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재난 영화는 참 많이 봤어요.
영화들은 주로 재난이 일어나기 전부터 시작하여 재난이 일어나는 당시의 비참한 상황을 나타내어 관객들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었지요.
그렇다면,
펑샤오강 감독의 '대지진'은 어떨까? 재난영화가 아니라는데...재난 후의 삶을 다룬 영화라는데...
이렇게 하여 중국의 당산대지진을 다룬 영화 '대지진'을 보게 되었지요..
영어 제목은 [After Shock], 원제는 [唐山大地震]....
영화가 시작되면서
스크린을 가득 메운 잠자리의 비행.....
불길한 예감을 하며, 내내 긴장하며 본 영화였지요.
1976년 7월 28일 새벽 3시 42분.
중국 당산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24만명이 사망하고 43만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지요.
영화의 발단은 지진이지만 지진보다는 지진 이후의 충격과 상처, 그 상처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지요.
중국 당산의 한 아파트에서 단란하게 살고 있는 팡떵과 팡다 가족.
7살 쌍동이 남매인 팡떵과 팡다.
무더운 여름날. 천지를 뒤흔드는 진도 7.8의 대지진은 겨우 23초에 불과했지만
무려 수십만명의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됩니다.
아비규환 속에서 팡떵의 아버지는 아내를 밀쳐내고 자신이 깔려 죽고
어머니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무너진 건물 잔해로 달려가는데.....
그런데 그 잔혹한 비극 속에서 또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둘 중에 하나를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지요.
어머니는 아들을 선택하고 무너진 건물 밑에서 딸은 눈물 한 줄기를 쭈르르 흘립니다.
구조된 아들은 팔 한쪽이 잘려졌고, 죽은 줄 알았던 딸은 시체더미 속에서 깨어납니다.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딸은 가족을 찾지 않고
그곳에서 구조활동을 하던 해방군 부부에게로 입양이 되어 갑니다.
각각 다른 길로 전개되던 팡떵과 팡다의 이야기가 만나는 부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사천성 문천의 지진 현장에서입니다.
진도 8의 대지진이 일어나고
미혼모로 딸과 함께 살다가 캐나다인을 만나 결혼해서 캐나다에서 살던 팡떵은
지진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달려와 구조대원으로 합류하지요.
팔 하나를 잃었지만 공부보다는 사업 쪽에 수완을 발휘해 부자가 된 팡다
의대에 진학했지만 미혼모가 되었지만 자기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팡떵...
32년 동안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어머니를 용서하지 못하고 살았던 딸
32년 동안 선택하지 않은 자식에 대한 죄의식으로 살았던 어머니...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요?
착잡한 생각으로 본 영화....
한편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진의 위험을 덜 느끼고 사는 우리 나라
이 땅에서 산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아~~보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네요~~보고나면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아플 것 같네요~~
예...그렇긴한데...그래도 이 영화 중국 공산주의 이념 하에 재건에의 희망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다른 영화보다는 후유증이 좀 덜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