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위스키와 안양원 포도주를 아시나요?
'60~'70년대 학창시절, 부산의 극장가에 영화보러 가면 영화 상영 하기전에 선전 스라이드 영상이
나오는데 가장 많이 나와서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이 "도라지 위스키"와 "안양원 포도주" 선전 이다.
특히 2본 동시상영관을 전전하던 중등시절 서면의 이성,태평씨네마,부일씨네마 등에서 많이 본 것 같다.
이 늦은 가을에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하고 부산출신이자 우리보다 조금 연배이신 최백호씨의 "낭만에
대하여" 가 흘러 나오면.. '70년대 그 시절 다방에서 술도 잘 먹지 못 하면서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홍차를 섞은 위티 한잔 시켜 마시면서 다방 아가씨에게 수작 걸던 그 시절이 아련하게 생각이 나는 구나..
일본의 주류회사 가운데 산토리(SUNTORY)라고 있다.
동양에서는 가장 질 좋은 위스키를 만드는 회사라고
평가받는 곳이고 맥주도 만든다.
이곳에서 나오는 최고급 위스키로 '히비끼'가 있는데
돌아가신 삼성 이병철 회장님이 매우 좋아했던 술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야마자끼'라는 술과 '미도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미도리라는 술은 칵테일의 베이스나 포인트 재료로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칵테일에 가장 많이 쓰이는 술
중 하나라고 하고.녹색빛을 띄는데 술이 참 이뿌고 달다고 한댜.
1960년대에 산토리에서 만드는 '도리스위스키'라는 술이 있었
다고하고 꽤 인기가 있는 술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 술을 구경하기는 몹시 힘들었고, 그나마 미군
부대를 통해 조금씩 밀거래로 유통되던 그런 술이었다고 하며
비싸기도 하고 해서 사 먹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부산시 서구 토성동에 있던 국제양조장이 일본에서
수입한 위스키 향료와 색소, 주정을 배합하여 1956년 5월 일본
도리스 위스키의 이름을 도용한 모조 위스키를 내놓게 되었다.
이 가짜 도리스위스키는 곧바로 저렴한 가격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입 위스키를 대체하는 대중양주로 자리잡지만, 1960년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결국 이름을 바꾸게 된다.
1960년1월15일 부산 국제신보는 '도리스 위스키'라는 이름이
왜색 불법상표 도용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냈고, 이에 국제양조장은
"도리스위스키는 국내 미장 특허및 상표등록을 마친 적법한 상표"
라며 부산일보에 반박 광고를 낸다. 결국 15일간 상표 분쟁이
계속되다가 국제양조장 사장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도리스위스키는 판매를 중단하였다가 동년 2월부터 도라지위스키
라는 새로운 상표로 제작하여 판매하였다.
도라지 위스키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60년대 들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천양주조가 "백양 위스키"를 내놓았고, 왕십리의 쌍마주조
에서는"쌍마 위스키"를,성수동의 신우실업에서는 "오스카 위스키"
를 내놓는 등 60년대 후반에는 모조 위스키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게 된다. 모두 짝퉁위스키지만 알콜도수 만큼은 40도 였다.
'60년대 후반 들어 국제양조장은 경기도 안양에서 재배되던 포도를
원료로 "안양원 포도주"를 생산하던 태진물산 주식회사와 합병하여
공장을 부산에서 서울 월곡동으로 옮기고, 1973년에는 회사명을
도라지양조 주식회사로 바꾸며 사세를 확대해 나갔다.
70년대는 위스키에 티를 섞은 위티로 다방에서도 판매됐다고 한다.
도라지위스키에는 도라지 성분은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았으며
단 한 방울의 위스키 원액도 포함되지 않았고 주정에 위스키향과
색소를 첨가해서, 그럴 듯하게 위스키처럼 만들었을 뿐이었다.
비슷한 제조방식의 술로는, 오래 전 캡틴큐,나폴레온 등의
저렴한 기타재제주와,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희석식 소주를 들 수
있으며 알콜에 물 타고 감미료 넣어서 만든 술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들어서 스코틀랜드에서 수입한 위스키 원액을 첨가하여
만든 인삼위스키, 조지드레이크(백화양조), JR(진로) 등의 "진짜"
위스키들이 출시되면서 도라지 위스키는 내리막길을 걷게 되고,
'76년 보해양조에 주류제조면허를 매각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후일담으로, 이 "진짜" 위스키들도 위스키 원액 100%는 아니었다.
시대에 따라 20% 미만, 25%, 30% 등 원액의 함량을 높여가다가
'8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원액 100%로 만든 위스키가 국내에 출시되어
'80년대 후반 브이아이피,패스포트, 썸씽스페셜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90년대에 들어서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 블루 등의
국내 단란주점용 위스키가 출시되기에 이른다.
당시 시바스리갈, 조니워커, 발렌타인 등 인기 있던 외제 양주도
많이 있었으나 국내 생산 술 위주로 하는 이야기라 생략한다.
요즘에는 양주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비싸기도 하고 술이 독해서 건강을 많이 생각하는
요즘 세태에서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대신 질이 많이 좋아진 소주를 많이 마시고 소주에다 맥주를
썩어 먹는 소맥이 인기가 있다고 하고 맥주도 국내외의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다 보니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고 한다.
예전처럼 술자리가 시작되면 양맥 폭탄주를 3순배 돌리고
나서 술자리를 시작하던 무지막지한 술 문화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할 수 있다.
예전 후진국 시절에 선진국 문화를 마냥 쫏던 시절의 우리
세대들과는 달리 요즘 젊은이 들은 나름대로 주관을 가지고
보다 개방된 지구촌 문화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첫댓글 "용심"이 밤마다 쩔어서 "광부포"동( 광복동·부평동·남포동이란 뜻 )을
헤메게 하던 것들이 여기 다 모였네,
저중에 20대중반에 유행하던 "켚틴큐"는 독약임, 마신 다음날 투통으로 초죽음, , ,
법원 앞 사거리 모퉁이 간판에
태극브란듸와 함께 태극위스키가 나옵니다.
신문광고를 보면 국제양조장에서 만들었네요.
위 광고는 1953년 지상에 실린 것입니다.
같은 장소에 도리스위스키 간판입니다.
도리스위스키는 태극위스키의 후신 같습니다.
중앙동 거리 풍경 중 도라지위스키 광고판이
상공장려관인가 옥상에 걸려 있는 사진을
카페 초창기에 봤던 것 같습니다.
그 사진의 본문 내용을 몇 자라도 알면 찾을텐데
단서가 전혀 없어 전혀 못 찾고 있습니다.
국제양조장에서 도리스위스키 만들기 전에 태극위스키를 이미 만들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홍깨
국제양조장 주소가 토성동3가 6번지였더군요.
(지도의 별표 위치)
댓글사진 속 법원사거리 상점(빨간 원)이
해당 위스키를 취급했을 만도 합니다.
양조장에서도 가까운 위치에다가
도청과 법원이 인접해 있던 곳이어서
경남 온갖 지역에서 왕래가 있었을 테지요.
일제강점기에도 그 모퉁이 상점 자리는
'사쿠라정종'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국제양조장 역시 일제강점기 때부터
술을 만들어 온 곳일 가능성이 크겠습니다.
(물론 광복 후에 이름이 바뀌었겠지요.)
법원 앞 주류점은 니시지마[西島]상점인 것을
화질이 더 좋은 사진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또한 국제양조장의 역사가 더 나왔네요.
야마시로야[山城屋] 양주제조소가
일제강점기에는 해당 주소지에 위치해 있어서
'빅토리아 위스키'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역시 정통 위스키는 아니었습니다.
국제양조장에서 인삼주도 만들었네요.
또 위스키와 포도주를 세트로도 팔았습니다.
부산의 국제양조장의 양조 역사를 더 알아 가네요.. 고마워요..
카페에 이런 장면도 있었습니다.
학생들 경기에 어울리지는 않는 광고입니다.
앞서 상공장려관을 언급했는데요.
원래 찾던 사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도라지위스키 광고판이 나온 게 있네요.
원래 찾던 사진 나왔습니다.
@ㅅㅁㅅㅁ72 귀한 사진 또 찾아 올리셨네요..
그 당시 도라지위스키 선전을 많이 했단 표시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