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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편 4 - 경사잡류 2 기타 전적(其他典籍) - 중국 전적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 대한 변증설 오주연문장전산고 / 고전문집
2011.11.07. 06:25
《황극경세서》는 내편(內篇)ㆍ외편(外篇)을 합하여 9권인데 송(宋) 나라 범양(范陽) 사람 소강절 선생(邵康節先生) 옹(雍)이 저술한 것이다.
자(字)는 요부(堯夫)이며 호는 안락와(安樂窩)인데 아버지는 고(古)이고 어머니는 이씨(李氏)이다. 송 나라 장뇌(張耒)의 《명도잡지(明道雜志)》에 “혹은 말하기를 ‘소옹의 아버지가 학사(學士) 강인기(江鄰幾)의 집 종을 얻어 옹을 낳았다. 종은 강씨 집에 있던 책 몇 편을 가지고 소씨에게 시집왔는데 옹은 이것을 읽고는 마침내 이에 대한 학문을 알았다.’ 하는데 사실인지 알 수 없다.” 하였다. 어머니가 분만에 임박해서 낭인(郎人)이 옥(玉) 수저로 국 한 그릇을 먹게 하면서 “마땅히 아름다운 아이를 낳을 것이다.” 하였는데, 신해일(辛亥日)에 낳았다.
삼가 상고하건대, 소자(邵子)는 송 나라 영종(英宗)ㆍ신종(神宗) 때 사람으로 뒤에 하남부(河南府) 숭현(嵩縣)으로 이사하여 살았다. 공이 젊었을 때 재주가 뛰어나 웅지(雄志)를 품고 세상에 큰 공업(功業)을 세우려 하였다. 북해(北海) 이지재(李之才)에게 《주역(周易)》을 배워 신묘(神妙)하게 알았으며 황하(黃河)와 분수(汾水)를 건너고 회수(淮水)와 한수(漢水)를 지나 제(齊)ㆍ노(魯)ㆍ송(宋)ㆍ정(鄭)의 옛터에 주류(周流)하였다. 얼마 후 백원(百源)의 위에 집을 지었으며 낙양(洛陽)에 이르러 터를 잡고 살았는데, 집이 가난하여 쑥대로 지붕을 하고 나뭇가지로 엮어서 만든 문이라 바람과 비를 피하지 못하였다.
부필(富弼)ㆍ사마광(司馬光)ㆍ문언박(文彦博) 등 제현(諸賢)들이 친하게 사귀고 존경하였으며 그를 위하여 원택(園宅)을 사주고 거실을 안락와(安樂窩)라 이름하였다. 향(香)을 피우고 편안히 앉아 있으며, 흥(興)이 나면 곧 시를 지어 스스로 읊조렸다. 때로는 조그마한 수레를 타고 마음 내키는대로 가면, 사대부(士大夫)들 집에서는 서로 다투어 맞이하였는데, 며칠씩 묵고 가기도 하였다. 가우(嘉祐 송 인종(宋仁宗)의 연호) 때에 낙양 유수(洛陽留守) 왕공신(王拱辰)이 추천하여 장작주부(將作主簿)에 임명되었으며, 희령(熙寧 송 신종(宋神宗)의 연호) 초기에 중승(中丞) 여회(呂誨)가 추천하여 영주 단련추관(穎州團練推官)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병을 칭탁하고 부임하지 않았다.
천성(天性)이 고매(高邁)하고 덕기(德器)가 순수하였다. 복희 선천(伏羲先天)의 뜻을 넓혀 일을 당하매 능히 미리 알았고 성실로 물건을 대하였으며 사람을 대하여 말할 적에는 반드시 인의(仁義)로 하여 평화롭고 온후(溫厚)하여 규각(圭角)을 나타내지 않았다. 청백하면서도 과격하지 않고 화하면서도 흘려버리지 않으나 정자(程子) 이(頤)는 매양 크게 찬탄하면서 말하기를 “요부(堯夫)는 안은 성학(聖學), 밖은 왕도(王道)인 학문이다.” 하였다.
정사년에 죽으니 나이 67세였다. 원우(元祐 송 철종(宋哲宗)의 연호) 원년에 강절(康節)이라 시호를 내렸으며 함순(淳) 3년에 공자(孔子)의 사당에 종사(從祀)하고 신안백(新安伯)을 봉하였다. 명(明) 나라 가정(嘉靖 세종(世宗)의 연호) 9년에 선유 소자(先儒邵子)로 개칭하였는데 청(淸) 나라에서는 그대로 따랐으며 옹정(雍正 청 세종(淸世宗)의 연호) 2년에 자손들에게 오경박사(五經博士)의 벼슬을 세습(世襲)하게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숙종(肅宗) 갑오년(1714)에 십철(十哲)에 올렸다.
주자(朱子)의 화상찬(畫像贊)에 “하늘이 특별히 뛰어난 인재를 낳아 영매(英邁)한 것이 세상을 덮었네. 바람을 타고 천둥을 채찍질하면서 끝없이 너른 곳 두루 구경하였네. 손으로는 월굴(月窟)을 더듬고 발로는 천근(天根)을 밟았네. 한가히 세월을 보내며 흠뻑 취하여 세상을 살았네.” 하였다. 저서로는 《황극경세서》ㆍ《관물(觀物)》내(內)ㆍ외(外)편과 《어초문답(漁樵問答)》ㆍ《격양집(擊壤集)》ㆍ《소자전서 (邵子全書)》가 있다.
진 계유(陳繼儒)의 《암서유사(巖棲幽事)》에 “경력(慶曆 송 인종(宋仁宗)의 연호) 때에 강절이 낙양을 지나다가 산천과 풍속이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여 비로소 이곳에 집을 짓고 살려는 뜻을 두었는데 가우(嘉祐) 7년 왕선휘(王宣徽 왕공신(王拱辰)을 가리킨다.)가 낙양 윤(洛陽尹)에 임명되자 천관사(天官寺) 서쪽, 천진교(天津橋) 남쪽에 있는 오대(五代) 때 절도사(節度使)였던 안심기(安審琦)의 집 옛터에다가 곽숭(郭崇)의 헌 집 재목으로 30간 집을 짓고는 강절을 청하여 이사하여 살게 하였다. 한국공(韓國公) 부필(富弼)은 자기의 문객인 맹약(孟約)을 명하여 집 앞에 있는 동산 하나를 사게 하였는데 여기에는 또 훌륭한 수석과 대나무ㆍ꽃나무가 골고루 갖춰져 있었다.” 하였다.
저자의 성명이 전하지 않는 《비사적록(比事摘錄)》에 “송 나라 소강절이 살았던 천진(天津)은 본래 관청 땅으로서 희령(熙寧) 초년에 법으로 마땅히 불하(拂下)하게 되었는데, 3개월이나 방(榜)을 붙였으나 사람들은 차마 사지 못하였다. 사마 온공(司馬溫公) 등 여러 사람들은 그를 위하여 돈을 모아 이것을 매입(買入)하였다.” 하였다.
선생의 아들 백온(伯溫)은《황극경세》에 대한 주해와《관물(觀物)》의 주해를 지었으며 소백온은 송 나라 낙양 사람으로 벼슬은 전운부사(轉運副使)였으며 저서로는《하남집(河南集)》ㆍ《문견록(聞見錄)》등이 있다. 원 나라 야 초재(耶律楚材)는《황극경세해(皇極經世解)》를 지었으며 초재의 호는 옥천노인(玉泉老人)으로 원 나라 연경 사람이며 벼슬은 승상(丞相)이었는데, 뒤에 광녕왕(廣寧王)을 추봉(追封)하였으며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저서로는《담연문집(湛然文集)》과 책력에 대한 학설로 《을미원력(乙未元曆)》ㆍ《회골력(回鶻曆)》등이 세상에 전하여진다. 정선부(鄭善夫)는《경세요담(經世要談)》을 지었으며,원 나라 조세연(趙世延)은 《경세대전(經世大典)》을 지었다.
세연은 원 나라 운중(雲中) 사람으로 벼슬은 중서평장정사(中書平章政事)였으며 노국공(魯國公)에 봉하여졌다. 이 책 밑에 “미리 이 책을 찬한다.” 하였으니《황극경세》의 유(類)가 아닌 듯하다. 우선 이대로 적어서 원서(原書)의 존판(存板)을 볼 때까지 기다린다.
청 나라 사고전서(四庫全書)에는《황극경세서》를 술수(術數)의 책에 배열하였는데, 이것은 온당하지 않은 듯하다. 명 나라 형천(荊川) 당순지(唐順之)의《패편(稗篇)》에는 이 책을 제가(諸家)에 넣었으며 다시 임둔(壬遁)의 밑에 두었는데 장황(章潢)의《도서편(圖書編)》에는 사마온공(司馬溫公)의《잠허(潛虛)》밑에 배열하였으니 형천이 배열한 것은 아주 틀렸으며 장황의 배열한 것이 마땅하다.
우리나라에는 서화담(徐花潭) 경덕(敬德)이《경세수(經世數)》1편(篇)을 지었으며, 서화담의 자(字)는 가구(可久)이고 호는 화담이며 당성인(唐城人)이다. 소강절의 역학(易學)을 깊이 연구하여 심오한 경지에 이르렀다. 인종(仁宗) 때에 추천되어 관직을 제수하였으며 명종(明宗) 병오년(1546)에 죽으니 나이 58세였다. 선조(宣祖) 때에 벼슬을 증직(贈職)하였다. 신익성(申翊聖)이 명을 받들어《황극경세(皇極經世)》와《동사보편(東史補編)》9권을 지었으며 신익성의 자는 군석(君奭)이고 호는 동준(東准)이며 평산인(平山人)이다.
선조(宣祖) 때에 부마(駙馬)로 동양위(東陽尉)였으며 아버지는 상촌(象村) 흠이다. 홍계희(洪啓禧)가《경세지장(經世指掌)》2권을 지었으며 서 담포(徐澹圃) 명응(命膺)가《황극일원도(皇極一元圖)》2권을 지었다. 나는 참람한 것을 헤아리지 않고 경세기 수원본(原本)ㆍ경세기수내외편 (經世紀數內外篇)ㆍ경세찬도지요주해(經世纂圖指要注解)ㆍ경세일원소장수도해(經世一元消長數圖解)ㆍ경세일원시종수해(經世一元始終數解)ㆍ경세지운약설(經世地運約說)ㆍ경세지행수원(經世地行數原) 등 편(編)을 찬하였다. 나의 저술도 이 사이에 끼우니 참람함을 견딜 수 없다.
송 나라 완구(宛丘) 장뇌(張耒)의《명도잡지(明道雜志)》에 대략《황극경세서》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명도잡지》에 “소 요부옹(邵堯夫雍)은 낙양 사람이다. 내가 사관(史館)에 있을 적에 일찍이 그의 저서를 보았는데,《황극경세론(皇極經世論)》이라 이름하는 것이 수십 권이었다. 읽어보았지만 심히 깨달을 수 없었으며 율력(律曆)과 평(平)ㆍ상(上)ㆍ거(去)ㆍ입(入)의 사성(四聲)에 배합한 것이 있었는데 상고할 수 없었다. 또《주역》의 괘도(卦圖)가 있으나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 하였으니 이는 송 나라 초기에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사안산(査顔散)은 말하기를 “《황극경세》는 선천방원도(先天方圓圖)에 근본하였다.” 하였다.
그 말에 “강절의 선천 역(先天易)은 상(象)만을 숭상하고 말을 숭상하지 않았다. 관물편(觀物篇)에 소위 율려도(律呂圖)ㆍ성음도(聲音圖)ㆍ팔괘교이위십이신도(八卦交而爲十二辰圖)ㆍ십이신교이위십륙위도(十二辰交而爲十六位圖)ㆍ태극도(太極圖)ㆍ기제음양도(旣濟陰陽圖)ㆍ괘일도(卦一圖)ㆍ이천육백년도(二千六百年圖)가 있는데, 모든 그림에 대한 전주(傳注)에 모두 한 자도 이렇게 된 소이연(所以然)을 말하지 않았으니 이는 대개 무언(無言)의 가르침을 남기려 한 것으로, 마치 복희(伏羲)의 육십사괘(六十四卦)에 애당초 언어(言語)나 문자(文字)가 없었던 것과 같다.
대저 원도(圓圖)는 운행(運行)하는 일을 주장하고 방도(方圖)는 생물(生物)하는 일을 주장하니 운행하는 것은 기(氣)이며 생물하는 것은 질(質)이다. 기는 질이 아니면 붙어 있을 곳이 없고 질은 기가 아니면 어떻게 생물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황극경세》는 천지를 다스리는 것으로서 용(用)이 될 만하다.” 하였다.
장황(章潢)의《도서편(圖書編)》에 “소자(邵子)의《황극경세》연역도설(衍易圖說)에 태양(太陽)ㆍ태음(太陰)ㆍ소양(少陽)ㆍ소음(少陰)은 하늘의 사상(四象)으로 동(動)에 속하고, 소강(少剛)ㆍ소유(少柔)ㆍ태강(太剛)ㆍ태유(太柔)는 땅의 사상으로 정(靜)에 속한다. 그 다음에 일(日)ㆍ월(月)ㆍ성신(星辰)과 수(水)ㆍ화(火)ㆍ토(土)ㆍ석(石)의 유(類)도 모두 이를 인하여 넷으로 나누어 배정하였다. 대개 하늘의 사상은 기(氣)가 되는데 용(用)은 한(寒)ㆍ서(署)ㆍ주(晝)ㆍ야(夜)가 되며, 땅의 사상은 질(質)이 되는데 용은 우(雨)ㆍ풍(風)ㆍ노(露)ㆍ뇌(雷)가 된다.
기(氣)는 동하기 때문에 능히 변하고 질(質)은 정하기 때문에 능히 화(化)한다. 한ㆍ서ㆍ주ㆍ야가 변하면 성(性)ㆍ정(情)ㆍ형(形)ㆍ체(體)가 되며, 우ㆍ풍ㆍ노ㆍ뇌가 화하면 비(飛)ㆍ주(走)ㆍ초(草)ㆍ목(木)이 되니 이는 다 하늘과 땅이 만들어 낸 물건이다. 하늘의 변함으로 말미암아 감(感)하는 것은 이(耳)ㆍ목(目)ㆍ구(口)ㆍ비(鼻)가 되고 땅의 화함으로 말미암아 응(應)하는 것은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가 되니, 이는 생물하는 용이다.
기로써 말하면 원(元)ㆍ회(會)ㆍ운(運)ㆍ세(世)는 하늘에 속하고 세(歲)ㆍ월(月)ㆍ일(日)ㆍ신(辰)은 땅에 속하며, 치화(治化)로써 말하면 삼황(三皇)ㆍ오제(五帝)ㆍ삼왕(三王)ㆍ오패(五伯)는 하늘에 속하고《주역(周易)》ㆍ《서경(書經)》ㆍ《시경(詩經)》ㆍ《춘추(春秋)》는 땅에 속한다. 이것이 모두 하늘과 땅의 사상을 인하여 나누어져서 서로서로 교역(交易)하매, 천하의 변화하는 것을 모두 미루어 알 수 있다.” 하였다.
《황극경세》전수도설(全數圖說)에 소백온(邵伯溫)은 말하기를 “천지 시종(始終)의 수가 원(元)이 되니 1원의 수는 12만 9천 6백 년이며, 한 달[月]이 회(會)가 되니 1회의 수는 12이며, 성(星)이 운(運)이 되니 1운의 수는 3백 60이며, 신(辰)이 세(世)가 되니 1세의 수는 4천 3백이다.
이는 1원이 12회 3백 60운 4천 3백 20세를 거느린 셈이 되는데, 1세는 30년이나 12만 9천 6백 년이 1원의 총수가 된다. 원(元)의 원(元)에서부터 신(辰)의 원(元)에 이르며 원(元)의 신(辰)에서부터 신(辰)의 신(辰)에 이른 다음에야 수가 끝난다. 끝나면 변하고 변하면 다시 생기니 대개 생생(生生)하여 끝이 없다.” 하였다.
《황극경세》성음율려도(聲音律呂圖) 총론에 말하기를 “소자(邵子)의 성음학(聲音學)은 가전(家傳)으로 이천 장인(伊川丈人)에게서 배운 것이며 이정지(李挺之)에게서 모두를 배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음의 수는 선천(先天)에서 나온 것으로 두 가지 길이 없다. 성음의 수는 곧 사상(四象)에 있는 색(色)ㆍ성(聲)ㆍ기(氣)ㆍ미(味)의 하나이다. 색ㆍ성ㆍ기ㆍ미는 모두 상(象)이 있어 알 수는 있지만 말로 표현할 수는 없고 오직 성음으로 표기(表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히 이 법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만물의 용(用)을 다할 수 있으므로 만물의 수라고 부른다. 성(聲)의 평ㆍ상ㆍ거ㆍ입은 하늘에 속하며, 음(音)의 개(開)ㆍ발(發)ㆍ수(收)ㆍ폐(閉)는 땅에 속한다. 성은 지금의 협운(叶韻)과 같으므로 성은 있어도 글자가 없는 것이 있으니, 바람과 천둥, 비와 우박의 소리와 같은 것으로 절자(切字 글자에 대한 반절(反切)을 가리킨다)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음은 지금의 절자와 같으므로 음은 있어도 글자가 없는 것이 있으니, 새나 짐승, 곤충과 뱀의 소리와 같은 것으로서 협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였다.
유맹선(兪孟宣)의 《경세요지(經世要旨)》에 “소위 경(經)이란 것은 경위(經緯)니 경륜(經綸)이니 하는 뜻과 같다. 하늘의 수를 살펴 원(元)으로써 회(會)를 헤아리는 것은 마치 12회로 경(經)을 삼고 3백 60운 이하로 위(緯)를 삼는 것과 같으며, 땅의 수를 살펴 회로써 운(運)을 헤아리는 것은 마치 2백 50운으로 경을 삼고 2천 9백 84세 이하로 위를 삼는 것과 같으며, 인간의 수를 살펴 운으로써 세(世)를 헤아리는 것은 마치 1백 20세로 경을 삼고 3백 60년으로 위를 삼는 것과 같다.
《황극경세》에 64괘(卦)를 4로 곱하면 2백 56괘에 1천 2백 36효(爻)가 되는데, 이것을 24절기(節氣)에 3백 60일(日)로 나누어 맡게 한다. 매양 한 해의 처음에 4효를 나누어 윤달[閏]을 맡으니 이것을 장윤(藏閏)이라 부르며, 24절기에는 각각 96효를 맡고, 그 나머지는 4효씩 1일을 맡는다. 이것을 오행(五行)의 생왕(生旺)과 휴수(休囚)로 길흉을 정하는데 한 해를 이에 의거해서 헤아린다. 크게는 원ㆍ회ㆍ운ㆍ세와 작게는 세ㆍ월ㆍ일ㆍ시를 한결같이 이 법으로 미루어 헤아리는데, 이것을 가일배법(加一倍法)이라 부른다.
정자(程子)가 말한 ‘하루의 운행은 곧 천년의 운행’이란 것으로서 그 이치가 이와 같음에 불과하다. 2백 56괘를 늑(扐)이라 부르는데 한 괘를 시작하여 돌리는 법은 축씨(祝氏 축필(祝泌)을 가리킨다)의《황극경세서금(皇極經世書鈐》에 있으며, 청 나라 심대성(沈大成)도 이 뜻을 발명하였다.
《황극경세》의 원ㆍ회ㆍ운ㆍ세와 세ㆍ월ㆍ일ㆍ시는 곧《주역》의 건(乾)ㆍ태(兌)ㆍ이(離)ㆍ진(震)ㆍ손(巽)ㆍ감(坎)ㆍ간(艮)ㆍ곤(坤)이다. 1원의 소장(消長)하는 수를 헤아리는 것은 십이벽괘(十二辟卦)로써 하는데 자월(子月)의 복(復)에서부터 해월(亥月)의 곤(坤)에 이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며, 천지 시종(始終)의 수를 헤아리는 것은 육십사괘로써 하는데 원(元)의 원(元), 일(日)의 일(日), 건(乾)의 건(乾)에서부터 신(辰)의 신(辰), 수(水)의 수(水), 곤(坤)의 곤(坤)에 이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원으로써 회를 헤아리는 것은 1세는 12월이니 지지(地支)가 한 바퀴 돌며 1월은 30일 이니 천간(天干)이 세 바퀴를 돈다. 괘로써 12회를 헤아리는 것은, 복괘(復卦)는 동지(冬至)를 맡아 자월(子月)의 머리에 거하며 서합괘(噬嗑卦)는 대한(大寒)을 맡아 축월(丑月)의 머리에 거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복괘 밑에 곤(坤)ㆍ임(臨)ㆍ명이(明夷)ㆍ진(震)ㆍ둔(屯)ㆍ이(頤)의 9괘를 횡(橫)으로 배열한 것은 곧 1효에서 6효까지의 괘변(卦變)인데 5괘가 각각 6효씩이므로 5×6=30이어서 꼭 한 달에 맞는다.
이것을 횡으로 보면 갑(甲)은 1이고 을(乙)은 13으로서, 계(癸)에 이르면 3백 49가 되며 종으로 보면 갑은 12이고 을은 24로서, 계에 이르면 3백 60이 되니 곧 1일이면 12시, 2일이면 24시로 30일이 되면 3백 60시가 된다. 이것이 정자가 말한 가일배법(加一倍法)이란 것으로서 1회가 그러하면 12회가 모두 그러하니, 미루어 극에 이르면 만(萬)ㆍ억(億)ㆍ조(兆)ㆍ경(京)ㆍ해(垓)ㆍ자(秭)에 이르러도 또한 그러하다. 대개 1에서 2가 되고 2에서 4가 되며 4에서 8이 되고 8에서 64가 되어 마침내 끝이 없는 데에 이른다.” 하였다.
또 말하기를 “양은 1이며 음은 2이다. 그러므로 양이 음을 낳을 적에는 2를 6으로 곱하여 12가 되며, 음이 양을 낳을 적에는 3을 10으로 곱하여 30이 된다. 천지 시종의 수는 12와 30으로 반복하여 승(乘)해서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하였다.
상고하건대, 소자가 비로소 세ㆍ월ㆍ일ㆍ시로 원ㆍ회ㆍ운ㆍ세를 징험하여 만들어냈다. 12와 30을 서로 곱하는 것은 관자명(關子明 자명은 관낭(關朗)의 자(字))과 중[僧] 일행(一行)을 인하여 제(除)하고 합한 것이다. 등기(鄧綺)는 말하기를 “방(方)ㆍ원(圓)의 수를 쌓아 곤(坤)까지 10으로 곱하면 또한 1원의 수가 되며, 기(期)를 통틀어 이것을 곱하여도 또한 1원의 수가 되니, 이는 숫자가 천연적으로 부합되는 것이다.” 하였다.
1원의 연수는 12만 9천 6백 년이고 1원의 월수는 1백 5십 5만 5천 2백 월이며, 1원의 일수는 4천 6백 6십 5만 6천 일이고 1원의 시수는 5억 5천 9백 8십 7만 2천 시이며, 1원의 각수(刻數)는 4십 6억 6천 2백 6십만 각이고, 1원의 분수(分數)는 4백 3십 8억 5천 6백 6십 4만 분이며, 1원의 윤수(閏數)는 5만 1천 8백 40윤이다.
가령 자회(子會)가 3천 년을 경과하매 하늘의 형체가 약간 생겼으며, 5천 4백 년을 경과하매 하늘이 비로소 개벽하였고 7천 년을 경과하매 하늘이 크게 개벽하였으며, 1만 8백 년을 경과하매 하늘이 완성되었는데, 서ㆍ북으로 기울었다. 축회(丑會)가 2천 년을 경과하매 물[水]이 생기고 불[火]이 생겼으며, 3천 년을 경과하매 땅의 형체가 약간 갖추어지고 나무[木]가 생겼으며, 쇠[金]가 생기고 흙[土]이 생겼으며 5천 4백 년을 경과하매 땅이 비로소 개벽하였고 1만 8백 년을 경과하매 땅이 모두 골라졌으며, 물이 흐르고 불이 타오르며, 흙과 돌이 굳어지고 해와 달의 운행이 정상으로 되어 땅이 완성되었는데, 동ㆍ남은 충만(充滿)하지 못하였다.
인회(寅會)가 5천 4백 년을 경과하매 사람이 비로소 생겼는데, 7천 년을 경과하여도 천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사람의 형체가 혹은 뱀의 몸에 비늘이 달리기도 하고, 혹은 소의 머리에 뿔이 있기도 하며, 혹은 새의 발에 제갑(蹄甲)이 있기도 하였다. 나뭇잎과 짐승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짐승의 고기를 생식(生食)하여 크게 오륜(五倫)이 없었다.
묘회(卯會)에 인문(人文)이 점차 발달하여 예의가 있게 되었으며, 사회(巳會)에 - 원문 빠짐 - 사회의 말엽에 이르러 복희씨(伏羲氏)가 태어났으며, 오회(午會)에 하우씨(夏禹氏)가 즉위하였다. 즉위한 지 8년은 오회의 시초인 1년째로서 개벽한 뒤로부터 1원의 반쯤인 6만 4천 8백 1년이었다.
하우씨가 즉위한 지 8년인 갑자년(甲子年)으로부터 금상(今上 현재의 임금 즉 헌종(憲宗)) 13년 정미(丁未), 즉 청 나라 도광(道光) 27년까지는 합계가 4천 57년이며 하늘이 개벽한 갑자년으로부터 현재의 정미년까지 통계해보면 6만 8천 8백 64년이 지났다. 오회에 들어와서 이미 4천 64년이 경과하였으니, 다시 1천 3백 40년이 경과한다면 오회의 절반이 된다. 미회(未會)의 3~4천 년을 경과하고 나면 이때에는 나이가 50이 넘은 사람이 혈기(血氣)가 이미 쇠한 것과 같으니 천지도 또한 늙는다.
신회(申會)에는 수사(數辭)로 따지면 회(悔)와 휴수(休囚)에 해당하며 유회(酉會)의 6천 년을 경과한 뒤에는 유도(儒道)가 쇠하고 신선이 모두 없어져 남지 않으니,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소위 우물에서 연기가 나오고 나무에서 불이 난다는 시기이다. 술회(戌會)의 3천 년을 경과한 뒤에는 해와 달이 운행하지 않고 성신(星辰)이 하늘에 분포하지 않으며, 5천 년이 경과한 뒤에는 하늘이 크게 캄캄해지고 6천 년 뒤에는 하늘이 파괴되고 해와 달과 별들이 일정하지 않으며, 1만 년 뒤에는 하늘이 완전히 파괴된다.
해회(亥會)의 5천 년을 경과한 뒤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불이 타오르지 않으며, 흙이 응결(凝結)하지 않고 돌이 단단하지 않으며, 6천 년 뒤에는 땅이 꺼지고 1만 8백 년이 되면 천지 만물이 모두 없어졌다가, 또 다시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기고 사람이 생겨 순환하여 끝이 없다.
왕경문 질(王景文質)은 말하기를 “혼륜(混淪) 이전에 대해서는 불가의《장함경(長含經)》에 간략히 나왔으며 개벽 이후에 대해서는 소자의《황극경세》에 자세히 나왔다.” 하였다.
소자는 무엇으로써 천지의 시종을 알았는가 하면, 하늘을 관찰하며 인회(寅會)의 기수(箕宿) 1도(度)에서부터 오회(午會)의 성수(星宿) 1도까지는 모두 4만 5천여 년이므로 이로써 전후의 허다한 수를 미루어 안 것이니,《황극경세》의 일원소장도(一元消長圖)에 자세히 보인다.
소백온(邵伯溫)은 말하기를 “일(日)이 원(元)이 되니 원의 수는 1이고 월(月)이 회(會)가 되니 회의 수는 12이며, 성(星)이 운(運)이 되니, 운의 수는 3백 60이고 신(辰)이 세(世)가 되니 세의 수는 4천 3백 20이다. 1원은 12회, 3백 60운, 4천 1백 20세를 거느리고 있다. 1세는 30년이니 12만 9천 6백 년은 1원의 수가 된다. 1원이 대화(大化)에 있어서는 1년과 같다. 원(元)의 원(元)에서부터 신(辰)의 원(元)에 이르고 원(元)의 신(辰)에서부터 신(辰)의 신(辰)에 이른 다음에는 수가 끝난다.
끝나면 변하고 변하면 생기니, 대개 생생(生生)하여 끝이 없다. 일(日)은 갑(甲)에서 계(癸)에 이르니 일의 수는 1로서 한 해에 한번 돌며, 월(月)은 자(子)에서 해(亥)에 이르니 월의 수는 12로서 한 해에 한번 돈다. 성(星)의 수는 3백 60으로서 천체를 따라 운행하여 하루에 한번 도니 1년이면 3백 60번이다. 하루는 12신(辰)이니 1년의 신을 모두 계산해보면 4천 3백 20신이 된다.
자(子)에서 사(巳)까지가 식(息)이 되고 오(午)에서 해(亥)까지가 소(消)가 된다.
식이 되면 양이 나오고 음이 물러가며, 소가 되면 음이 나오고 양이 물러간다. 월의 인(寅), 성의 기(己)에서 물건이 생기니 이때의 신은 76이며 월의 술(戌), 성의 무(戊)에서 물건이 폐쇄되니 이때의 신은 3백 15이다. 월이 사(巳)의 종말에 이르면 신의 2천 1백 60에 해당하여 양극(陽極)이 되는데, 음양의 여공(餘空)이 각각 6이며, 해(亥)의 종말에 이르면 신의 4천 3백 20에 해당하여 음극(陰極)이 되는데, 음양의 여공이 각각 6으로서 모두 24이니《주역》의 64패, 3백 84효의 수에 맞는다. 사정괘(四正卦)를 제하는데 사정괘가 여섯이니 4를 6으로 곱하면 24가 되며 3백 84에서 24를 빼면 3백 60이 남게 된다. 당요(唐堯)는 월의 사(巳), 성의 계(癸) 1백 80, 신의 2천 1백 57에 임금이 되었으니 미루어 올라가 계산해 보면 요(堯)는 천지의 중간 수를 얻은 것이다.” 하였다.
서산 채씨(西山蔡氏)는 말하기를 “앞의 6회(會)는 식(息)이 되고 뒤의 6회는 소(逍)가 되니 곧 한 해의 자(子)에서부터 사(巳)까지는 식이 되고 오(午)에서부터 해(亥)까지는 소가 된다. 성(星)의 76에서 만물이 생기는 것은 마치 한 해의 경칩(驚蟄)과 같으며, 성의 3백 15에서 만물이 폐쇄되는 것은 마치 한 해의 입동(立冬)과 같다. 1원에는 12만 9천 6백 년이 있고 1회에는 12만 9천 6백 월이 있으며, 1운에는 12만 9천 6백 일이 있고, 1세에는 12만 9천 6백 신이 있으니 이는 모두 자연의 수로서 억지로 끌어다 맞춘 것은 아니다.” 하였다.
소자의 논리로 소자의 논리를 징험해 보면 만물이 생기고 만물이 폐쇄되는 이치가 손바닥을 보듯 쉽게 알 수 있다.
소자는 말하기를 “천지의 교수(交數)는 10분의 3이다. 대개 천지의 수가 10인데 양은 5를 얻었고 음도 5를 얻었다. 그러므로 춘분(春分)과 추분(秋分)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으며, 동지(冬至)에는 밤이 6할을 차지하고 낮이 4할을 차지하니, 이는 음이 양을 침탈한 것이며, 하지(夏至)에는 낮이 6할을 차지하고 밤이 4할을 차지하니 이는 양이 음을 침탈한 것이다.
그러나 하지의 낮은 오히려 6할에만 그치지 않으니 새벽이나 황혼의 물건을 분별할 수 있는 때까지 합친다면 낮은 거의 10분의 7이나 된다. 한 해로 말하면 정월에 벌레가 나오고 9월에 벌레가 들어가니 물(物)이 생기지 않는 것은 겨울 3개월이며, 1원으로 말하면 인회(寅會)에서 만물이 생기고 술회(戌會)에서 만물이 폐쇄되니, 물이 생기지 않는 것은 해(亥)ㆍ자(子)ㆍ축(丑) 3회뿐이다. 이와 같은 것은 모두 그러하여 물이 생기는 것이 7할, 물이 생기지 않는 것이 3할이니 7은 용수(用數)이며 3은 교수(交數)이다. 그러므로 천지의 교수가 10분의 3이라 한 것이다.
대개 천지는 물(物)을 생(生)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고 조화(造化)는 양을 높이는 것으로 의(義)를 삼는다. 그러므로 양수(陽數)가 많고 음수(陰數)가 적으며, 용수가 7이고 교수가 3이다.” 하였으니 이는 선생의 저서로 선생의 저서를 징험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감히 《황극경세》를 천지간에 사물을 경법(經法)하는 큰 분한(分限)으로 생각한다. 한편은 역상(易象)의 학문이 될 수 있고 한편은 사책(史策)의 학문이 될 수 있으며, 한편은 음운(音韻)의 학문이 될 수 있다. 12벽괘(辟卦)로써 경(經)하고 위(緯)하면 어느 물건이든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그 분한과 절도(節度)가 어찌 삼재(三才)의 정밀한 뜻이 아니겠는가.
귀산 양씨(龜山楊氏 양시(楊時)를 가리킨다)는 말하기를 “《황극경세》는 모두 공자(孔子)가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고금의 치란(治亂)과 성패의 사변(事變)을 논한 것은 부절(符節)을 합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감히 생략해 버릴 수 없는데, 그 문을 얻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하였고 상채 사씨(上蔡謝氏 사양좌(謝良佐)를 가리킨다)는 말하기를 “요부(堯夫)의 역수(曆數)에 대한 학문은 매우 정밀하다. 예로부터 역법(曆法)에 능한 자들도 오래되면 반드시 차이가 생겼는데 오직 요부는 그렇지 않으니, 한두 가지 가까운 일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당장 징험할 수 있다.” 하였으며,
장민(張岷)은 말하기를 “강절 선생이 정밀하게 연구하고 극진히 생각한 지 30년에, 천지(天地)의 소장(消長)을 관찰하고 일월(日月)의 영축(盈縮)을 추측했으며, 음양의 도수(度數)를 상고하였다. 저서에서 언급한 것이 너르고 뜻이 깊으니 아, 아름답고 지극하다. 천하의 훌륭한 일이 이 이상 없다.” 하였고 학산 위씨(鶴山魏氏 위요옹(魏了翁)을 가리킨다)는 말하기를 “소자의 평생 저서 중에 심술(心術)의 정미(精微)한 것은《황극경세》로서, 조금도 막히거나 의심스러운 곳이 없다. 아, 소위 풍류스러운 호걸이라는 것이다. 진한(秦漢) 이후의 학자들은 이런 기상이 없다는 것을, 독자들은 절로 알게 될 것이다.” 하였다.
이상 여러 현인들이 논한 것은 진실로 본지를 얻은 것이다. 후대의 비뚤어진 학자들은 혹 비웃고 헐뜯는 자들이 있는데, 이는 잠자리가 기둥을 흔드는 것과 같을 뿐이며, 자구(字句)의 사이에 이르러서는 선생이 표절하고 인습하여 사용한 것처럼 인식하는 자들이 있으니 더더욱 가소롭다.
명나라 양신(楊愼)의《단연총록(丹鉛總錄)》에 이르기를 “유흠(劉歆)이 ‘삼황(三皇)은 봄을 형상하였고 오제(五帝)는 여름을 형상하였으며, 삼왕(三王)은 가을을 형상하였고 오패(五伯)는 겨울을 형상하였다.’ 하였는데 소자의《황극경세》에 이것을 전부 사용하였으며,《효경위(孝經緯)》에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춘추(春秋)》는 상성(商星)에 속하고《효경(孝經)》은 삼성(參星)에 속한다.’ 하였는데,《황극경세》의《주역(周易)》ㆍ《서경(書經)》ㆍ《시경(詩經)》ㆍ《춘추(春秋)》를 말한 것은 또한 이것을 조술(祖述)한 것이다.” 하였다. 또 말하기를 “왕망(王莽)의 조서(詔書)에 ‘삼황 …… ’ 하였다.” 하였으며, 또 “유흠이 이런 말을 하였다.” 하였으니, 어쩌면 유흠이 말한 것을 왕망이 자기의 말로 만들어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그 뜻은 선생의 《황극경세》에서 논한 것을, 유흠과 왕망의 말을 표절한 것이라 하여 흠으로 여겼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책이 옛날부터 한번도 번각(翻刻)된 적이 없어, 장서가(藏書家)들도 또한 보기 드무니, 이는 대개 당장 사용에 절실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근본 뜻을 안다면 권고하지 않아도 집집마다 이 책을 소유하고 장서할 것인데 세상에 아는 자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삼가 보고 들은 것을 취하여 한 변증설을 만들어 평소의 경앙(景仰)하는 마음을 표하려 한다.
[주D-001]복희 선천(伏羲先天) : 상고 시대 복희씨가 만들었다는 선천팔괘(先天八卦)를 말하는데 후대 문왕(文王)이 만들었다는 후천팔괘(後天八卦)를 상대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D-002]십철(十哲)에 올렸다 : 십철은 열 명의 훌륭한 사람이란 뜻으로 원래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 공자(孔子)가 지적한 훌륭한 제자 열 사람 즉, 덕행(德行)엔 안연(顔淵)ㆍ민자건(閔子騫)ㆍ염백우(冉伯牛)ㆍ중궁(仲弓), 언어(言語)엔 재아(宰我)ㆍ자공(子貢), 정사(政事)엔 염유(冉有)ㆍ계로(季路), 문학(文學)엔 자유(子游)ㆍ자하(子夏)였는데, 뒤에 이들을 문묘에 배향하면서 안연을 오성(五聖)으로 올리고 대신 자장(子張)을 넣었으며 여기에 다시 송조(宋朝)의 육현(六賢)인 주돈이(周敦頤)ㆍ정호(程顥)ㆍ정이(程頤)ㆍ소옹(邵雍)ㆍ장재(張載)ㆍ주희(朱熹)를 십철의 열(列)에 올렸으므로 한 말이다.
[주D-003]손으로는 …… 밟았네 : 양(陽) 1획이 시생(始生)한 지뢰 복괘(地雷復卦) 와 음(陰) 1획이 시생한 천풍 구괘(天風姤卦) 를 가리킨 것으로 음양의 이치를 터득함을 말한다. 이는 원래 소강절(邵康節)의 시에 “월궁을 더듬어야 비로소 물리(物理)를 알 수 있고 천근을 밟아보지 못하면 어찌 인리(人理)를 알겠는가. 건(乾)이 손(巽)을 만났을 때에 월굴을 볼 수 있고 지(地)가 뇌(雷)를 만난 곳에 천근을 볼 수 있다.” 하였으므로 여기에서 따온 것이다.
[주D-004]임둔(壬遁) : 점술(占術)의 하나인 육임(六壬)과 은신술(隱身術)의 둔갑별(遁甲法)을 말한다.
[주D-005]선천방원도(先天方圓圖) : 천원 지방(天圓地方)의 고대 사상에 근거를 두어 64괘를 원형으로 배열하여 천체를 형상하고 다시 그 안에 64괘를 방형(方形)으로 배열한 그림을 말한다.
[주D-006]삼황(三皇) …… 오패(五伯) : 삼황은 복희(伏羲)ㆍ신농(神農)ㆍ황제(皇帝), 오제(五帝)는 소호(少昊)ㆍ전욱(顓頊)ㆍ제곡(帝嚳)ㆍ제요(帝堯)ㆍ제순(帝舜), 삼왕(三王)은 하(夏)의 우(禹), 은(殷)의 성탕(成湯), 주(周)의 문왕(文王)ㆍ무왕(武王), 오패는 제 환공(齊桓公)ㆍ진 문공(晉文公)ㆍ송 양공(宋襄公)ㆍ진 목공(秦穆公)ㆍ초 장왕(楚莊王).
[주D-007]생왕(生旺)과 휴수(休囚) : 오행가(五行家)의 말로 때를 얻은 것을 생왕이라 하고 때를 잃은 것을 휴수라 한다.
[주D-008]가일배법(加一倍法) :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역(易)에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는다.” 하였는데, 양의란 음양을 가리킨 것이며 사상이란 태양(太陽)ㆍ소음(少陰)ㆍ소양(少陽)ㆍ태음(太陰)을 말한 것으로 소강절은 이것을 근본하여 “하나가 나뉘어 둘이 되고 둘이 나뉘어 넷이 되며, 넷이 나뉘어 8이 되고 8이 나뉘어 16이 되며, 16이 나뉘어 32가 되고 32가 나뉘어 64괘가 되었다.” 하였으며, 명도(明道) 정호(程顥)는 이것을 가일배법이라 하였다. 《周易大全 總論》
[주D-009]십이벽괘(十二辟卦) : 원래 음력 12개월에 12개의 괘를 붙인 것인데, 벽(辟)은 곧 임금이란 뜻으로 자월(子月)인 11월은 양(陽) 1획인 복괘(復卦), 축월(丑月)인 12월은 양 2획인 임괘(臨卦), 인월(寅月)인 정월은 양 3획인 태괘(泰卦), 묘월(卯月)인 2월은 양 4획인 대장괘(大壯卦), 진월(辰月)인 3월은 양 5획인 쾌괘(夬卦), 사월(巳月)인 4월은 양 6획인 건괘(乾卦), 오월(午月)인 5월은 음(陰) 1획인 구괘(姤卦), 미월(未月)인 6월은 음 2획인 둔괘(遯卦), 신월(申月)인 7월은 음 3획인 비괘(否卦), 유월(酉月)인 8월은 음 4획인 관괘(觀卦), 술월(戌月)인 9월은 음 5획인 박괘(剝卦), 해월(亥月)인 10월은 음 6획인 곤괘(坤卦)이므로 이것을 다시 12회에 적용하여 계산한 것을 말한다.
[주D-010]기(期)를 …… 되니 : 기는 1년 3백 60일을 말하는데 이것을 다시 3백 60으로 곱하면 1원수인 12만 9천 6백 년이 되므로 한 말이다.
[주D-011]각수(刻數) : 여기에서 말한 각이란 현재의 15분이 아니라 1주야를 1백 각으로 나누어 된 숫자이다.
[주D-012]사정괘(四正卦) : 한(漢) 나라 맹희(孟喜)의 괘기도(卦氣圖)에 나온 것으로 감(坎)ㆍ이(离)ㆍ진(震)ㆍ태(兌)를 말하는데 이것은 방위상 동서남북의 정방향에 해당하므로 사정이라 한것이다.
[주D-013]삼재(三才) : 천(天)ㆍ지(地)ㆍ인(人)을 말한 것으로 팔괘의 3획괘에 위 1효(爻)는 천, 가운데 1효는 지, 아래 1효는 인에 해당한다. 《주역(周易)》 설괘전(說卦傳)에 “하늘의 도는 음과 양이고 땅의 도는 유(柔)와 강(剛)이며 사람의 도는 인(仁)과 의(義)이니, 삼재를 합하여 둘로 곱한다. 그러므로 역(易)은 6획으로 괘가 이뤄진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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