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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신어본지가 십여년은 조금 넘은듯하다..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는 거의 매일 퇴근후 직장 동료들과 스키를
즐기곤 했던 기억이 새삼 떠 오른다..
아파트 베렌다 한켠에 세워두었던 스키를 꺼내 손질하는 내손이 떨리고..
설레임을 넘어 짜릿한 흥분마저 느꼈다....
그 스키를 볼때마다
"이번 겨울에는 단한번만 이라도 꼭 타봐야지"....
생각은 늘 그렇지만 함께 갈사람도 마땅치 않고...그렇다고 혼자 나서기도 좀 그렇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달아 차일피일 미루던것이 십여년을 넘긴듯 하다...
오죽하면...
지난 여름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올때 아내가 스키를 버리고 오자고 했을까....
그러니 지금 그 스키를 바라보고 만져보는 감회가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겠는가...
밤잠을 설쳐 대었는데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스키복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스키가방을 둘러매고 아파트에서 내려와 차에 실었다...
한편으로 걱정이 밀려들었다...
신협 승합차(스타렉스) 1대로 간다고 하니 스키를 실을 공간이 없을듯 해서다....
만일 공간이 없다면 그냥 차에두고 현지에 가서 렌탈을 해야했다...
그렇지만 내몸에 익숙한 스키를 두고 남의 스키를 타야만 하는것은 아무래도
내키지가 않는것이 사실이다...
특히 스키부츠는 많은 사람들이 신은터라 위생이나 청결상태가 의심스러울 뿐아니라
어떤 부츠는 냄새까지도 악취수준을 넘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집합장소인 문예회관 앞까지 가는 내내 그 걱정에 조바심을 냈다.
문예회관앞에 도착하니 시간이 30분이나 남았다...
마음이 들떠 있어서 너무 일찍 집을 나선모양이다..
차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고나니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이미 신협 승합차는 도착해있었다...
황급히 차에서 나와 스키장비를 꺼내 둘러매고 신협승합차로 달려갔다...
부회장님과 "차카게살자"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이미 차에는 크고작은 가방들이 한가득 실려 있었다...
스키를 가져오신 분이 많지는 않았다...
나를 포함하여 세사람뿐이어서 우여곡절 끝에 공간을 만들어 승합차에 실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차에 올라 가방과 사람이 뒤엉킨틈새 한구석에 쪼그려 자리를 잡았다..
다들 웅크리고 쪼그리고 엉거주춤...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자세였지만 표정들은 그 어느때 보다 밝아보였다...
그렇게 스키여행을 출발하였다...
시장근처 정육점과 슈퍼에 잠시 들러 간단히 준비물을 챙겨싣고 차량은 이내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두어시간 남짓 달렸을까....
강원도 횡성휴게소가 나타났다...
잠시 휴식을 위해 내리니 강원도 산간마을의 차가운 공기가 온몸에 와닿는다..
차갑긴 하지만 맑고 시원한 공기가 몸속 구석까지 짜릿하여 상쾌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시선을 들어 내다보니 건너편 산에 아직까지 수북히 쌓인 설경이 또한 일품이다..
천천히 산아래로 눈길을 훝어내리니 논과 밭, 가옥까지...마을전체가 아직 눈밭이다...
다시 차에 올라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십여분을 달리니..
눈앞에 나타난 스키장설경에 정신을 빼앗긴다...
까마득히 높은산 정상에서 인공적으로 깍아지른 비탈에 하얀 솜사탕을 뭉게놓은듯한....
슬로프(스키를탈수있도록 만들어놓은 경사면) 여러면이 부채를 거꾸로 든것처럼
웅장하게 펼쳐내린다...
물론 눈에 들어오는 슬로프는 최상급 스키어들이 즐기는 코스이다....
이를 알지 못하는 일행들이 금새 공포에 질려든다....
" 저걸 어떻게 타고내려온단 말인가...."
금새 차내가 술렁인다... 아마도 다들 걱정이 태산이신가보다...
스키장을 몇미터 앞에두고 스키장비를 빌려주는 스키샾으로 들어갔다..
스키만 빌리면 스키복,고글, 보호대 등...모두가 서비스란다...
알고보니 이 여행을 주선하신 차카게님과 스키샾 사장님 아주 절친한 사이란다...
또한 그 사장님은 스키와 보드 전문 강사라고 하시며...
우리 일행들에게 무료로 강습까지 해주시기로 약속이 되어있다고 했다...
차카게님 께서 장비풀세트를 저렴하게 대여받고 무료로 강습까지 받게해주었다..
또한 그 장비 일체를 스키장까지 별도로 운송을 해준다고 한다...
그냥 맨몸으로 스키장에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스키샾을 나서서 스키장으로 올라갔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인지....
설원이 햇빛에 반사되어 온산 전체에서 스포트 라이트가 터져 나온다..
황홀한 백색의 물결에 눈이 부시고 아려오기까지 한다....
얼른 고글을 꺼내 들고 눈을 가렸다....
일행들이 렌트했던 스키장비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싣고 간 내 스키를 꺼내어 발을 끼워넣었다....
오랜만에 신은 탓인지 조금은 발이 불편하기도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빨리 설원을 달리며 적응을 위한 트레이닝을 하고픈 마음이 다급해진다...
그러나 잠시 망설였다...
함께간 일행들의 스키강습을 도와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키의 달인 이라할 수 있는 "차카게"님이 계시고 전문강사 까지도 있는데....
내가 마땅히 할 일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지도컨셉이 달라 강습에 혼란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지나치면 간섭 이되고 아집이 개입되면 방해가 될 수 도있다..
특별히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한 나서지 않는것이 선수들끼리의 불문율이고
에티켓이 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는 터이다..
스키를 신고 잠시 주춤거리다 설원으로 내달렸다..
초보자 슬로프부터 설면을 파악해가면서 적응력을 높여나갈 생각이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천천히 내려오면서 설면을 살펴보니 설질이 매우 양호하다..
지산이나 양지스키장 대부분이 인공 눈이 었다면....
이곳은 거의 자연산 눈이다...
눈의 입자가 매우 곱고 마찰력이 뛰어나 런닝이 순조로우면서도 스핀이 아주 잘 먹힌다...
입문코스,,초보자,, 중급,,중상급 .....
이렇게 차례로 슬로프를 섭렵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십여년 전의 스킬에 적응이 된 듯 자신감이 붙었다..
이번에 용기를 내어 상급자 코스로 이동했다...
상급자 슬로프는 산의 중턱에 있어 리프트 또한 중턱에서 부터 정상까지만 이동한다..
리프트 진입로엔 안전요원이나 안내원이 아예 없어 스키어들끼리 알아서 타고내린다..
또한 그 리프트는 속도 부터가 다르다...
순서를 기다리는데 리프트가 어찌나 빨리 돌아가는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긴장을 해야 할듯싶다....
앞사람이 리프트에 앉기도전에 다음 리프트가 돌아 들어온다...
민첩하게 앞으로 나가 리프트에 앉았다...
앉자마자 바로 리프트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
그리고 비행기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리프트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그 아래 하얀 설원에 수많은 스키어들이 개미처럼 흩어져 스키를 즐기는 광경이 장관이다..
리프트를 붙잡고 있는 케이블을 수백개의 철제기둥이 지탱해내고 있다.
이 기둥을 리프트가 넘어 갈때마다 덜컹 커리는 충격도 제법크다...
그렇게 덜컹 거리면서 리프트는 하~얀 설원을 지나 어두컴컴한 숲속으로 빨려 들더니..
이내 까마득한 산비탈을 타고 오른다...
그 산비탈 아래 산을 깍아내려 조성한 상급자 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스키어 숫자가 확연히 줄어 들었다..
몇몇의 스키어가 곡예를 하듯 S~~ 커브를 그리면서 날렵하게 미끄러져 내려온다...
보기만 해도 짜릿한 쾌감에 빨려 들어간다..
리프트에서 내려 정상에 오르니...공기 부터가 다르다..
시원함을 넘어서 매서운 바람이 양쪽의 볼을 때린다...
산 아래 스키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본관건물이 성냥갑처럼 작아보인다...
그 너머로는 주변도로와 마을 구석까지도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슬로프 출발점 에는 많은 스키어들이 선뜻 내려가지 못하고
내려다 보기만 할뿐이다..
많이 긴장이 되는 모양이다....
나 또한 잔뜩 긴장한 채로 발을 내 딛었다...
첫발을 떼자마자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공기가 앞에서 나를 밀어내는 공기저항을 강하게 느꼈다.
고글을 헐겁게 맨 탓인지 그 사이로 공기가 비집고 들어와 눈이 시려 눈물이 맺힌다...
그래도 충분히 워밍업을 한 탓인지 무사히 아래까지 내려왔다...
내친김에 이번엔 최상급 코스로 가기위해 매표소 2층으로 올라가서 곤돌라에 탑승했다..
곤돌라는 6인용인듯 4명이 탔는데도 공간이 무척 여유롭다....
이동속도는 상급자용 리프트에 비해 빠르지는 않았다..
아마도 탑승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일것이다..
곤도라가 출발하고 허공에 매달리자 양쪽 출입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실내가 아늑해지고 속도가 완만해서 바깥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리프트에서 내려다 보는 그 느낌과는 또 달랐다..
이는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면서 느끼는 조망과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 보는
느낌의 차이라면... 그 비유가 적절할 듯 싶다...
곤도라가 정상에 다다를 즈음....
시야에 들어온 슬로프는 아예 절벽에 가깝다...
마치 폭포수가 얼어 그대로 멈추어 있는 듯한 절벽에 가까운 모양새다..
스키어도 드문드문 눈에 띄일뿐 한산하기 까지 하다..
때마침 한 스키어가 질주해 내려오나 싶더니...
이내 기우뚱 거리다 균형을 잃고 그대로 옆으로 넘어진다...
일어서 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대로 미끄러져 산 아래까지 미끄럼을 탄다....
스키어들 용어로 "눈썰매를 탄다"고 하다..
사실 최상급코스에서는 한번 넘어지면 일어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스피드가 붙어 있는데다가 경사도가 너무 급해 중도에서 멈출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본능적으로 일어서 보려고 애를 써보지만....
그러다가는 오히려 더 큰 부상에 노출될수 있다....
몸을 움추려 안전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편이 더 안전하다...
마침내 곤도라에서 내려섰다....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상급자리프트가 내리는 정상과 한봉우리다...
정상에는 카페도 있었으며 코스를 상호 교체이동이 가능하도록 오픈되어 있었다...
어느새 나는 최상급 코스 출발선에 서 있었지만 좀처럼 발이 나가지않는다...
여느 다른 코스와는 느껴지는 부담감이 확연히 달랐다...
잠시 주저하다가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내달렸다......
두,세번 턴을 하는데 갑자기 발이 그대로 미끌어지고 가슴이 철렁였다......
설면에 눈이 다 쓸려나가 그냥 맨 빙판이 나타난 것이다...
기우뚱 거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아 정신없이 내려왔다...
중반쯤을 더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슬로프 상단에서 쓸려 내려온 눈이 쌓여 발목이 빠진다...
아니나 다를까....
눈에 빠진발을 미처 꺼내지 못해 다음 턴을 놓치면서 균형을 잃었다...
진정 고수였다면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를 했어야 했다....
여지없이 그대로 넘어지면서 나 또한 눈썰매를 타고 내려와야 했다....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와중에도 곤도라를 타고 내 머리위를 지나가는 스키어들을
의식해서인지...굴욕감을 털어 내기 어려웠다...
내려오자 마자 다시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 다시한번 도전했다...
이번에는 순조롭게 아래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자세나 폼이 예전처럼 자연스럽지 못한것 같아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문득....
함께온 일행들이 궁금해졌다....
스키강습은 잘 진행이 되는지... 요즘 강습지도법은 얼마나 진보되었는지....
내가 혹 도울일은 없는지....
일행들을 찾아 나섰다....
아무래도 초보자 슬로프 주변일거라는 생각에 그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좀처럼 찾아낼수가 없었다...
한쪽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몇 번이고 훑었는데 내눈에는 띄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찾는걸 포기하고 다시 곤도라를 탔다....
예정대로 5시반이 되어 내려오니 모두가 모여있었다...
바로 차에올라 숙소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식당으로 출발했다....
체력소모가 많은 탓인지 허기가 밀려 들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숟가락을 들어 음식을 입에 넣으니 숟가락마다 들이는 음식이
진수성찬이요 집어드는 반찬마다 대박맛집의 특미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슬로프에 올라온 시간이 어느새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미 밤하늘에는 어둠이 내려 앉았고...
산등성이.. 모퉁이 마다 수은빛 조명등이 화사하게 비추니 흰눈이 내리덮은 슬로프는
화사한 형광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일행들 또한 오후내내 강습받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왔다...
"차카게"님이 나누어 주는 리프트 자유이용권을 자켙지퍼에 다느라 다들 분주하다...
나는 스키대신 보드로 갈아 신었다...
이미 오후에 스키는 즐길만큼 탔기 때문이다...
일행들과 함께 리프트에 올랐다....
초보자급 리프트라 속도가 완만하여 처음타는 분들도 무리없이 탑승이 가능했다...
리프트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내리는 것 까지도 다들 능숙하게 해냈다..
그런데 내리는 과정에서 착지를 잘못한 탓인지.....
부회장님(꼬끼오)과 총무님(이계숙)이 코스를 이탈하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빠져 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반대방향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렇게 한참을 애를 쓰시더니 부회장님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총무님은 결국 내가 달려가서 끌어 낼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다.
이제 다들 출발선에 서있지만 누구하나 먼저 나서질 않는다...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내가 잠시 엎드려 보드를 신고 일어서보니 이미 다들 과감하게 출발하고 보이지 않았다....
처음이지만 용기와 의욕만큼은 참 으로 대단해 보였다...
리프틀 탑승할 때 스키는 신은채로 탑승하지만 보드는 항상 벗어서 들고 탄다...
그래서 신었다 벗었다를 늘 반복하는게 다소 피곤하고 때로는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초보자는 보드를 신을때 눈바닥에 주저앉아 신는다....
중급자는 그냥 살짝 엎드려 신고 아주 상급자는 신은채로 리프트에 탑승한다...
그래서 보드를 신는것만 보아도 보드어의 수준을 가늠해 낼 수있다..
사실 나도 보드는 스키만큼 익숙하지 않다.. 중급정도 쯤 되는 편이다..
서둘러 일행을 쫒아 나섰고 얼마 안가서 일행들을 따라 잡았다...
그냥 서있기만 해도 힘든지...
제자리서 일어서고 넘어지기를 반복하시는 분...
비틀 비틀 아슬아슬하게 곡예하듯 넘어지면서 용케도 내려가시는 분....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아예 굴러 내려가듯 하시는 분....
다양하고 천차만별이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스키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에게는 슬로프의 경사도 다소 무리일 듯 싶었다...
내려가서 걱정스레 한참을 기다리니 그래도 하나 둘 씩 일행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결같이 숨은 거칠게 몰아쉬지만 표정만은 소년,소녀들처럼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그리고는 주저없이 다시 리프트에 오른다...
그렇게 반복하여 시간이 한참을 흘러갔다...
이젠 제법 넘어지는 수난은 끝나는 듯 싶다...
신협에 근무하는 재윤,장미님은 처음 보드를 접하는데도 제법 익숙해졌다...
아직 턴은 어렵지만 낙엽타기는 그런대로 적응 한듯 싶다...
두분만이 보드를 타고 있었고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있어 보드커플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보드는 스키에 비해 처음 배우기가 다소 쉬운 편이지만 수없이 넘어지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두발이 묶여 있어 뒤로 넘어갈때는 충격이 매우커서 뼈의 골밀도가 약해지는
장년층은 위험도가 높아 피하는게 좋다...
젊은 층이라 해도 엉덩이 부분에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으면 엉덩이 꼬리뼈가 부상당하는
수난을 피할수 없다...
나 또한 스키경력만 믿고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보드를 배우다 병원신세를 질뻔 했었다...
반면에 스키는 스키의 날이 앞뒤로 길게 뻗어 있어 앞으로 넘어지는 경우는 없다.
또한 뒤로 넘어 지는 경우도 거의 일어나지 않으나 근래에 시판되는 스키는
뒤의 날이 짧은편이라 간혹 뒤로 넘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한다.
이계숙 총무님 운동신경이 뛰어 나신듯....
활강자세가 매우 안정적이다, 한시간도 안되어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활강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턴동작만 익히시면 중급코스에 도전 할만도 하다....
처음 타시는 분 답지않게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여주셨다...
멀리서 앞에 내려가시는 낮익은분..
체격이 육중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부회장님(꼬끼오) 인듯하다...
균형을 잃은듯 잠깐 비틀하더니 스키에서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동작이 일어난다...
그대로 뒤로 넘어 가시는데....
아마도 머리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듯 싶어 걱정 스럽다...
눈바닥이 보기에는 눈이 덮여있어 소프트 해보이지만 사실은 눈이 얼어붙은 빙판이기 때문이다..
거의 시간이 끝나갈무렵...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데 중간에서 재윤님이 나를 불러세운다....
저쪽 한구석에서 우리 일행인듯 한데 넘어 져서 일어나지 못한다고...
걱정스럽게 말을 전해온다...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슬로프 가장자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황금색 그물로
펜스를 설치 해놓았는데....
누군가 넘어져 펜스 그물에 걸려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황급히 달려가는데 이미 안전요원 2명이 달려와 구조에 나섰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키크고 잘생긴 미모를 지니신 신장동 지점장님 아닌가...
부상은 없어 보이는데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신다....
안전요원 두명이 힘겹게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쓴다...
그래도 좀처럼 그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마치 그물에 걸려든 큰 잉어를 두명의 어부가 건져올리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이를 나혼자서만 목격한게 아닌가보다....
나중에 모여서 들으니....
어떤이는 이를 보고 새가 그물에 걸려 푸닥거린다고 표현하신분도 계시고...
어떤분은 곰이 그물에 걸려 발버둥 친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느끼고 상상하고 표현하는게 사람마다 다른걸 보니 다들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 보인다.
이윽고 밤 9시반....
슬로프를 내려와 다들 한곳으로 모였다....
인증샷으로 마무리 하면서도 표정은 해맑고 성취감에 도취되어 희열이 가득하다...
한편으로는 아쉬어 하는 마음도 간절해 보였다...
그러나 아쉬움을 남겨둔채 다음을 기약하며 스키장을 나섰다...
숙소에 들어선 시간은 밤10시가 다 되어서였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
곧바로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다...
체력소모가 유난히 많았던 터라 다들 허기를 참아내기 어려운 표정이다...
불판위에 삼겹살이 구워지고 냄새가 진동하니 입에 침이 한 가득이다..
곁들어 마시는 소주 한잔은 쥬스인지 꿀물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그저 마시고 먹고 또 마시고 싶을 뿐이다...
돌아가면서 건배 제의를 했다...
순차적으로 자기 소개를 했다는것이 더 적절할 듯 싶다...
한상무님.. 재윤님..장미님.... 신협근무 하시는 분들은 미리 원고를 준비해온 것처럼
스피치도 깔끔하고 산뜻하다...
엘리트가 근무하는 집단이라 차원이 달라 보인다......
어느정도 허기가 메워지자 그제서야 대화의 불꽃이 튀었다....
화제는 단연 스키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 중에 지점장님이 그물에 걸려서 헤어나오던 이야기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이계숙 총무님이 리프트를 자꾸 "그네"라고 표현 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누군가가 "리프트"라고 지적해주자 이번에는 경상도 사투리 발음이 엉켜서
자꾸만 "레프트"라고 말해 다시한번 폭소가 터졌다...
그렇게 크게 웃을 일도 아닌데 그날은 자그마한 일에도 박장대소하고
작은 일 하나하나 에도 행복해 했다....
그렇게 웃고 행복해하고 즐거워 하면서 삼겹살파티는 무르익어갔다.....
강원도 산속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갔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오전10시가 조금 넘었다...
오전 스케줄이 없다고 해서인지... 아님 과음을 한탓인지...
긴장이 풀어져 늦잠을 잔 모양이다..
옆으로 눈을 돌려 흘깃 쳐다보니 늦잠은 나혼자가 아니다....
창문을 살짝 열어 틈사이로 내다보니....
높다랗게 하늘을 향해 뻗어오른 침엽수 숲 한가운데에 내가 누워있고
그 나무 위,아래 주변 전체가 흰 눈으로 덮여있다..
틈새로 들어오는 산속의 공기는 허파를 거쳐 내장까지 깔끔해진 듯 시원하다.
11시경 숙소를 나섰다...
"메밀꽃 필 무렵" 의 저자 "이효석" 선생님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평창으로 길을 잡았다..
고개 하나를 더 넘었을 뿐인데 공기부터가 완연 다르고, 도로가에 쌓인 눈의 높이는
폭설 대란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효석 선생님의 생가는 오래된 고택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편이나 지붕은 초가에서
기와로 변화가 있었다..
안채는 앞뒤가 겹쳐있는 복식구조로 되어있는데 방이 6개나 된다...
그 왼쪽으로는 사랑채가 자리잡고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헛간이 자리잡고있는 가옥구조로 보아
마당 앞쪽에는 대문이 딸려있는 행낭채가 있었을 법하나 지금은 도로개설로 유실된 것으로 추측된다...
현존하는 생가의 규모로 보아 선생님은 부농의 아들로 자란 것으로 추측되어진다...
발길을 옮겨 메밀의 본고장 봉평에서 메밀막국수를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매스컴에 출연했던 이력을 홍보하는 사진들이 빼곡하다..
꽤나 이름이 알려진 맛집인가 보다..
손님이 많아서인지 주문을 넣은지 한참만에야 막국수가 나왔다...
한입을 입에 넣으니 춘천막국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도 서울사람의 입맛에 따라 맛이 진화 한듯 하다...
원래 막국수는 젓가락질이 난이할 정도로 끈기가 없을뿐 아니라 그 맛또한
다소 씁쓰레하면서도 면이 거칠다..
내가 태생이 강원도라 어릴적 그 맛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감칠맛은 있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졸음이 쏟아져 들어왔다..
운전하시는 분(차카게님) 수고를 생각해 졸지 않으려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동안
차는 이미 내가 출발했던 그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1박2일은 그렇게 짧게 시간이 흘러갔다..
스키여행,, 삼겹살회식... 이효석 선생님 생가방문.. 봉평의 메밀막국수....
이는 전광석화 처럼 지나간 짧은 시간에 내게 남겨진 소중한 추억들이다..
이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해주시고 수고해주신 "차카게"님에게
참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 벅 ^^*
2011. 3. 14.
성공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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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공나라님 그날이 생생하게 꺼꾸로 간것같애요이렇게 자세하게 꼼꼼히 잘 표현하심에 감사드립니다,,에 꼭 함께 하시길
수고많이 하셨네요
다음 기회에
칭찬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스키 폼은 젤멋져요..ㅋ
장문에 후기 너무 재밋게 잘 읽고 가네요^^
올 시즌에 양지 시즌권을 구매 하였습니다.
퇴근후 매일 갈 예정이오니 시간이 허락되시면 함께 하시지요^^
수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녀오지않아도 다녀온듯한 착각에 빠지게하는 후기글입니다....
글치 않아도 않보이셔서 서운했습니다...
내년에는 꼭 선수가 되도록 개인지도 할께요.. 꼭~~~ ㅋ
기대하겠습니다 저랑,옹셈,꼬끼오님도 함께요
와우...성공나라님은 글솜씨가 뛰어나시네요..저도 글로 잘 표현해 보고싶어요..
누구나 쓸수있는 거야요.. 그냥 있는 그대로 쓴거니까요.. 넘어지실때 다치시는 않으셨죠..?
누구대필입니까 냄새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