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탈해와 아기
유리왕이 축고 석탈해(昔脫解)가 임금이 되어 또 이사금이라 칭하다. 탈해는 근본 다파라국의 출생이다. 그 나라가 왜국동북 일천리에 있으니 그 국왕이 여국왕의 딸을 취하여 아내를 삼아 임신한지 7년 만에 큰 알을 낳으니 왕이 가로되 사람이 알을 낳으니 상서롭지 못하다 하여 내다 버리라 하매 그 아내가 차마 못하여 비단으로 알을 싸고 보물과 합하여 괘 속에 넣고 바다에 띄어 가는대로 맡겨 두었다. 처음 금관(金管)국 바닷가에 이르니 금관 사람들이 고이 여겨 취하지 않고 다시 진한 아진포(阿珍浦) 이르니 때는 혁거세 즉위한지 39년이라. 바닷가에 노구가 있어 노끈으로 이끌어 바닷가에 매고 괘를 열어보니 한 아이가 있는지라 거두어 길렀더니 잘 자람에 신장이 구척이요 풍신이 빼어나고 지식이 뛰어난지라. 혹이 가로되 이 아이의 성명이 무엇이뇨. 괘가 올 때에 까치(鵲)가 울고 따랐으니 작자(鵲字)를 따라 석(昔)으로 성을 정하고 괘에서 나왔다 하여 탈해(脫解)라 이름 하다. 처음 생선 잡이로 생업을 하다가 뒤에 학문을 닦아 지리를 잘 아는지라 남해왕 5년에 그 어짐을 듣고 사위를 삼고 7년에 대보가 되고 34년에 왕이 되다.
탈해왕 9년에 하루날 밤에 왕이 들으니 시림(始林) 수풀 속에 닭 우는 소리가 들리거늘 호공안로 하여금 가보니 금색소독(金色小櫝)이 있어 나무 가지에 달려 있고 그 아래 흰 닭이 울거늘 왕이 사람을 시켜 독을 열어보니 아이가 있어 얼굴이 기이하거늘 왕이 기뻐하여 좌우에게 일러 가로되 하늘이 나에게 아들로 주시니 어찌 기쁘기 않으리오. 이제 거두어 기르니 및 자람에 총명과 지략이 많은지라. 이에 이름을 아기(알지 閼智)라 하고 금독에서 나왔다 하여 김이라 정하다. 시림을 고쳐 계림이라 하고 인하여 나라 이름으로 정하니 이는 조선 김씨의 시조이다. 석씨 김씨 탄생설도 이상하여 믿기 어렵다. 이 위에 말함 같이 그때 사람들이 미개하여 그런 미신을 좋아하는 고로 그때 위인들이 그 민심을 이용하여 나라를 세웠다. 또 그렇게 출생한 사람이 아니면 믿지 않는 고로 민심을 거두어 이용하였다. 이제 6부의 이름을 고치고 각각 성을 주다.
1. 양산부를 양(梁)부라 하여 성(姓)을 이(李)라하며
2. 고허부는 사양(沙梁)부라 하여 성(姓)을 최(崔)라하며
3. 대수부는 점(漸)양(梁)부라 하여 성(姓)은 손(孫)이라 하며
4. 진지부는 본파(本波)부라 하여 성(姓)은 정(鄭)라 하며
5. 가리부는 적저(積秪)부라 하여 성(姓)은 배(裵)라 하며
6. 명환부는 습차(習此)부라 하여 성(成)은 소(蘇)이하다.