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용 선생님 메일을 받고 아차차...
아 글쎄 제가 선생님들의 산모퉁이 음악회가 있었단 사실도 까맣게 잊었지 뭡니까.
지난 일주일이 너무 정신이 없어 그랬던거 같아요.
산모퉁이에 와보니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산모퉁이 특유의 멋진 음악회였던 거 같아요.
모두 애쓰셨고 세 번째의 음악회 축하드립니다.
참 좋은 기획이었던 거 같고요, 샘들의 아이디어가 늘 놀랍습니다.
그야말로...글 쓰며 연주하시는 샘들의 정체성을 팍팍 드러낸 산모퉁이 고유의 브랜드입니다. 부라~~~보 에요.
계절이 묻어나는 음악들도 아주 좋았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아띠의 연주를 듣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쉬웠어요.
해금과 바이올린 독주만 감상했어요. 노래는 안 열려요.
말로만 듣던 명성의 해금 연주를 직접 못 봐서 너무 아쉬웠지만 멋진 동영상으로 대신했습니다.
스카프 두른 모습도 근사했어요..
저도 걸치고 모델질 했는데 이게 과연 같은 스카프인가 하는 생각.ㅠㅠㅠ
피아졸라는 저도 아주 좋아하는데 오블리비온은 망각이라는 제목 그대로 가을의 정감과 너무 잘 어울려요.
장발의 멋진 연주자가 연주하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김진샘 팬클럽 회장, 전 부회장이요.ㅎㅎㅎ
산모퉁이의 두 부자분은 외모에서도 정말 아리스트 맞습니다.^^.
늘 잘 퍼주고? 사람 좋아하는 안선모 선생님 내외분의 힘이 이 음악회에서 팍팍 느껴졌어요.
함께 어울리고 준비해주시는 한 분 한 분 지인들의 면모를 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전 잘 지낸답니다.
첫 주는 그야말로 낮밤이 바뀌어 수업시간에 실신하듯이 졸았는데 이제 생체리듬 완벽히 적응했습니다.
운이 좋은 거 같아요. 홈스테이 주인은 잘 만났어요.
먹는 것도 남들은 고생하는데 저는 인터내셔널 위장이라 그런지... 그냥 주는대로 다 잘 먹습니다.
시차가 무려 16시간이나 나는 캘리포니아에 도착해서 젤 먼저 시계를 맞췄습니다. 제가 만약 여기서 영원히 산다면 저는 16시간을 덤으로 얻은 거에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란 표현이 실현되는 순간이지요.
제 방 아니고 제 홈스테이 파트너 방이지만 작은 갤러리 같아 한 방 슬쩍.
화장 거울이 예뻐서 셀카질도 해 보고요....
이 집의 정말 우아한 고양이. 전 고양이 싫어하는 편인데 얘를 보고 맘이 달라졌어요. 지금까지 얘가 내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미국 고양이가 과연 야옹이 아니라 미야~우 라고 우는지 확인해봐야 하는데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아요. 적대감을 드러내지도 않고요.
전체를 담지 못해 아쉽지만 집이 아주 예뻐요. 홈스테이 가정들이 중하층이라고 들었는데 저의 주인 아줌마는 꼭 돈때문에 이걸 하시는 거 같진 않아요. 혼자라 좀 휑해서 그런 듯 해요. 딸 둘 시집보내고 social worker라 하는데 우리식으로 사회복지사 같아요. 친구가 한 명 놀러오더니 자기가 여기로 배정받았으면 좋았겠다고 자꾸 바꾸자 합니다.
아줌마한테 저 좀 입양하라고 부탁할까봐요. 혹 제가 안 돌아가면 입양된 걸로 이해하심 됩니다.^^.
지난 토요일에 카바존이라는 사막에 세워진 대형 아울렛에 단체 쇼핑 갔었어요. 온갖 명품 브랜드가 한국의 1/3 정도라 놀랐고 이 곳의 특이한 지형과 풍광에 놀랐어요. 다들 쇼핑에 맘이 없다가 하루가 다 가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일요일엔 용감하게 차를 빌려 한 명에게 운전시키고 근교의 산 중 호수 마을에 놀러갔는데 그닥 높은 걸 모르다가 발 밑의 구름바다를 보고 다들 입을 쩌~억.
그런데 그 높은 곳에 호수와 함께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이 있었어요.
할로윈이 코 앞인지라 이 마을에도 온통 앞으로 장식할 호박투성이...
캘리포니아에서도 빛나는 산모퉁이표 쪽 스카프~~ 저의 모델 생활이 외국까지 진출했습니다. 국제적인 모델로 데뷔할 날이 얼마 안 남은 듯해요.
컨버세이션 파트너라는 이 곳의 한 프로그램. 학생, 은퇴자 같은 지역 주민들이 무료 자원봉사로 몇 명씩 짝을 지워 말 그대로 대화상대가 되어줍니다. 대학 학생이라는데...글쎄...도무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간 제 생활을 대략 스케치해봤습니다. 공부하는 건 하나도 없네요.ㅎㅎㅎ 사실은 수업시간이 넘 빡빡해 불만이지만 정말 행복해하며 등교합니다. 이 시간에 내가 학교에서 방과후 업무하며 스트레스 받았던 거 생각하면 두 배로 더 그렇습니다. 5주의 정해진 시한부 행복이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시고요, 잠이 안 오면 다시 한 번 올릴 기회가 올지도...
근데 생각보다 사진 올리기 넘 힘드네요...안선모 샘 흉내 한 번 내보려 했더니 에고고입니다...
첫댓글 아, 비니샘, 잘 읽었어요. 이곳이 아닌, 어느 <좋은> 곳에 계시다는 게 팍팍 느껴지네요. 서양은 실내구조며 실내장식이 우리와 참 다르죠? 사람들의 복장이며 느슨한 태도며 밝은 미소도 그렇고요. 자알 지내신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얼굴에 꽃이 활짝 피셨어요(사과같은내얼굴/ 아니고, 사과보다더예쁜내얼굴!임다). 화장거울앞 사진과 호박사진: 따봉! 좋은풍경 마음속에 그득 넣으시고, 명품도 고르시고, 좋은 추억 많이 가져오시기 바래요. 저는 레슨 잘 다니고 있어요. 그럼 추운 서울의 늦가을에 뵙겠어요, 싸-부-님-! (참 시계는 새벽 4시 반에 맞춰놓으시나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미국 생활....사진을 보니, 캐나다와 영국에서 홈스테이 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강렬한 욕망이 솟구칩니다. 잘 지내다 오세요.
.선생님,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러갔네요. 메이드 인 산모퉁이 스카프를 보니까 아 그립습니다. 공부 반만하고 오면 안되나요?
앗, 그런데....스카프 같이 두른 선생님, 얼굴이 낯이 익어요....아닌가...
이름이 안경아에요. 남부 송림초에 있어요. 아마 본 적이 있으실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