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千字文) 73 _ 假途滅虢 踐土會盟
가도멸괵 천토회맹
假途滅虢 踐土會盟
<假 거짓(빌릴) 가 / 途 길 도 / 滅 멸할 멸 / 虢 나라 (범발톱자국) 괵
踐 밟을 천 / 土 흙 토 / 會 모일 회 / 盟 맹세 맹>
진나라가 우나라에게 길(途)을 빌려(假) 괵나라(虢)를 멸하고(滅)
천토(踐土)에 모여(會) 맹약했다(盟).
▶ 한자공부
假 : 사람 인亻과 빌릴 가叚(서로 주고받는 모습)가 결합. 서로 주고받는 데서 '빌리다.임시.거짓'.
途 : 쉬엄쉬엄갈 착辶(발 지止의 변형)과 나 여余. 내가 보행하는 '길'.
滅 : 물 수氵와 없앨 혈烕(창과 불로 적을 섬멸하다, 혈→멸). 불길을 물로 끈다는 데서 '꺼지다'.
虢 : 취할 율寽과 범 호虎. '범 발톱자국'.
踐 : 발 족足과 해칠 잔戔. 창을 들고 상대를 정벌하여 짓밟는 '밟다'.
土 : 땅 위로 쌓인 '흙'덩이 모습.
會 : 찬합의 뚜껑과 받침 사이에 음식이 있는 모습에서 ‘모이다’. 합할 합合(뚜껑이 있는 찬합 모습)과 유사.
盟 : 밝을 명明과 그릇 명皿. 술을 그릇에 담아 마시며 해와 달 아래에서 '맹세하다'.
▶ 해설
춘추시대 진(晉)나라 근경에 우(虞)와 괵(虢)이란 작은 두 나라가 있었는데, 그들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였다.
진헌공(晉獻公)은 괵을 치기위해 모책(謀策)을 사용했는데, 구슬과 명마를 우나라 임금에게 보내어 길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우에는 궁지기(宮之奇)라는 책사(策士)가 있어 길을 빌려 주지 말라고 간했으나, 우왕은 뇌물에 눈이 어두워 길을 빌려 주고 말았다. 궁지기는 앞일을 불 보듯 파악하고는 나라를 떠나 버렸다. 이에 진(晉)나라는 괵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우까지 멸해버렸다. 순망치한 고사의 배경이다.
괵나라 현재 위치는 섬서성 보계시 (陝西省 寶鷄市)이다.
천토(踐土)는 지명(地名)으로 황하(黃河)의 남쪽에 있는데, 춘추시대에 그곳은 정(鄭)나라 땅이었다. 그곳에서 제후들이 회맹(會盟)하여 맹약(盟約) 맺었다.
진문공(晉文公)은 가도멸괵 고사의 진헌공(晉獻公)의 아들로 춘추시대 패자(覇者)의 한명이다.
나이가 62세에 보위에 올라, 어진 인물을 천거하게 하고, 세금을 줄이고, 가난을 구제하는 등 내정에 힘써 군사와 경제력을 크게 신장시켰다. 주변 여러 나라들의 분쟁을 해결하고, 하양(河陽) 천토에 제후들을 모이게 하여 주 양왕 (周 襄王)을 불러 조회하고 주나라에 충성을 맹세하게 하였다. 이것은 진나라가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한 것이다. 그리하여 진문공은 제나라 환공에 이어 회맹의 2대 맹주(盟主)가 되었다. 앞 72절 진초경패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