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 숱한 SUV 애호가들을 애태웠던 시트로엥이 마침내 C4 칵투스를 국내에 론칭시켰다. 모터쇼에나 등장할 법한 화려한 외모에 '2천만원대 수입 SUV'라는 화끈한 타이틀까지 내세웠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글_ 고석연 기자, 사진_ 민성필(팀로드)
2014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C4 칵투스 컨셉트'는 사실, 양산에 무게를 둔 모델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측면을 보호하는 '에어범프'로 모터쇼 당시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를 홀렸고, 이는 컨셉트카를 현실화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렵사리 도로를 누비게 된 C4 칵투스. 과연 국내 시장에서도 이런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
파격적인 그대로 세상과 만나다
C4 칵투스는 동글동글한 외모로 순박한 인상을 풍기지만 자세히 보면 잔뜩 찌푸린 험상궂은 얼굴이다. 날카롭게 찢어진 눈매를 헤드램프로 착각하기 쉽지만 LED 타입의 주간 주행등이며, 헤드램프와 포그램프가 하단에 차례로 위치한다. 차체의 크기는 길이 4,016mm, 너비 1,730mm, 높이 1,530mm로 티볼리보다 35mm 짧고, 65mm 좁으며, 60mm 낮다.
C4 칵투스의 가장 큰 특징은 TPU(Thermoplastic Poly Urethane) 소재로 만든 에어범프(Airbump)다. 엠보싱로 도심에서 흔히 일어나는 다양한 충격을 흡수해 외판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좁은 주차 공간에서 일어나는 '문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 참고로 국내 주차장 폭에 대한 기준은 1990년 2.3m로 정해진 이후로 아직 변화가 없는 상태다. 차는 점점 커지고 주차장 폭은 그대로니 차주의 스트레스는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 셈이다.
탁트인 개방감, 뒷좌석의 창문은 최선이었을까?
화려한 겉모습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 C4 칵투스의 실내는 기대와 달리 간결하다. 계기판은 주변 밝기에 영향 없이 또렷하지만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 한정적이다. 중앙에 위치한 정보창에서 공조장치를 비롯한 인포테인먼트의 다양한 기능을 터치로 제어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심플함이 돋보이지만 자주 사용하는 공조제어 기능을 밖으로 꺼냈다면 지금보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C4 칵투스의 시트는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독특한 디자인은 패브릭 소재를 버무려 이국적인 카페의 모던한 의자를 연상케 한다. 시트로엥은 이를 '소파시트'라 부른다. 직물 시트는 오염에 취약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선택사양으로 가죽시트가 추가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행용 트렁크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스트랩 모양의 도어 핸들은 창의성이 돋보이지만, 탑승자의 손이 반복적으로 닿는 부분을 가죽으로만 제작해 쉽게 때가 타고 내구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채택한 C4 칵투스는 큼직한 전면 유리가 더해져 탁월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채광이 뛰어나 언제나 밝은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한다. 4단계의 자외선 차단막을 입힌 글래스 루프지만 직사광선을 막기에는 부족해 탈·부착 방식의 가림막이 있다. 전동식은 고사하고 손으로 떼었다 붙이는 형태의 가림막은 '8'자로 접어 시트백 포켓에 보관하던 오래전 창문 가리개와 흡사했다.
뒤 창문은 상하로 개폐되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디자인을 우선한 형태로 설명하고 있지만 납득이 어렵다. 밀폐된 형태는 아니지만, 좌우 한 축을 기준으로 반대 부분이 바깥으로 빼꼼히 젖혀지므로 환기 수준에서 만족해야 한다.
효율성에 집중한 파워트레인, 이질적인 승차감은 선택의 걸림돌
C4 칵투스는 PSA 그룹의 1.6L BlueHDi 엔진과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ETG6)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 아무리 작은 몸집의 SUV라 해도 1.6L의 배기량으로 충분할까? 시동을 걸어 도로를 미끄러지기 전까지는 의구심이 계속됐다. 더군다나 100마력에 못 미치는 최고출력(99마력)은 경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이제 남은 것은 실용구간에서 폭넓게 발휘하는 25.9kg·m의 최대토크.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가속페달에 힘을 실었다.
C4 칵투스 시승에 앞서 과거 푸조의 MCP 변속기를 다수 경험했기에 가속페달과 패들 시프트의 조작으로 차체가 울컥거리는 상황을 모면했다. 오히려 딜레이 없이 착착 감기는 직결감이 우수해 가속감이 경쾌하다. 하지만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는 이질감을 감내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PSA의 신차들이 일반 자동변속기로 출시되고 있지만 이번 C4 칵투스는 해당되지 않는다.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저속 구간의 가속력은 흠잡을 곳이 없다. 다만, 출력의 여유가 없어 초반 움직임을 중시한 세팅이다. 속도를 높이려면 높은 단수의 기어로 신속한 변속이 필요하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댐퍼를 비롯한 서스펜션의 조율이 우수해 급격한 선회 구간을 만나도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이 부분은 시트로엥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130km/h를 넘는 고속구간에는 가속력이 더디므로 차분한 운전이 필요하다.
PSA는 그간 국내에 출시한 다양한 차종들로 디젤의 정숙성과 연료 효율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도심 주행에도 L당 15km 정도는 쉽게 달릴 수 있으며, 고속에서는 20km/L를 훌쩍 넘길 수 있다. C4 칵투스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17.5km/L(도심 16.1km/L, 고속 19.5km/L)이다.
Editor’s point
독특한 외모를 바탕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C4 칵투스는 캐릭터가 분명한 모델이다. 또한,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는 최종 선택에 있어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과감히 포기하길 권장한다. 하지만 국산 준중형 차의 가격으로 수입 SUV 오너가 될 수 있다는 유혹은 뿌리치기 쉽지 않다. 당신이 만약 톡톡 튀는 개성과 앞서가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 리더라면 더는 망설일 필요없다. 지금 당장 시동을 걸고 도로 위로 나서보자. 그리고 남은 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일 뿐이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http://www.encarmagazine.com/encar-report/encar-report1/view/59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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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