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황사라
마음이 기울어졌을 때, 그 끝을 알 수 없어, 슬픔에 잠길 때가 있죠 놀이에 끼어주지 않아 귀퉁이에 앉아 있는 저 아이처럼 아니, 처마 밑에서 울고 있던 어린 나처럼, 서랍 속에 깊이 감춰 둔 공깃돌을 꺼내요 다섯 개의 각기 다른 색깔의 공들, 높이 던져 올릴수록 짜릿해요 그럴수록 바닥으로 쿵하고 떨어지며 비명을 지를지 몰라요 무지개가 다섯 개의 색이라는 건 저쪽 먼 나라에서나 하는 말, 무지개는 진짜 다리가 아니라서 푹푹 빠지고 말테지요 불균형을 좋아해요 한쪽은 짧고 한 쪽은 긴 다리로 걷고 또 걸으면서 자주 넘어지고 또 쓰러질 거예요 균형에 맞게 누워있는 것은 싫어요 나란히 나란히는 더욱 싫어해요 밥상 위에 나란하게 놓여있는 젓가락 같은 노래를 내 앞에서 부르지 마세요 탕탕 엉덩이를 튕겨 오를 때마다 하늘로 날아올라가요 기울어져야 가능한 일이죠 고여 있는 물은 미동도 하지 않아요 평평하니까, 누군가는 얼굴을 비출 수 있다고 하는데, 흘러내리는 물 위에 비친, 형체를 알 수 없는 얼굴, 그 얼굴이 진짜 얼굴일지 몰라요
<<안양작가4호>> p,108
황사라 2023년도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 sarah5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