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부족함과 메워야 될 점이 많은 저를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화려하게 생각하셨던 배우라는 직업의 선입견 때문에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으로 비춰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다른 엄마와 같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남편 힘내라고 아이들 사진을 보낸 뒤 영상통화를 하며 웃기도 해요. 가정의 테두리 안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좋은 묘약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화목한 가정 생활을 즐기고 있기에 밸런스 라이프를 살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균형적 삶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인데요,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욕심 없이 일상생활에 충실하다보니 제 삶이 균형적이고 행복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자연을 좋아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양평 문호리에 사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아이들 인성 역시 자연이 잘 가르쳐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족과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산을 자주 찾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억척스럽게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편안하게 자연에 순응하며 생활해요.
결혼과 출산을 하고 나서 삶이 좀 더 균형이 잡히지 않았나요? 일, 가정, 여성으로서 자아, 이 세 가지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두나요?
결혼 전에는 일 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져 있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본성을 더 중시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현재는 가정이 중요하고 그 한가운데 있는 제가 행복합니다.
최근 베이비 스킨케어와 식물성 클렌징 사업을 론칭한 것도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인가요?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의 걱정이 반영된 것입니다. 아기들이 사용하는 용품에 유해한 것이 전혀 없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밸런스 우먼으로 꼽고 싶은 다른 분이 있다면요?
가정을 아름답게 잘 꾸리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들이 제게는 훌륭한 멘토입니다. 늦은 나이에 귀한 아이들을 얻어 생활하다보니 자식을 훌륭히 키운 어머니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귀네스 팰트로
2013년 <피플>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은 귀네스 팰트로다. 1998년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은 그녀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리드보컬 크리스 마틴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결혼과 출산 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앨리스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2008년부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웹사이트 구프(Goop.com)를 운영하면서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귀네스는 구프를 통해 자신의 건강 비결에 대해 이야기해왔는데, 그 중심에는 언제나 바른 식생활이 있었다. 특히 한식, 그중에서도 비빔밥 마니아임을 자청해 한식의 건강한 이미지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화 <아이언 맨>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귀네스 팰트로에 대해 “정점에서 미련 없이 내려와 가족에게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말대로 귀네스 팰트로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다. 집 안에서는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지내며 정말 화장도 하지 않는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 선정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엄격한 채식과 꾸준한 운동으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귀네스 팰트로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로 종횡무진 활동하면서도 가족의 식사만큼은 손수 준비하는 열혈 주부다. “나는 우리 가족을 위한 요리를 모두 직접 만들어요. 요리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죠”라고 말하는 그녀는 최근 건강한 아름다움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친환경 레시피 북인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건강한 아름다움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친환경 레시피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할리우드에서 제일 잘나가는 배우가 쓴 요리책이라니, 혹시 부실한 레시피에 화보만 얹은 정체불명의 책은 아닐까 하는 의혹이 일겠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할리우드 배우가 쓴 요리책이기 이전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한 어머니의 즐거운 ‘식탁 혁명 보고서’다.
강박적인 식사 조절이 아닌, 건강을 위해 즐거운 한 끼를 강조하는 귀네스 팰트로는 재료 선별에서 손질, 기본 소스 만들기는 물론 수프, 샐러드, 아침식사, 메인요리, 파스타 그리고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1백50여 가지 레시피를 선보인다.
또 그녀는 자신의 요리책에 자신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버무렸다. 레시피 하나하나에 자신의 분신이자 삶의 이유인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아냈다. 아버지의 딸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대중의 스타로서 살아온 그녀의 역사가 요리와 함께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김남주
- 여왕의 이미지를 발판으로 MBC QueeN의 뮤즈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주. ⓒMBC QueeN
<내조의 여왕> 김남주는 결혼한 지 8년이 된 지금도 남편 김승우를 보면 마음이 떨린다고 한다. 김승우 역시 인터뷰할 때마다 아내가 고맙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결혼하더니 많이 편해 보이고 여유 있어 보이고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에 그런다고.
김남주는 2005년 동료 배우 김승우와 결혼하고 곧 두 아이를 얻었다. 이후 2007년 영화 <그놈 목소리>로 활동을 재개할 때까지 온전히 내조와 육아에 집중하며 아내이자 엄마로서 지냈다. 2009년 8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 <내조의 여왕>을 통해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고,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연기대상을 받기 전까지 김남주는 일보다는 아이가 먼저였다.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4~5년간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채 오직 육아에만 힘쓴 것. 김승우는 그런 아내를 두고 “아내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엄마”라며 치켜세운다.
유호정 역시 한 인터뷰에서 “김남주 씨는 살림에 대한 욕심도 많고 아이들한테도 정말 잘하는 엄마다. 김승우 씨에게 애교도 잘 보여주고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말 커서 부럽고 본받고 싶다”라며 김남주를 칭찬했다.
좋은 엄마라고 해서 외모 관리에 게으른 것도 아니다. 그녀는 방송에서 다이어트 비법을 묻는 질문에 “나이가 드니 군살이 찌고 얼굴도 잘 붓는다. 그래서 촬영 전날 저녁 6시부터는 물도 마시지 않는다”라고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법을 고백했다. 이어 “예전에는 그래도 참을 만했는데 요즘은 정말 힘들다”라며 남들보다 몇 배는 더 관리해야 하는 직업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남주는 <김남주의 집>이라는 책에서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내게 이미 크나큰 행복을 준 셈이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게 해주는 아이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새삼 깨닫는다. 이런 마음을 ‘라희야, 찬희야. 고마워. 너희는 엄마의 보석 같은 존재야’라고 아이들에게 바로바로 표현하는 편이다. 아마 엄마로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일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타로서 균형 잡힌 그녀만의 스타일은 많은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