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종주산행기
눌차 - 국수봉 - 동선새비지 - 강금봉 - 응봉산 - 매봉 - 연대봉 - 대항.천성
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가덕도 종주산행이다.
동선새비지 - 강금봉 - 응봉산 - 매봉 - 연대봉 - 국군충혼탑 - 성북버스정류장
의 코스를 걸었다.
연대봉 - 대항.천성 코스보다 국군충혼탑 - 성북버스정류장이 거리가 더 멀다.
따라서 비록 국수봉이 빠졌기는 하나 사실상 가덕도 종주산행을 한 것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덕도 연대봉만을 오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연대봉 코스가 참 쉬운 코스라고 한다.
연대봉만을 올랐다면 참으로 쉽고 재미 없는 산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선새비지에서 강금봉을 거쳐 응봉산과 매봉을 지나 연대봉에 올랐다면
그건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며, 재미 없는 코스도 아니다.
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왠만한 코스와 느낄 수 있는 왠만한 기분을
다 겪을 수 있는 코스였다.
어리버리산악회에서 하는 산행은 늘 즐거웠지만
이번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 편히 즐거웠던 것 같다.
동선새비지에서 강금봉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 경사진 오르막이어서 쉽지가 않았다.
그 이후도 산봉우리를 4개나 넘다 보니 오르락 내리락을 해야 해서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내 바다와 바다 같은 하늘을 끼고 산행을 했기에
그 힘겨움이 반으로 줄었다.
응봉산에서 바라 본 낙동강 삼각주와 멀리 다대포와 몰운대는 장관이었다.
매봉에서 바라 본 부산 신항만과 거제도, 그리고 거제도로 이어지는 거가대교는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함께 한 다른 사람들도 친절해서 좋았다.
대구 수성구에 산다는 아지메도, 돌담님이 동향이라 반갑다했던 영천아지메도,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준 연인과 함께 온 젊은이도
모두 처음 보는 인연에 정겹게 대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이 날의 압권은 날씨였다.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전날부터 걱정 + 걱정으로 시작한 산행이
종주산행을 하면서도 내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끝내 비를 뿌리지 않다가 울산 도착해서 헤어질 무렵에야 비가 쏟아졌다.
덕분에 우리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행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가덕도는 수많은 전란의 흔적들로 가득 찬 곳이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로 쳐들어오는 일본군을 제일 먼저 발견한 곳이 가덕도였으며,
이순신 장군이 삼도 수군을 거느리고 머무르며 적을 무찔렀던 곳도 가덕도이며,
일제 강점기 내내 일본 해군의 군사적 요충지로 있었던 곳이 가덕도이다.
거슬러 올라 임진왜란 이전 삼포왜란 때부터 역사에 등장하는 곳이 가덕도인데,
그 흔적이 성터로 남아 있다.
3.1운동 때, 6.25 사변 때 민족의 기개를 보이고 아픔을 함께 한 곳도 가덕도이다.
걷는 내내 팔월 마지막 가덕도 문화답사가 기대되었다.
9시 30분에 시작한 산행이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물이란 물을 다 마셔버린 우리들은 제일 먼저 물을 찾았다.
귀향님은 우리가 물을 많이 마시게 된 데에는 돼지껍데기 탓이라고 했다.
명경지수님이 집에서 정성스럽게 만들어 온 돼지껍데기 맛에
너도 나도 다투어(?) 먹은 결과란 것이다.
하긴 돼지껍데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해천도 예닐곱 점을 먹었으니.....
무학님이 가져온 막걸리와 돌담님이 가져온 소주가 분위기를 돋운 건 당연한 이치였다.
린청님이 가져온 족발과 길상화님이 가져온 파프리카와 양파,
돌담님의 장아찌류도 한몫했고......
뒷풀이는 태화동에서 대구뽈집으로 했다.
다들 너무 맛 있게 먹어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을 정도였다.
2차로 설빙에서 팥빙수를 먹었다.
지수님과 린청님이 제일 좋아했다.
귀향님은 카드를 통채로 맡기는 통 큰 모습을 보이셨고......^^
헤어지면서 산행이 오늘 같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편안함과 즐거움, 힘겨움과 스릴, 그리고 반할 만한 전망.....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벌싸부터 다음 주에 있을 감포 깍지길이 기대된다.
첫댓글 콜라겐 맛만 좋았는데...
어제의 산행은 꽉꽉 알이 찬 하루였습니다
내내 비 소식이 있었지만 저는 믿었습니다
평소에 우천불구 한 사람이 참석해도 진행한다는
해천님의 뚜렷한 주관이 있기에 의심치 않았습니다
반가운 만남! 해천님의 후기글 대로 종일 비는 커녕
멋진 산행만~~~~지금처럼 비가 왔으면 아휴 절대
오를 수 없는 산! 어쩜 똘똘 뭉친 단체행복을 맛 본 날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뒷풀이까지
든든한 리더 해천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글 잘 읽었 습니다
바다와 계속 함께 할수 있어서 더욱 멋진 산행이었어요
그리고 멋진 신록이 있고 함께 할수 있는 님들이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