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5일 목요일, 맑음.
이탈리아는 날씨가 참 좋은 곳이다. 맑고 깨끗한 날이 계속된다.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하루를 계획한다. 오늘은 마레(Mare)를 다녀올 생각이다.
아침식사는 호텔 식당에서 카프치노로 시작한다. 빵과 살구를 먹었다. 장기투숙객들이 편하게 식당에 들렸다 간다. 짐을 간단히 챙겨서 숙소를 나섰다.
바리 역으로 간다. 오전 8시 35분 기차를 탄다. 기차는 아무것이나 탄다. 방향만 맞으면 올라탄다. 마레는 바리에서 남쪽으로 약 35km 정도 떨어져 있다.
기차를 타면 30분 정도 해안가를 달리면 도착한다. 정식 이름은 폴리냐노 아 마레(Polignano a Mare)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작은 해안 마을로 아드리아해에 있다.
진짜 이탈리아의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절벽 사이에 있는 해변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예쁘다. 바다 동굴 식당으로 유명한 '그로타 팔라체세'는 TV에서 봤다.
멋진 해변은 눈으로만 구경했던 아름다운 관광지다. 직접 발로 밟아볼 셈이다. 마레 역에서 내렸다. 작은 간이 역 수준이다.
기차는 우리를 내려놓고 재빨리 사라진다. 역사 앞의 작은 광장에는 햇살만 가득하고 함께 내린 사람들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다.
바닷가 역사지구 쪽으로 걸어간다. 광장이 나타난다. 주제페 가리발디 광장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알도 모로 광장(Piazza Aldo Moro)으로 불리며, 마레의 중심 광장이다.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활기 넘치는 만남의 장소다. 이탈리아 정치가 알도 모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가 이곳에서 자주 개최된다.
카페,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선 이 광장은 수령이 오래된 야자수와 오래된 올리브 나무들이 보이는 아름다운 개방형 공간을 자랑한다.
돌로 만든 벤치 등 자연적 요소와 건축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었다.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지만, 그늘이 적어서 더운 날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쪽에는 전쟁에서 전사한 마을 사람들을 기리는 전사자 기념비(Monumento ai Caduti in Polignano a Mare)가 있다. 앞쪽에는 보병의 조각상이 있다.
양쪽에는 군사 장면을 묘사한 부조가 있으며, 뒤쪽에는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 있다. 특히 "평화의 천사들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그 옆에는 작은 기념 분수가 있다. 눈에 보이는 하얀 골목길은 바닥도 하얀 대리석으로 깔려있다. 분수 급수대도 주민들을 돕고 있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관문, 아르코 마르케살레(Arco Marchesale)를 만난다. 포르타 그란데(Porta Grande, 대문)라고도 불리는 이 문은 폴리냐노 아 마레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역사적인 관문이다.
16세기에 도시 방어벽의 일부로 건설된 이 문은 1780년까지 요새화된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 역할을 했다. 지역에서 채취한 돌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이 지역 특유의 바로크 양식을 반영한다.
기둥으로 둘러싸인 웅장한 중앙 아치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장식이 특징이다. 아치 위에는 귀족 가문이나 지역 관리들이 마을로의 출입을 통제했던 시대의 흔적인 명문이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정치가이자 혁명가인 주제페 마찌니(Mazzini)의 기념비도 보인다. 안쪽에는 십자가와 세 여인의 그림도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날 아르코 마르케살레는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사진 촬영 장소이자 폴리냐노의 중세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인 중심지를 탐험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도시의 역사지구로 접어 들었다. 아치 모양의 아름다운 성문을 통과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미로처럼 이어졌다.
밝은 색 석회암으로 만든 오래된 건물들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대문을 통해 들어서면 중세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펼쳐진다.
작은 광장과 아름답게 얽혀 있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집과 민박으로 이어지는 좁고 가파른 돌계단을 발견하게 된다. 터널을 이용한 식당도 보인다.
광장의 주인처럼 버티고 있는 시계궁전을 만났다. 시계 궁전(Palazzo dell'Orologio)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광장에 위치해 있다.
중세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건물은 18세기에 건축되었다. 아름다운 광장의 중심을 차지하며 광장의 자랑이자 보석과도 같다.
토레 델 오롤로지오는 풀리아 지방 특유의 밝은 색 석재로 마감된 단순한 외관을 자랑하는 수리중인 건물이다. 정면 중앙에는 녹색 덧문이 달린 창문들 바로 위에 자리 잡은 소박한 시계가 눈에 띈다.
시계탑 위쪽에는 도시의 수호성인인 산 비토의 조각상이 있는 벽감이 있으며, 탑 꼭대기에는 현재 복원 공사를 위해 비계로 둘러싸인 종탑이 있다.
시계 아래에는 라틴어로 된 명문이 새겨져 있어 이 건물이 시민적, 종교적 기능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다. 건너편에는 성모 승천 성당(Chiesa Madre di Santa Maria Assunta)이다.
1295년 세워진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이다. 겉모습은 수수하지만 단정한 느낌이다. 수호성인 산비토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이 성당은 고대 이교 사원의 유적 위에 건립되었다. 23미터 정사각형의 종탑은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마을과 바다의 아름다운 전망을 선사한다.
성당 내부는 18세기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으며, 주 제단에는 수호성인인 산 비토의 유물이 안치되어 있다. 천장의 화려한 그림이 눈길을 끈다. 다시 광장에 선다. 햇살이 가득하다.
골목길에 보이는 작은 성당의 종탑에 또 눈길이 간다. 연옥 성당(Chiesa del Purgatorio)이다. 연옥성당 앞에는 해골이 새겨져 있어서 어두운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