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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3년간 주행거리는 겨우 16,000Km밖에 타지 않은 차를 팔고 새차를 구입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 동안 지하주차장 공간이 좁아서 기어를 중립 상태로 놓은채 주차가 되지 않아서 고민 끝에 교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내에게 통로 주차가 않된어 새차를 구입해야 되겠다고 한 말은 사실 핑게였다.
이 차의 시동을 끄고 난 후 Shift lock release 버튼을 누르면 기어가 중립이 되는 방법을 알았는데도 아내에게는 이 사실을 숨긴채 새차를 구입하지 않으면 않된다고 거짓말을 했다.
중고차 판매를 위해 내차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여 중고차 판매 사이트에 올렸더니 정말 많은 전화가 걸려 왔다.
그들은 얼마를 주겠다고 하지 않고 먼저 얼마를 받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2,000만원 받고 싶다고 했는데 그들은 1,500만원에서 1,60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이 가격에는 정말 아까워서 못 팔겠다.
할수 없이 그냥 이 차를 계속 타고 다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날 늦은 밤에 한통의 전화가 또 걸려 왔다.
전화상으로 1,800만원에 매매하기로 가격 결정을 하였고 두시간 후 젊은 청년 두명이 찾아와서 내 차를 꼼꼼히 살펴 보는데 세상에나!
차량 손상 복구여부를 찾아내는 어플이 깔려 있는 스마트폰으로 내 차량을 샅샅이 살펴 본다.
두어군데 살짝 긁힌 부분이 있는데 그들이 갖고 가서 상품화 하려면 이 부분을 모두 손질(살짝 페이트 도장)을 해야 하므로 30만원을 감한 금액으로 구입하겠다고 한다.
밤 늦게 멀리서 찾아온 성의를 생각하는 한편 젊은 청년들의 예의 바른 행동에 감동 감명 되어 흔쾌히 동의를 하고 계약금을 받고(스마트폰으로 입금 확인)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튿날 잔금 역시 스마트폰으로 입금 받은 후 차량을 인도 했다.
아뿔사! 3만여원이 들어 있는 차량 하이패스 카드를 그냥 넣어 둔채로 차량을 내 어 주고 만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중고차를 인수해간 청년에게 하이패스 카드를 돌려 달라고 전화를 했다.
한참 후 차량 구매자가 우편으로 돌려 드릴 것이라는 전화가 왔다.
5일이 지난 현재까지 하이패스 카드가 우송되어 오지 않는다.
안보내 주면 딱히 내가 어찌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겨우 3만원인데 무슨 소송을 제기 하기도 그렇고 그냥 그들의 처분만 기다릴뿐!
혹시라도 차후 차량을 판매하실 경우 나처럼 이렇게 곤란을 겪지 마시고 참고 하시기 바란다.
새차는 주문 후 이틀만에 인수를 받았다.
새차 키를 받아 들고는 차량 사용방법을 아주 꼼꼼하게 안내 받았다.
예전에는 그냥 자동차 키를 받기만 하면 그만이었는데 요즘엔 옵션이 어찌나 많이 장착되어 있는지!
내가 원하지 않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음에도 차량에 기본적으로 옵션이 장착되어 있다.
가령 리어스크린(뒷 유리창 커튼)은 후진 기어를 넣으면 커튼이 스르르 위로 올라가 뒷 유리창을 통해 밖을 바라보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장치라든지 내가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가 스르르 앞으로 나와서 내가 운전하는데 가장 좋은 간격을 유지 시켜 주고 시동을 끄면 시트가 뒤로 물러나 차 밖으로 나가는 공간을 열어 주는 장치 등 내게는 별로 필요치 않은데도 기본 옵션이라서 거부 할 수가 없으며 이로 인해 차량 가격은 그만큼 더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이 차가 작년 말 출고되어 년말 밀어내기식 차량 세일 판매를 했던 차량 중 재고차량이라서 원래의 차량 가격에서 200만원을 할일 받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주 화요일 쯤 친구들을 불러 시승식을 가질 예정이다.
시승식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옛 생각이 난다.
40여년 전 쯤 직장에 다닐당시 그때는 양복 값이 무척 비쌌다.
그래서 양복점 외판원이 양복 복지 샘플을 들고 사무실을 돌면서 양복 세일을 했다.
사무실에서 채촌을 하고 그 자리에서 가봉까지 한 후 4~5일 후 양복을 갖고 오는데 양복 대금은 할부로 지불 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 양복을 입고 출근 하면 어김없이 착복식을 해야 했다.
착복식은 대개 사무실 전직원에게 외부 다방에서 배달 시켜온 모닝 커피를 쭉 돌리는 정도의 턱을 내는 것이다.
이렇듯 새차를 구입하면 시승식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관례화 되어 있다.
지난번 이곳 유어스테이지에 '주차의 괴로움' 글을 올렸고 이 글에 대한 댓글에 새차를 구입한다는 답글을 썼는데 어느 분께서 시승식을 하라고 하셨다.
드디어 오늘 시승식을 했다.
시승식 행사는 친구들과 함께 구리 포천간 고속도로를 달린 후 호젓한 곳에서 얼큰한 동태탕과 소주 두병 즉 주경야독(주간에는 가볍게 야간에는 독주)으로 끝냈다.
모두들 내차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 기존 동종 차량에 비해 넓이도 크고 잘 나왔다고 한다.
국산차량 정말 잘 만드는데 굳이 외제차를 선호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도 한마디씩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주차의 괴로움이 해소되어 나는 정말 행복하다.
이차가 내 생애 마지막 새차 구입차량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