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행> 11. 허난성(河南省)<2>
<3> 판관(判官) 포청천(包靑天)의 개봉부(開封府)
개봉부 관아(官衙)건물 / 청명상하원(淸明上河園) 공연
중국 드라마 ‘포청천(包靑天)’으로 널리 알려진 개봉부(開封府)는 당시의 관아 건물이 잘 복원되어 있다.
송(宋)나라 개봉부 판관(判官)이었던 포청천(이름은 포증: 包拯, 包大人)은 명판결로 유명하며, 예지력을 나타내는 이마의 초승달, 신의와 결단력을 나타내는 검은 얼굴로 묘사된다. 개봉부의 다른 판관들은 3~4개월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였다는데 포청천은 1년 3개월 재임으로 가장 오랫동안 판관으로 있었다.
포청천이 사형을 집행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작두가 진열되어 있는데 일반서민용인 ‘개작두’, 귀족용 ‘범작두’, 왕족용 ‘용작두’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왕족은 사형을 집행한 이후 보고 하도록 하여 사전의 압력을 차단하였다고 한다. 역대 판관들의 이름이 새겨진 석판에는 포청천의 이름이 있던 곳이 움푹 파여서 읽을 수 없었는데 포청천을 흠모하는 중국 사람들이 하도 쓰다듬어서 닳았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중국 사람들의 과장인지...
<4> 청명상하원(淸明上河園)
개봉부 관아 관광이 끝난 후 ‘청명상하원(淸明上河園)’을 둘러보았다.
청명상하원은 북송시대(北宋時代) 개봉(開封)의 거리 모습을 재현해 놓은 일종의 민속촌으로, 이 거리는 송대(宋代)의 저명화가였던 장봉단(張捧端)이 사실적으로 묘사한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의 그림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라고 하며, 넓이는 12만 평 정도로 당시의 거리와 높은 누각은 물론 넓은 강에는 배까지 다니는데 당시의 복색을 갖춘 사람들이 살면서 공연도 하고 가게도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로 부호의 딸 결혼식을 재현하는 것을 관람하였는데 악기 연주가 신기하였고, 다음은 송나라 여성들의 마상(馬上) 기예와 마상격구(馬上擊毬)를 관람하였다. 화려한 옷차림과 다양한 말 다루는 솜씨, 긴 막대기로 공을 쳐서 골대에 넣는 옛날 경기 모습이 신기하였다.
다음은 닭싸움 경기를 보았는데 관광객들이 돈을 걸고 자기가 지정한 닭이 이기면 약 세 배의 상금을 주는 도박경기였다. 거리에서는 도끼 던져서 과녁 맞히기, 머리를 대고 물구나무를 서서 반동으로 계단 오르기, 기다란 채찍을 휘둘러 입에 물고 있는 상대편의 담뱃불 끄기 등을 구경하였고 이름 석 자를 써주면 즉흥으로 시를 지어 간단한 그림을 곁들여 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서예 솜씨와 글의 내용이 대단해 보인다.
다음은 중국 최초의 절이라는 백마사(白馬寺)를 가는 도중 철탑(鐵塔)을 돌아보았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전탑(塼塔-구운 벽돌)인데 오랜 세월에 색깔이 변하여 철(鐵)과 비슷하다고 철탑이라 부른단다.
13층의 좁고 높은 탑으로 좌우로 세 바퀴씩 소원을 빌며 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열심히 돌았다.
<5> 고대 왕국들의 도읍지 뤄양(洛陽)
관림(關林/관우 사당) / 뤄양(洛陽) 성문
중국의 가장 오래된 절이라는 백마사(白馬寺)를 둘러보는데 경전(經典)을 싣고 온 말의 노고를 생각하여 ‘백마사(白馬寺)’라 하였다는 이 절은 정문 앞에 백마 두 마리의 조각상이 있는데 실물보다 작고 통통한 모습이 볼품은 별로 없었다. 다음은 관운장(關雲長)을 모신 사당이 있는 관림(關林)을 관광하였는데 중국 사람들은 관운장을 매우 높이 받들어 모시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묘(墓)의 등급 보면 제일 아래부터 묘(墓)-총(塚)-능(陵)-림(林)의 순으로 구분하는데 황제의 묘인 능(陵)보다 관운장의 묘를 임(林)으로 더 높이 받들고 있다. 임(林)은 무장(武將)의 으뜸으로 관운장의 관림(關林), 글(문/文)의 으뜸인 공자(孔子)을 모시는 공림(孔林) 두 개뿐이라고 한다.
관림(關林)에 제를 올릴 때면 수많은 인파로 광장이 메워진다고 하고 제물로는 소 한 마리, 돼지 한 마리, 양 한 마리 등 엄청난 제물이 차려져 참배객들이 나누어 먹는다고 한다. 전시 사진을 보면 서양인은 물론 전 세계에서 참배객이 오는데 한국 사람까지 향을 올리는 사진이 있었다.
3일 소연(小宴)에 5일 대연(大宴)을 마다하고 오관(五關)에 참육장(斬六將)하며 유비를 찾아 불원천리(不遠千里) 떠나는 관운장의 삼국지의 장면들이 중국인들의 정서에 큰 감동을 주는 듯싶다.
사당에는 관우의 친아들(親子)인 관흥(關興), 의자(義子)인 관평(關平)과 그의 부인도 함께 모셔져 있었는데 관우를 군신(軍神)으로 모시는 데는 수긍이 가지만 중국 사람들은 재물신(財物神)으로 모신다고 하니 신기하다.
◆ 천자가육 박물관(天子駕六 博物館)
천자가육 박물관 입구 / 박물관 지하내부 모습 / 허난(河南) 박물관 관람
낙양 시내 가운데에 지하에는 발굴된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천자가육 박물관(天子駕六 博物館)’을 보았는데 왕족 무덤의 부장품을 발굴 모습 그대로 전시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원래는 훨씬 규모가 큰데 일부만 보여주고 있다지만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맨 앞쪽에 천자(황제)가 탔던 수레와 말 여섯 마리를, 그다음 줄부터는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와 말... 식으로 기다란 행렬인데 산 사람과 동물들을 그대로 죽여서 함께 묻었는데 화석화되어 뼈와 해골이 줄을 맞추어 있다. 박물관 입구는 말 여섯 마리가 마차를 이끄는 모습을 멋지게 동상으로 제작해 놓았는데 그 밑이 무덤(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