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작명·개명 사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민족과 부족,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생활 방식이 공존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출산 방식과 육아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등지에는 제각기 독창적이라 여겨지는 출산과 육아 풍속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기의 이름을 짓는 일은 어느 사회이든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름을 갖게 되면 비로소 독립적인 개체, 그리고 소속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이므로 작명은 곧 사회적 탄생을 의미한다. 출산이 생물적 탄생이라면 작명은 사회적 탄생이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유럽의 기독교인들은 영세(baptism)를 중시하여 세례명을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인(聖人)의 이름을 딴 세례명을 중시하게 된 이유는 그 성인이 아기를 보호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러한 수호성인의 신앙은 성인의 수호를 기원함과 아울러 그의 덕성을 거울로 삼는다는 의미도 갖는다.
『성경(the Bible)』에 하느님(야훼)은 창조 행위의 일환으로 직접, 혹은 자신의 사자(使者, 대리인)를 통해 당사자에게 이름을 부여하거나 기존 이름을 바꾸는 개명을 행하였는데, 이는 그 당사자에게 합당한 사명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하느님이 아브람을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라’는 의미로 아브라함으로 개명하고(창세기 17:5), 아브라함의 아내 사래를 ‘많은 민족의 어미가 되라’는 의미로 사라로 개명하고(창세기 17:15-16), ‘하느님과 겨루어 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란 뜻으로 야곱을 이스라엘로 개명하고(창세기 32:29), ‘(야훼) 당신이 사랑하는 아이’라는 뜻으로 솔로몬에게 여디디야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고(사무엘하 12:25),
(사라의 여종) 하갈의 아들 이름을 이스마엘(창세기 16:15), 호세아의 장남 이름을 이즈르엘(호세아 1:4), 요셉의 아들 이름을 예수(마태오 1:21), 즈가리야에게 아들이 태어나자 세례자 요한(루가 1:13)이라고 이름하게 한 기록들이 있다.
모세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라고 보낸 눈의 아들 호세아의 이름을 여호수아라고 고쳐주었다(민수기 13:16).
예수가 시몬을 ‘바위’라는 뜻의 베드로(게파)로 이름을 바꾸거나(요한 1:42),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에게 ‘천둥의 아들’이란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새로 붙인(마르코 3:16-17)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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